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린 신체부위 재생되는 원리 규명, 중추신경 재생 연구 실마리 제공

잘린 신체부위 재생되는 원리 규명, 중추신경 재생 연구 실마리 제공

한국과학기술연구원, 포유류 말초신경 재생 원리 규명

응급사고로 손가락이 잘리고, 허벅지에 큰 상처가 나서 다리가 마비되었다. 회복될 수 있을까? 정답은 ‘가능하다’이다. 우리 몸의 감각과 운동자극을 받아들이는 말초신경은 손상 정도와 부위에 따라 회복할 수 있다. 신경이 다시 재생된다는 뜻이다.

반면, 이런 신경 재생은 뇌와 척수로 구성된 중추신경에서는 일어나지 않는다. 몸이 두 동강이 나도 살아나는 하등동물과 달리, 포유류의 경우 중추신경이 손상되면 재생이 불가능하다고 알려져 있다. 슈퍼맨으로 유명한 ‘크리스토퍼 리브’는 중추신경이 손상된 후 끝내 회복하지 못하고 생을 마감하였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원장 문길주)의 뇌과학연구소 허은미 박사와 미국 존스홉킨스 의과대학 Fengquan Zhou 연구팀은 지난 10월 30일 포유류에서 말초신경계의 재생을 유도하는 기전을 밝혀냈다고 밝혔다. 연구결과는 지난 10월 28일 Nature Communications “PI3K-GSK3 signaling regulates mammalian axon regeneration by inducing the expression of Smad1” 제목으로 게재되었다.

공동 연구팀은 말초신경이 손상되면 PI3K 인산화 단백질과 GSK3 인산화 단백질의 활성이 변하고, 이 과정을 통해 신경재생을 최종적으로 유발하는 Smad1 유전자가 발현됨으로써 신경이 재생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 <말초 신경 재생 기작> 말초 신경이 손상되면 PI3K 활성화, GSK3 비활성화, Smad1 발현 순서로 재생이 일어난다. 이 과정에서 한 단계가 누락되면 재생은 일어나지 않는다.(KIST 제공)

* PI3K (phosphoinositide 3-kinase): 세포 내 신호전달 과정을 조절하는 효소로, 세포 성장, 증식 및 분화, 이동, 생존 등 여러 기능을 조절함

* GSK3 (glycogen synthase kinase 3): 글루코스 대사를 조절하는 효소로 밝혀졌으나 신경계에서도 신경세포의 발달 및 분화, 세포 사멸 조절 등 여러 가지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밝혀지고 있고, 각종 신경성 질환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음

* Smad 1 : 외부 신호를 인식하여 여러 종류의 유전자 발현을 조절함으로써 세포 성장, 분화, 모양 변화, 생존 등의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전사조절 인자

이는 말초신경을 재생하는 인자들이 일련의 신호전달과정을 통해 서로 연결되어 있으며 어느 한 인자라도 조절이 되지 않으면 신경 재생에 치명적인 영향을 초래할 수 있다는 의미이다

이번 연구에서 발견한 말초신경 재생과 관련한 3개의 인자 PI3K 인산화 단백질, GSK3 인산화 단백질, Smad1 전사조절인자는 우연히도 그동안의 연구를 통해, 중추 신경 재생과 연관이 있다고 개별적으로 밝혀진 몇 안 되는 타겟 인자들이다.

타겟 인자의 발견은 수많은 신호전달 과정에 관련된 유전자 및 단백질을 각각 스크리닝하는 방법을 통해 알게 된 것으로, 신경재생과정에서 이들 간의 상관관계는 밝혀진 바가 없다.

이들 인자가 일치한다는 것은 말초 신경 재생과 중추신경 재생이 서로 관련이 있음을 시사한다.

KIST 허은미 박사는 “중추신경 재생은 여전히 힘들고 현재까지는 거의 불가능한 것이 사실이지만, 말초신경계에서 일어나는 신경 재생의 기전을 이해함으로써 중추신경 재생에 접근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관련 기전을 밝힘으로써 재생을 조절하는 새로운 방법을 제안할 수 있다는 데 연구의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글. 신동일 기자 kissmesdi@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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