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시오패스, 폭력범의 뇌를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브레인 뉴스 16]


어떻게 사람들은 살인을 정당화하는가? 

이 말만 들어서는 '살인'은 정당화할 수 없는 것이라 생각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요즘 많은 이들이 스마트폰이나 컴퓨터 게임을 통해 '살인'을 하고 있다. 물론 가상공간 속에서의 상황이지만, 게임 속에서 '살인'과 같은 극단적인 폭력을 정당화하는 사람들의 뇌 활동이 공개되었다.

호주 모나쉬대학의 사회신경과학연구소는 게이머들의 뇌를 분석했다. 게이머들은 게임 속에서 무고한 일반 시민을 향해 총을 쏠 때와 적군을 향해 총을 쏠 때 뇌에서 다른 반응을 보였다. 

이번 연구를 진행한 파스칼 모렌버그 박사는 "사람들이 실제 생활에서 어떻게 폭력 행위를 저지르게 되는지에 대한 중요한 통찰력을 제공하는 연구"라고 평가했다. 

모렌버그 박사는 "일상적인 상황에서 사람들은 다른 사람을 해치지는 않는다"면서도 "그러나 전쟁과 같은 분명한 상황에 부닥쳐있을 때 사람들은 누군가를 죽이는 것에 대해 어떤 제약도 받지 않는다"고 전했다.

연구팀은 48명의 참가자들에게 비디오 게임을 하게 했다. 참가자들에게는 총을 든 첫 번째 사람의 관점을 따라가도록 지시했다. 이어 참가자들이 무고한 시민 혹은 적군을 죽인 것으로 상상하게 했다. 그리고 기능성자기공명영상(fMRI)을 통해 참가자들이 게임을 하면서 일어나는 뇌 활동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실험 결과 뇌 측면의 안와전두 피질(orbitofrontal cortex)에서 많은 뇌 활동이 발견되었다. 안와전두피질은 인지와 감정을 조절하는 자기조절중추로, 욕구와 동기 그리고 도덕적 결정 등과 관련한 정보를 처리하기도 한다. 

▲ '초록색'으로 표시된 부분이 바로 안와전두 피질(orbitofrontal cortex)이다. 이 부분은 살인을 정당화할 때 무의식적으로 도덕적인 결정을 내리는 영역이다.

모렌버그 박사는 "아무런 죄가 없는 시민에게 총을 쏠 때 뇌의 이 부분이 아주 많이 활성화되었다"며 "하지만 상대편 군인에게 총을 쏠 때는 이 부분에서 어떤 활동도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대부분의 참가자들이 살인을 정당화하는 것과 부당하게 여기는 것 사이에서 쉽게 의식 전환을 할 수 있다는 놀라운 사실도 발견했다. 모렌버그 박사는 "사람들은 불편한 느낌을 갖지 않고 폭력을 행사하는 것에 대해 꽤 쉽게 뇌 영역이 작동하지 않도록 '스위치를 꺼버린다'는 것을 볼 수 있었다"고 전했다. 

이번 연구는 일부 사람들이 어떻게 폭력에 대해 둔감해지는지에 대한 중요한 단서도 밝혀냈다. 모렌버그 박사는 "어떤 사람들은 아주 오랜 시간 동안 자신들의 감정을 무시해왔기 때문에 뇌에서 폭력을 판단하는 부분에 문제가 생긴 것"이라며 "그들은 평온한 일상에서는 폭력을 느끼는 감정에 대해 반응하고자 노력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했다.

폭력적인 범죄자, 소시오패스와 같은 이들에게 감정이입을 잘할 수 있도록 그들의 뇌를 재교육시키는 방안을 제안하기도 했다. 박사는 "이번 연구의 목표 중 하나는 특정 상황에서 사람들이 더 감정이입을 잘하고 도덕적으로 민감해지도록 트레이닝하는데 있다"며 "극단적인 폭력을 저지른 사람이라도 트레이닝을 통해 도덕적인 사람이 될 수 있다고 본다"고 전했다. 

이번 연구는 <사회적 인지와 정서 신경과학> 잡지 최신호에 실렸다. 

강만금 기자 sierra_leon@liv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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