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레인 북스] 이토록 뜻밖의 뇌과학

[브레인 북스] 이토록 뜻밖의 뇌과학

뇌가 당신에 관해 말할 수 있는 7과 1/2가지 진실

 

뇌를 안다는 것은, 나와 인간을 안다는 것 
세계 1퍼센트의 과학자가 들려주는 ‘아주 짧은 뇌과학 강의’

우리에게 왜 뇌가 있는지 궁금했던 적이 있는가? 유명 저널과 마케팅 서적에서 ‘삼위일체의 뇌’ 이야기를 읽고 고개를 끄덕인 기억은? SNS에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생각을 올리는 사람을 보면서 저 사람의 머릿속은 어떨까 궁금한 적이 있었나?  

세계적 석학인 신경과학자 리사 펠드먼 배럿(Lisa Feldman Barrett)이 우리 양쪽 귀 사이에 들어앉은 1.4킬로그램짜리 회색 덩어리에 관해 다른 뇌과학책에서 들어왔던 것과는 사뭇 색다른 이야기를 들려준다. 이 책을 감수한 카이스트 정재승 교수의 표현에 따르면 이 책은 “21세기 뇌과학의 정수가 고스란히 담긴” 동시에 “매우 개성 있는 강연 시리즈”다. 

인간의 뇌는 ‘이성적 사고’를 위해 있는 게 아니다. 그렇다면 뇌의 최상위 목적은 무얼까? 
‘삼위일체의 뇌’는 허구다. 인간의 뇌를 보는 프레임은 진작에 바뀌었다 
뇌가 나의 거의 모든 행동을 예측한다면, 내 인생은 누가 선택하고 책임지는 것일까? 
아이들을 학대와 빈곤에서 하루빨리 구해야 하는 이유는 바로 우리 ‘뇌’에 있다 
만성 스트레스와 언어폭력은 왜, 어떻게 우리 몸에 실제로 해를 입힐까? 
세상에 이토록 다르고 상충하는 마음들이 있는 게 정상인 이유 
뇌는 우리가 경험하는 모든 사회적 현실을 우리 ‘머릿속에’ 만들어낸다

뇌과학 연구의 최전선에서 보내온 짧지만 강력한 7번의 강의와 그에 앞서 뇌의 방대한 진화사를 간략히 엿보는 더 짧은 이야기(저자에 따르면 1/2번의 강의) 한 토막에 21세기 뇌과학의 주요 발견과 논의가 담겨 있다.  

이 책에 담긴 이야기는 진화학과 뇌과학 역사의 짧은 요약으로 시작해 이내 우리의 일상과 사회의 주요 이슈로 확장된다. 쉽고 흥미로우면서 동시에 근본적인 질문을 일깨우는 통찰로 읽는 사람의 지적 호기심과 마음속 세계를 순식간에 넓혀간다. 


우리는 뇌를 너무 몰랐다 
오늘의 뇌과학을 만나는, 단언컨대 최적의 안내서

뇌는 인간의 중추다. 지난 몇십 년 사이 본격적인 뇌과학 연구가 가능해지면서, 오늘날 개인의 인간관계에서 정치, 경제, 교육, 마케팅, 의료 등에 이르는 여러 영역에 뇌과학이 밝혀낸 사실들을 기반으로 한 조언들이 쏟아진다. 하지만 그런 지식의 흐름을 따라잡고 새 지식을 업데이트하기란 대중에게는 물론 전문가들에게도 만만치 않다. 

그래서 우리가 접하는 세상에는 낡은 지식과 통념, 왜곡된 사실, 이해관계에 따른 논쟁이 흥미롭고 때로 혁명적인 새 지식과 뒤섞여 존재한다. 그렇다면 이토록 중요한 뇌에 관해서, 오늘의 우리는 얼마나 제대로 알고 있을까? 또, 뇌에 관한 관점과 생각이 달라진다면 과연 인간의 삶은 얼마나 달라질 수 있을까?

노스이스턴대 심리학 석좌교수이며 하버드의대 ‘법·뇌·행동센터’의 수석과학책임자인 배럿은 인간의 정서 연구를 중심으로 뇌과학과 심리학의 패러다임을 바꿔온 세계적 석학이다.
배럿은 그간 인간의 원초적 본능이라 여겨온 감정이 사회적 구성물임을 주장하며, 인간은 감정을 수동적으로 수용하는 게 아니라 능동적으로 감정 경험을 구성해나가는 주체라는 관점을 제시한 바 있다. 
《이토록 뜻밖의 뇌과학》에도 책 전반에 걸쳐 배럿 특유의 혁신적인 관점이 곳곳에서 드러난다. 

배럿은 뇌가 어떻게 생겨났으며 왜 중요한지, 그 구조는 어떻게 되어 있으며 어떻게 다른 뇌와 함께 작동해서 우리가 경험하는 모든 것을 만들어내는지 설명하기 위해 지금까지 과학이 내놓은 성과 위에서 최선의 과학적 시선으로 뇌를 살펴본다.

7과 1/2개의 강의마다 뇌에 관한 흥미로운 사실들이 등장하는데, 이들 각각에는 인간의 본성을 바라보는 중요한 관점들이 담겨 있다. 

배럿은 뇌의 ‘가장 중요한 임무’에 대한 전형적인 선입견을 대담하게 뒤집는 것으로 책의 서두를 연다. ‘신체예산’은 배럿이 정서 연구에서 언급해온 개념으로 ‘신체 안팎의 조건들을 예측하면서 생존을 위해 신체를 제어하는 역할, 곧 알로스타시스를 해내는 것’을 말한다.  

이 책 첫머리의 1/2강의는 “‘신체예산’이라는 발상은 당신의 뇌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이해하고, 결국 어떻게 더 건강하고 의미 있는 삶을 오래도록 살 것인가 하는 문제를 풀어내는 핵심 열쇠”라는 대전제로 마무리된다.

이어지는 일곱 번의 강의에서는, 경이로운 뇌들로 가득한 동물의 왕국에서 과연 무엇이 인간의 뇌를 특별하게 또는 특별하지 않게 만드는지, 인간 뇌의 구조와 작동방식에 관해 지금까지 나온 최선의 과학적 설명은 무엇인지, 미완성 상태로 세상에 나온 아기의 뇌가 어떻게 점차 어른의 뇌로 바뀌어가는지, 뇌는 어떻게 ‘예측함으로써’ 작동하는지, 그리고 어떻게 하나의 뇌 구조에서 각각 다른 인간의 마음들이 생겨날 수 있는지 등을 차례차례 살펴본다. 


자유롭고 온전한 최선의 삶에 관해 
현대 뇌과학의 성취가 우리에게 말해주는 것

이 짧고 강력한 책에 담긴 내용은 뇌의 메커니즘에 대한 과학적 발견에 머물지 않는다. 배럿은 종종 “잠시 과학자로서의 입장을 내려놓는 것을 양해해달라”며 현실의 질문들과 맞붙는다. 뇌를 가진 인간이 실제로 살아가는 사회?문화?정치 등의 영역에서 우리가 어떤 인간인지, 또는 어떤 인간이기를 원하는지 생각해보도록 권한다. 

이 여정을 따라가면서 우리는 뇌과 관리하는 신체예산과 예측 프로세스, 그리고 그것들이 당신의 행위와 경험을 만들어내는 데 있어 얼마나 중추적 역할을 하는지를 틈틈이 들여다본다. 

끝으로, 이 책 끝머리에는 ‘과학 이면의 과학’이라는 제목으로 ‘부록 같지 않은 부록’이 붙어 있다. 저자가 본문에 싣지 못한 과학적 세부사항을 간추려 실은 것으로, 각 강의 주제에서 한 걸음 더 들어간 중요한 내용이라든가 과학계의 쟁점, 과학자들이 남긴 재치 있는 표현의 출처 등이 담겨 있다. 여느 책의 주석과는 다르게 그 자체로 읽는 재미가 있는 ‘또 하나의 강의’라 할 수 있다. 

한마디로 이 책은 뇌에 관해 근거 없는 신화를 깨고 뇌의 진짜 중요한 모습을 보여주어 그것이 우리에게 어떤 의미인지 나누고자 한다. 

짧고 매력적인 7과 1/2번의 강의를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도마뱀의 뇌’같이 뿌리 깊은 허구라든가 이른바 ‘이성 대 감성’ ‘양육 대 본성’ 같은 관념적 구도의 허울을 알아차리고, 진정 ‘뇌’를 가진 인간으로 어떻게 행동하고 판단할지 생각해보게 될 것이다.  

글. 김효정 기자 needhj@naver.com | 사진 및 자료출처 = YES24, 길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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