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과 행복의 열쇠는 자존감에 있다.

* bad to good, good to great

브레인 21호
2012년 03월 07일 (수)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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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자 독식의 사회, 비교 우위에 서지 않으면 도태된다는 위기감 속에서 사회는 갈수록 각박해지고 개인은 개인대로 움츠러든다. 불확실한 시대를 살아가는 개인적 위기감이 커지다 보니 최근 서점가에 심리학 관련 베스트셀러가 심심찮게 눈에 띈다. 불안과 위기감의 근원을 자기 자신에게서 찾으려는 개인적인 욕구가 반영된 결과다.

한 TV 프로그램에서 여성 출연자가 “키 180cm가 안 되는 남자는 루저(패배자)”라는 발언을 했다가 한동안 인터넷에서 루저 파문이 수그러들지 않았다. 이른바 ‘루저녀’의 발언도 발언이지만  한국 남성의 키에 대한 열등감이 이 정도였나 싶어 새삼 놀라웠다.

어디 키뿐인가. 한국 사회에서 어깨 펴고 당당하게 살아가려면 외모는 물론 학벌, 능력, 재산 등 갖춰야 할 게 한두 가지가 아니다. 남보다 학벌이 좋지 않아도 주눅이 들고 외국어를 못해도 패배자가 되는 현실. 외적 요건이 성공의 기준이 되는 사회에서 자기 자신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당당하게 살아가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자신감과 자존감은 다르다.
한 개인이 자신의 존재 가치를 정립하려면 사회 속에서 온전한 자기 자신으로 인정받는 경험이 필요하다. 그런 경험을 충족시키기 위해 개인은 의식적으로든 무의식적으로든 부단히 노력한다. 그리고 이러한 경험은 대부분 자신감을 충족시킨다. 자신감은 경쟁 사회의 산물이다.

누가 더 많이 가졌는가(소유), 어떤 업적을 이뤘는가(성취), 얼마만큼 지위가 높아졌는가(직책), 얼마나 아름다운가(외모), 어떤 사람을 만나는가(인간관계)에 따라 좌우된다. 문제는 이러한 노력이 매번 성공하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

게다가 이런 외부적인 기준은 상대적이어서 얼마든지 변할 수 있고 사라질 수도 있다.
그러니 자존심과 자신감에 근거한 자기 평가는 늘 불안할 수밖에 없고 흔들릴 수밖에 없다.

반면 자존감은 다르다. 자존감은 자신만이 지닌 특별한 가치에 대한 인식이며 자기 존재를 있는 그대로 존중하는 감각이다. 때문에 자존감이 있는 사람은 자신이 현재 처한 상황이나 능력에 상관없이 스스로 만족하고 남들에게 부끄러움 없이 자기 존재를 드러낼 수 있다.

존재 자체에 대한 고유한 가치는 다른 누가 만들어준 것이 아니고 오로지 자기 스스로 세운 것이므로 외부의 승인이 필요 없다. 존재 자체에 대한 인정이므로 외부적인 조건에 따라 흔들릴 일도 없다. 

자아의 가치는 자신의 두 가지 측면에 대한 감정, 즉 자신이 ‘사랑받을 만한 사람이라는 느낌’과 ‘능력 있는 사람이라는 느낌’에서 기인한다. 사람들이 많이 모여 있는 강당이나 연회장 같은 곳에 들어갈 때 자신이 마땅히 가치 있고 존중받을 만한 사람이라는 느낌을 가지고 당당히 들어가는지, 아니면 남들 눈에 띄지 않게 소리 없이 들어가는지 떠올려보라.

후자의 경우라면 자존감이 낮다는 증거다.
어떤 일을 부탁받을 때 자신이 당연히 그것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아니면 당장은 할 수 없더라도 배워가면서 할 수 있다고 확신하는가. 반대로 자신이 떠맡게 될까 두려워 무조건 ‘싫어’, ‘난 그런 거 못해’ 같은 말을 연발하며 자기 자신에게 모욕을 주는가. 후자의 경우는 자존감 방어 행동을 한다는 증거다.

자신을 바라보는 시각이 어떤지를 아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자신을 바라보는 시각이 삶의 다양한 측면을 바라보는 시각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자존감은 자신을 어떻게 바라보느냐 하는 문제로 인간관계와 결혼, 직업 등 삶의 중요한 선택에 영향을 미친다.

그러나 사회적인 여건이나 환경에 의해서든 성장 과정에 의해서든 자기 자신을 있는 그대로 온전히 드러낼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 대부분은 사회에 적응해가는 과정에서 외적인 성공 기준이나 남들의 기대치에 따라 자아 가치에 심각한 타격을 받기도 하고 이로 인한 불면증이나 대인기피 등 다양한 정신 질환에 시달리기도 한다. 현대심리학은 우울증이나 정신 질환의 요인이 낮은 자존감에서 기인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한다.


♠ 인간의 능력을 결정하는 것은 유전자가 아니라 자존감
자아에 대한 인식은 인격의 핵심이며 인간으로서 지닌 무한한 능력을 얼마나 활용할 수 있는지를 결정하는 바로미터이기도 한다.

미국 미네소타 대학 마케팅학과 데보라 뢰더 존 교수는 ‘연령에 따른 어린이와 청소년의 물질주의 성향’이라는 연구 논문을 통해 자존감이 낮을수록 물질에 대한 소유욕이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8세에서 18세 사이의 어린이와 청소년 1백50명을 대상으로 자존감, 물질주의 성향 등 네 가지 특징을 집중 분석한 결과 자존감과 물질주의 성향이 정확하게 반비례한 것.

데보라 교수는 “이 연구 결과는 아이들이 자라면서 자존감 하락에 의한 정신적 상실감을 물질로 채우려는 심리 현상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물질에 과도하게 집착하는 아이들의 경우 야단을 치거나 달래기보다는 자존감을 높여주는 것이 근본적인 처방이 될 수 있다는 얘기.

데보라 교수는 “10대들의 경우 아주 사소한 관심만으로도 자존감을 높이는 데 큰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가족들의 작은 관심과 친구들의 칭찬 한마디에도 자존감은 놀랄 만큼 눈에 띄게 증가한다는 것.

자존감이 높은 아이들이 학업 성취도 역시 좋다는 의견도 있다. 《내 아이를 위한 공부의 기술》의 저자 이명경 소장은 매슬로의 욕구 위계 이론으로 학습 동기를 설명하면서 “아이들의 학습 동기를 높이려면 자존감부터 심어주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즉 공부를 하고 싶은 마음은 지적인 욕구가 있을 때 생겨나는데, 욕구 위계 이론에 따르면 지적인 욕구는 자신이 속한 집단에서 사랑받고(소속과 사랑의 욕구), 스스로를 가치 있고 귀하게 여길 때(자존의 욕구) 비로소 생겨나기 때문이다.



♠ 자존감을 높이는 열쇠는 ‘행동’

스스로를 가치 있고 귀하게 여기는 마음, 자존감은 공부뿐만 아니라 인생의 전반에 매우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자존감이 높은 사람은 자기 인생과 존재 의미에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 자신이 살아온 삶과 앞으로 걸어갈 길에 대한 든든한 자부심은 긍정적이고 당당한 자아상을 만든다.

또 누군가 자신을 비난하거나 자기를 무시할 때 감정적 동요가 적다. ‘나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도 있을 수 있고, 나를 귀하게 여기지 않는 사람도 있을 수 있다. 그렇다고 내가 나쁘거나 하찮은 사람은 아니다. 그래도 나는 나를 사랑하고 가치 있게 여긴다’라고 생각할 여유가 있다.

건강한 자존감이 형성되려면 어린 시절 부모나 주변 사람들에게 충분히 인정받고, 사랑받고, 칭찬을 들으면서 자라야 한다. 일곱 살 이전에 형성된 자존감은 전 인생에 걸쳐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 한번 상실된 자존감은 나이가 들어도 계속 상처로 남아서 회복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하지만 어린 시절 부모로부터 전폭적인 인정을 받지 못했다고 해서 좌절할 필요는 없다. 현재 자신의 자존감이 어느 정도인지 깨닫고 그 수준을 높이고자 하는 절실한 바람만 있다면 얼마든지 자존감을 끌어올릴 수 있다.

하지만 이미 어른이 된 상태에서 다른 사람과 관계 맺기를 통해 자존감을 키우려고 하는 것은 또 하나의 모험이 될 수 있다. 자신의 가치를 인정하기 위해서 다른 사람과의 관계에 매달리는 것은 결국 자신의 가치를 또다시 다른 사람의 평가에 의존하는 것이 되기 때문이다. 다른 사람의 인정과 승인은 절대 자아 가치의 굳건한 기초가 되지 못한다.

남관희 한국리더십센터 교수는 “자존감을 높이려면 자신이 먼저 자신의 모습을 썩 괜찮게, 나아가서 소중하게 여길 줄 알아야 한다. 성공 체험을 많이 하면 자신을 괜찮은 사람으로 인식하게 되지만 살아가면서 성공만 할 수도 없고 또 그럴 필요도 없다. 어차피 실패와 실수를 거듭하면서 사는 게 인생이다. 그렇다면 더 바람직한 대안은 실패했을 때도 주눅 들지 않고 자신을 소중히 여기는 마음을 갖는 것이다”라고 강조한다.


♠ 자기 자신의 멘토가 돼라
근본적으로 자존감을 높이기 위해서는 이제까지 자신과 맺어왔던 관계와는 전혀 다른, 강렬하고 지속적이며 긍정적인 관계를 자기 자신과 맺어야 한다. 그렇다면 도대체 어떻게 나와 새로운 관계를 맺어야 할까?

임상심리학자 토니 험프리스는 《8세 이전의 자존감이 평생 행복을 결정한다》에서 “자신과 관계를 형성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어릴 적 부모가 베풀어주지 못한 조건 없는 사랑을 스스로 자신의 부모가 되어 베풀어주는 것”이라고 했다. 마치 부모가 아이에게 하듯이 자기 내면의 작은 아이에게 멘토가 되어주라는 것.

이때 자신에 대한 사랑, 인정, 긍정은 삶의 모든 순간에 느낄 수 있는 경험이어야 한다. 그래야만 자신을 소중히 여기는 행동이 자아에 대한 거부감, 조건을 단 사랑, 방어적인 생각, 도전에 대한 두려움, 공격성과 수동성, 자기학대 같은 오랜 기억을 쓸어내릴 수 있다.

자기 자신을 존중하는 마음이 약해지면 삶의 목표도 흐릿해진다. 자중자애하는 마음이 없는 사람은 삶을 주어진 대로 그냥 살아간다. 이익을 좇아 이리저리 분주하게 뛰어다니며 그것이 성공을 향해 가는 것이라고 착각한다. 자신을 믿고 인정하는 것, 이것이 성장의 시작이다.

성공과 행복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는 가장 근원적인 방법은  자존감, ‘내가 이 우주에서 이전에도 이후에도 다시 되풀이되지 않는, 오로지 단 한 번 존재하는 현상’이라는 사실을 깊이 깨닫는 데 있다.


♠ 자존감 일기 쓰기
머리로는 이해했어도 여전히 자신을 사랑하는 데 자신이 없다면 자존감 일기를 쓰라고 권하고 싶다. 《시크릿 다이어트》의 저자 오상민 멘탈다이어트아카데미 대표는 “자존감은 성공적인 다이어트의 근간이 되는 아주 중요한 감정 에너지로 낮은 자존감 상태로 다이어트를 하는 것은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와 같다”고 지적했다.

그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살이 빠지면 자신을 좀 더 사랑할 것 같다고 말하지만 사실은 먼저 자신을 사랑해야 살이 빠진다”고 강조했다. 결국 대부분의 사람들이 다이어트에 실패하는 가장 큰 이유는 다이어트 방법이 잘못됐기 때문이 아니라 낮은 자존감으로 인해 자기 마음을 조절하기 못하기 때문이라는 것.

오 대표는 성공적인 다이어트를 위해 매일 ‘자존감 일기’를 쓸 것을 권한다.

마찬가지로 자신이 지금 어떤 환경에 처해 있든 흔들림 없이 당당하게 자신의 존재 가치를 인정하기 위해 취침 전에 자존감 일기를 쓰는 것은 어떨까. 하루 동안 잘한 일이나 자신에게 뿌듯함을 주었던 일들을 세 가지 이상 쓰고 아쉬웠던 점도 적어본다.

특히 아쉬웠던 부분을 쓸 때는 ‘비록 오늘 잘하지 못했지만, 그런 나 자신까지도 온전히 받아들이고 사랑한다’는 자기 인정의 문구를 넣는다. 이런 문구는 무의식에 뿌리 깊이 박혀 있는 자아 이미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쳐 자존감을 높이는 데 효과가 있다.
 

글·전채연
ccyy74@brainmedia.co.kr | 일러스트레이션·이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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