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속 미생물로 위암·대장암 조기 진단한다

입속 미생물로 위암·대장암 조기 진단한다

구강-대변 미생물 전이 지수 개발, 비침습적 암 진단 전략 제시

국내 연구진이 입속 미생물이 장으로 이동하는 현상을 정량적으로 측정하여 위암과 대장암을 효과적으로 판별할 수 있는 새로운 조기진단 가능성을 제시했다. 

이번 연구는 간편한 채취만으로 암 발생 위험을 예측할 수 있는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 암 검진의 편의성과 조기 발견율을 크게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 구강-장관계 축 마이크로바이옴을 이용하여 소화기암 판별 모델을 개발한 연세 시그니처 연구진 [사진=한국연구재단 제공]


한국연구재단(이사장 홍원화)은 연세대학교 시스템생물학과 김지현 교수, 장래근 박사, 보건대학원 지선하 교수, 내과학교실 이용찬 교수와 김태일 교수 및 충남대학교 허지원 교수 등 ‘연세 시그니처 연구진’이 구강에서 위장관으로 이어지는 미생물 분포를 정량적으로 측정해 ‘구강-대변 미생물 전이 지수’를 개발하고, 이를 기반으로 위암과 대장암을 판별할 수 있는 비침습적 마이크로바이옴 기반 진단 전략을 제시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 성과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의 중견연구, 바이오‧의료기술개발, 국가연구소(NRL2.0) 사업 등의 지원으로 수행되었으며, 숙주-미생물 상호작용 분야 최고 권위의 국제학술지 ‘세포 숙주와 미생물(Cell Host & Microbe)’에 8월 21일 온라인 게재되었으며, 관련 특허도 출원됐다.

성인은 하루 약 1리터의 침을 삼키며 약 1조 마리의 구강 미생물이 소화기로 유입된다. 그러나 건강한 사람의 위장관은 강력한 위산과 면역 체계 등으로 강력한 방어막을 형성하고 있어 구강 미생물이 장내에 정착하기 어렵다. 따라서 일반적으로 구강과 장의 미생물 생태계는 명확히 구분된다. 연구진은 각종 질환을 앓는 환자에게서 이러한 구강-장 미생물 생태계의 장벽이 약해질 가능성에 주목했다.

연구진은 세브란스병원과 세브란스헬스체크업에 내원한 건강인, 대사질환자, 위암 및 대장·직장암 환자 총 507명으로부터 구강과 대변 시료 1,010개를 동시에 수집해 분석했다. 

그 결과, ‘구강-대변 미생물 전이 지수’가 건강한 사람보다 위암 및 대장암 환자에게서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높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러한 차이는 음주, 운동, 체질량지수 등 환경적 요인을 고려해도 뚜렷하게 나타났다. 또한, 암의 종류와 진행 단계에 따라 전이 패턴이 달라짐을 발견하여, 전이 미생물 정보가 암의 진행 정도를 반영하는 조기진단 지표로 활용될 수 있음을 증명했다.

연구진은 인공지능 분석 기법인 ‘랜덤 포레스트’를 활용해 위암과 대장암 분류 모델을 구축했다. 해당 모델은 전 세계 7개 외부 임상 코호트(2,031개 시료)를 통해 재현성과 일반화 가능성을 입증했다. 

특히 구강 시료만을 이용하더라도 암 관련 신호를 확인할 수 있었는데, 이는 입안을 헹구는 간단한 방식만으로 암 선별 검사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실용적 가치가 매우 높다. 또한, 대장암 1차 선별검사로 활용되는 ‘대변잠혈검사’와 비교했을 때, 이번 연구 모델은 암 환자를 찾아내는 민감도 측면에서 우수한 성능을 보였다.

김지현 교수는 “간단히 입을 헹구는 것만으로 암 관련 신호를 확인할 수 있다는 점은 암 검진의 문턱을 낮추는 중요한 의미가 있다”며, “향후 유전정보 및 임상정보를 결합한 개인 맞춤형 질병 위험 예측 모델로 고도화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글. 우정남 기자 insight1592@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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