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뇌과학의 미래 - 조장희 박사

한국 뇌과학의 미래 - 조장희 박사

[8인이 말하는 뇌과학의 현재와 미래] <1>

뇌2003년4월호
2011년 12월 29일 (목)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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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장희 미국 캘리포니아대 교수 / 국제뇌과학심포지엄


미국에서 40여년 가까이 활동했는데, 한국과 미국 뇌과학계에 어떤 차이가 있나?

미국은 과학적 토대가 탄탄하고, 그 역사가 우리보다 수십 년 앞섰다. 또 인적자원, 연구지원비 등도 월등히 높아 새로운 기계나 기술이 빠르게 나와 발전 속도를 가속화하고 있다. 굳이 수치로 비교한다면 미국과 한국의 차이는 1000 대 1 정도 된다고 생각한다.

한국의 뇌과학이 어떻게 나가야 한다고 보는가?

과학에서는 2등은 소용이 없다. 최초, 최고가 되어야 한다. 뇌과학은 다른 학문에 비해 역사가 짧아 우리가 어떤 방향으로 가느냐에 따라서 주도권을 잡을 수 있는 가능성이 높다. 우선 세계적인 연구소들과 공동연구를 하거나 이 분야의 권위자를 영입하여 연구동향을 빨리 파악해야 한다.

최근 한국 정부에서 뇌과학에 대한 지원을 하고 있는데, 아주 바람직한 현상이다. 그런데 문제가 있다. 연구비를 지원할 때, 그 연구를 가장 잘 할 수 있는 사람, 바로 그 분야의 최고의 권위자를 찾아서 지원해야 하는데, 그러한 적임자를 찾는데 노력을 하지 않는다. 그 분야를 앞으로 하겠다고 하는 사람들에게 지원을 한다. 선진국들은 한참 앞을 달려가고 있는 이때에 우리는 기초부터 새로 시작을 하고 있는 것이다.

아무래도 우리나라가 연구의 전통이 약하다보니 생긴 문제인데, 잘못된 것은 빨리 고쳐야 한다. 그 다음, 선진국을 이길 수 있는 연구 과제를 찾아야 한다. 신경과학분야는 아무리 열심히 해도 미국을 이길 가능성이 없다. 침과 같은 동양적인 것, 우리가 이미 주도권을 갖고 있는 것에서 연구주제를 찾아야 한다. 선진국에서 활발하게 이루어지는 연구들을 최첨단이라고 따라가다 보면 그들을 절대 이길 수 없다. 

서양인들이 특별히 동양적인 요법이나 대체의학에 관심이 많은가.

미국은 로직(논리)이 있으면 통한다. 과거 등한시 되었던 것도 과학적으로 타당하면 수용하는 것이 미국의 풍토다. 침이나 명상, 기수련, 요가 등도 과거에는 비과학적이라고 등한시했으나 뇌과학의 발달로 그 효과들이 증명되고 있다. 내가 연구하는 침의 효과도 뇌영상촬영기술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처음 침연구할 때 신경과학자들에게 공동연구를 하자고 제의했는데 별 반응을 보이지 않았는데 연구 성과가 나오면서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갖게 되었다. 우리나라도 명상, 침 등 우리가 강점인 분야에 대해 연구투자를 많이 해야 한다. 그냥 이대로 있다가는 미국에서 침기술을 역수입해야 할지 모른다. 예를 들어 침술용 MRI가 미국에서 개발되면 지금처럼 대충 감으로 침놓는 방식은 유지되기 힘들 것이다. 

앞으로 연구계획은?

침연구를 좀 더 좋은 기계로, 체계적으로 했으면 하고, 또 하나는 fMRI, PET, CT 기능을 모두 합쳐서 뇌를 촬영할 수 있는 기계를 만들 계획이다. 기술적으로는 얼마든지 가능한데 연구비가 문제다. 미국보다 한국에서 이 기계를 개발했으면 하는데, 한국의 여건이 어떨지…

글 | 이장희 
jjang@powerbrain.co.kr  사진 | 김명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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