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 때 인간 사회를 떠나 야생에서 자란 늑대 소녀 이야기는 인간의 본질에 대해 심오한 질문을 던져주는 사례이다. 인간의 외모를 하고 있지만 유아기를 인간 사회 밖에서 자란 늑대 소녀는 인간 사회에 복귀한 뒤에도 언어 능력을 익히지 못했고 정서에서도 야생의 습성이 사라지지 않았으며 지능은 세 살 반 정도의 아이에 머물렀다.
사회적인 동물로서의 인간의 잠재력을 타고났음에도 인간 사회 바깥에서 성장한 경우 그 인간은 사회로 복귀하는 능력을 배울 수 없다. 늑대 소녀 이야기는 인간을 만드는 것은 성장 과정에서의 환경이 절대적인 영향을 끼치며 그 환경에서 벗어나면 인간으로 정의하기가 어려울 정도의 존재가 된다는 것을 알려준다.
이런 차이는 어디에서 올까. 그 차이는 유아기의 뇌 발달과 깊은 관계가 있다. 『인간을 만든 뇌』의 저자 도키자네 도시히코는 일본 뇌과학의 선구자로 학문에서도 큰 족적을 남겼지만 이 책에서처럼 뇌과학이라는 전문적 지식을 바탕으로 인간에 대한 성찰을 담은 에세이들도 많이 남겼다.
유아기 뇌 발달 과정의 중요성은 이제 상식으로 통하지만 지적 능력은 정보의 양이 아니라 그것을 연결하는 네트워크가 결정하며 창조적인 정신 활동이란 백과사전처럼 지식을 쌓는 것이 아니라 집적된 지식을 어떻게 활용하는가 하는 사고력과 판단력에 있다는 저자의 강조는 현행 교육 제도에 대한 비판과 교육의 본령을 새롭게 생각하게 만든다.
인간이 어떻게 희노애락의 감정을 느끼고 학습하고 행복을 추구하고 삶과 죽음에 대해 생각하고 때로는 비합리적인 행동을 하는지를 저자는 뇌과학자의 관점에서 일상적인 용어로 쉽게 풀어놓는다. 인간에 대해 정의 내리기 위해서 뇌를 아는 것은 필수적이다.
인간이 다양한 생물 중의 하나에서 의식을 가진 호모 사피엔스로 진화한 역사가 우리의 뇌에는 새겨져 있다. 우주의 기원, 생명의 기원과 함께 우주의 3대 신비 중 하나라는 인간의 뇌는 아직 밝혀진 것 못지않게 미지의 영역이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인간의 뇌라는 흥미 있는 주제를 인문학적 에세이로 풀어낸 『인간을 만든 뇌』는 그러한 인간 뇌의 신비로운 세계를 탐험하는 데 흥미로운 출발점이 될 것이다.
글. 노연정 기자 | 자료출처= YES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