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상을 많이 하면 깊이 자는 동안에도 뇌에서 인지, 학습을 한다는 것을 시사하는 연구가 발표되었다.
명상시 뇌파연구로 유명한 안투앙느(Antoine Lutz)와 리처드 데이비슨(Richard J. Davidson) 등은 최근 명상숙련자들이 논램수면(NREM, 깊은 수면)을 하는 중에 두정-후두피질에 감마파가 증가한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불교 명상을 대략 평균 8,700 시간동안 수련한 숙련자와 초보자의 고밀도 수면뇌파(hdEEG) 기록했다. 숙련자는 논램수면동안 두정-후두피질에서 25~40Hz의 감마파가 증가했다. 이는 이들이 일상 낮시간동안 명상 수련한 시간의 길이와 비례했다.
감마파는 두뇌의 다양한 부분의 정보들이 조합되어 인지작용이 발생할 때 관측되는 뇌파이다. 그러므로 숙련자들이 깊이 잠든 사이에도 두뇌는 인지작용과 주의각성상태를 보였다고 해석할 수 있다.
연구팀은 "잠은 두뇌 기능에서 명상과 관련된 변화를 탐구하는 독특한 접근을 제공한다"라며 "이 연구는 명상 훈련이 두뇌 기능에서 가소적인 효과(plastic effect)를 줄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라고 전했다. 즉 명상이 두뇌를 변화시킬 수 있다는 의미이다.
▲ 명상숙련자는 명상 초보자에 비해 두정-후두엽에서 감마파가 더 많이 증가했다 (출처 = plosone 저널)
그동안 명상을 하면 학습력을 높여준다는 사례는 많이 발표되었다. 이화영 국제뇌교육종합대학원대학교 겸임교수는 "공부하는 학생들에게 명상이 필요한 이유는 긴장된 두뇌에 휴식을 줌으로써 학습 효율성을 높여주기 때문이다. 명상하면서 두뇌가 ‘이완된 집중상태’가 되면 몸과 마음이 안정된 상태에서 의식은 명료해져서 집중력과 학습능력이 좋아지게 된다."라고 밝힌 바 있다.
실제로 오미경 국제뇌교육종합대학원 교수 등은 2004년에 초등학교 학생들에게 3개월 간 주 2회 총 24회에 걸쳐 뇌교육 명상 프로그램을 실시하여 연구하였다. 뇌교육 명상을 한 초등학생들은 학습효율성에 긍정적인 증가를 보였다.
이 연구는 수면 상태에서의 뇌파의 변화에 접근하였다. 연구팀은 "지난 몇십년에 걸쳐 명상 수련은 비약학(non-pharmacological)적인 중재로서 활용되었다. 그러나 두뇌 활동에서 명상 훈련의 효과는 더 밝혀질 필요가 있다."라며 "잠은 두뇌 기능에서 명상과 관련된 변화를 탐구하는 독특한 접근을 제공한다."라며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연구는 미국공공과학도서관에서 발행하는 SCI급 학술지 '플로스원'(http://www.plosone.org) 2013년 8월호에 실렸다.
글. 조해리 기자 hsaver@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