뇌 염증 억제하면 치매 진행 속도 늦출 수 있어

뇌 염증 억제하면 치매 진행 속도 늦출 수 있어


우리나라 노인들이 암이나 뇌졸중보다 더 걸리기 싫어하는 질병이 바로 치매다. 노인성 치매 알츠하이머는 뇌의 퇴행성 변화로 인지기능의 장애가 생겨 일상생활에 장애를 불러일으킨다.

우리나라는 치매로 입원한 환자가 총 6만 9,175명(2014년 기준)으로 집계됐다. 이중 알츠하이머 치매로 인한 입원은 65세 이상 다발생 질병 입원 순위에서 3위를 차지할 정도로 높게 나타났다.

그런데 최근 뇌의 염증을 억제하면 치매 진행을 늦출 수 있다는 연구 결과 나와 눈길을 끈다.

영국 사우스햄프턴 대학 의과대학 신경과 전문의 디에고 고메스-니콜라 박사는 뇌에 생긴 염증은 치매에 의한 결과이자 치매의 진행을 촉진한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뇌의 염증을 억제하면 치매 증상이 더 악화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해 뇌과학 전문지 ‘뇌(Brain)’ 최신호에 발표했다.

고메스-니콜라 박사는 사망한 치매환자의 뇌세포 분석과 쥐 실험 결과 뇌의 면역세포인 소교세포(microglia)가 치매와 관련된 뇌의 염증을 유발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또 치매환자의 뇌에는 건강한 사람보다 소교세포가 많으며 치매증세가 심할수록 소교세포가 더욱 활성화된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소교세포의 표면에서 세포활동을 조절하는 단백질인 집락자극인자-1(CSF-1: colony stimulating factor-1) 수용체를 차단하면 과도한 소교세포의 수를 줄일 수 있다고 고메스-니콜라 박사는 설명했다.

치매 모델 쥐를 두 그룹으로 나누어 한 그룹에만 소교세포에 CSF-1 수용체 억제제를 투여한 결과, 소교세포의 수가 줄어들면서 기억력 저하와 행동장애가 더 악화되지 않았다.

또 CSF-1 수용체 억제제가 투여된 쥐들은 뇌신경세포들을 서로 이어주는 신호전달통로인 시냅스(synapse)의 소실이 중단됐다.

그러나 CSF-1 수용체의 억제가 소교세포의 수를 정상 수준 이하로 감소시키지는 못했다. 전체에서 지나치게 많은 부분만 해소된 것이다.

또한, 이 수용체의 억제가 치매환자의 뇌세포에 나타나는 독성 단백질 베타 아밀로이드 플라크(노인반)를 줄이지는 못했다. 이는 CSF-1 수용체 외에도 다른 요인들에 의해 치매가 진행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니콜라-고메스 박사는 CSF-1 수용체를 억제할 수 있는 안전하고 효과적인 약물을 개발하는 것이 다음 단계 연구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글. 전은애 기자 hspmaker@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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