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중 어느 누구도 늙기를 원하지 않는다. 다시 젊은 시절로 시간을 되돌릴 수도 없다. 그러나 간단한 생각만으로도 젊어질 수 있다면 어떻게 하겠는가?

지난해 EBS 다큐 프라임에서는 '초고령 사회', '100세 시대'를 맞아 건강과 노화에 대한 전혀 새로운 시각의 실험을 소개해 화제를 모았다. 미국 하버드대학교 엘렌 랭어 교수가 시행한 '시계 거꾸로 돌리기 실험'을 한국판으로 재해석한 <황혼의 반란>은 의·과학만을 맹신하는 우리 사회에 '마음의 힘'을 실험으로 밝혀냈다.

이 실험은 70~80대의 노인 5명을 30여 년 전의 마음가짐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어주고 7일간 생활하게 했다. 실험 전후로 신체 및 인지 기능 검사를 진행하여 그 결과를 참가자들에게 어떤 변화가 나타났는지 조사했다. 일주일 뒤, 5명의 참가자 모두에게서 신체 및 정신 기능이 놀랍도록 향상되었다. 높았던 혈압이 정상혈압으로 회복되고, 0.4였던 시력이 0.8까지 높아지고, 지팡이 없이는 5m 거리를 겨우 왕복하던 참가자가 지팡이 없이 계단을 오르내리는 변화를 보였다. 또 언어유창성 등의 인지기능이 향상되는 것은 물론, 목주름이나 눈 밑 주름이 개선되어 외모상의 변화까지 일어났다.

실험환경은 단순했다. 참가자들의 중년시절이었던 1982년을 상기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하고 생활수칙을 제시했을 뿐이다. 이 실험을 최초로 고안한 엘렌 랭어 교수는 "몸과 마음은 하나이다. 어디에 마음을 놓든지 신체 또한 그곳에 놓이게 된다. 시간이 흘러간다는 건 어쩔 수 없는 삶의 이치이지만, 의식을 집중해서 산다는 것은 늙어가는 것조차 선택이란 것을 의미한다."

EBS <황혼의 반란> 제작진 ㅣ 비타북스 ㅣ 288쪽 ㅣ 15,000원

글. 전은애 기자 hspmaker@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