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 스트레스가 중독성 약물을 더 찾게 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교육과학기술부(장관 서남수)는 14일 국내 연구진이 만성 스트레스에 의한 약물중독 재발 조절기전을 세계 최초로 규명됐다고 밝혔다.
고려대학교 생명과학부 백자현 교수팀과 서울대학교 치과대학 최세영 교수 공동 연구팀은 생쥐를 대상으로 만성스트레스와 약물 중독에 관한 연구를 진행했다.
약물중독(drug addiction)은 사용한 약물에 심리적·신체적 의존성을 보이는 일봉의 정신질환으로 전 세계적으로 환자가 급증하고 있다. 만성 스트레스를 받는 사람은 코카인 같은 중독성 약물에 다시 중독되는 정도가 훨씬 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 학계에서는 중독 초반 약물에 변형된 뇌 시냅스 연결이 만성 스트레스 등으로 다시 자극받으면 중독이 재발하는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 그 기전조차 알려지지 않은 상태다.
연구팀은 만성 스트레스 상황인 생쥐들에게 코카인 약물을 주입하고 뇌의 반응을 살펴보았다. 그 결과, 도파민 수용체 D2형이 결여된 형질전환 생쥐에서 정상생쥐와 달리 중독 재발이 발생하지 않는 것을 세계 최초로 밝혀냈다.
이는 도파민 수용체 D2형이 스트레스와 약물중독 재발에 특이적으로 관여한다는 것을 규명한 것으로 도파민 수용체 D2형의 신호가 뇌의 중견의지핵(nucleus accumbens) 시냅스 변화에 중요하게 작용한다는 사실을 입증한 것이다.
나아가 연구팀은 만성 스트레스가 코카인과 같은 마약 중독 초기 단계에는 아무런 영향을 주지 않으며 코카인을 금하는 동안 중독 재발에 더욱 많은 영향을 끼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백자현 교수는 “이번 연구는 만성 스트레스가 중독의 시작보다 중독 재발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과학적으로 밝혔다”며 “도파민 수용체 D2가 관여한다는 것을 규명하여 치료가 가장 어려운 신경정신질환 중의 하나인 약물중독 재발치료의 가능성을 제시하였다는 점에서 커다란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21세기 프론티어 뇌기능활용 및 뇌질환 치료기술개발사업단(단장 김경진)’의 지원으로 진행됐으며, 연구 결과는 3월 13일 세계적 학술지 '네이처'의 자매지인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에 게재되었다.
글. 김효정 기자 manacula@brainworld.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