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는 공감뇌, 남자는 둔감뇌…그 이유는?

여자는 공감뇌, 남자는 둔감뇌…그 이유는?

곽금주 서울대 교수, 2012 서울국제도서전 인문학아카데미 특별강연

 

“드라마 ‘다모’에서 이서진이 하지원에게 ‘아프냐? 나도 아프다!’라고 한마디 한 것이 그해 유행어가 되었다. 왜 그럴까? 그것은 ‘공감’이다. 그런데, 실제 열정적으로 사랑하는 연인들의 뇌 사진을 촬영해보니 공감에서 남녀 간의 큰 차이가 발견됐다.”

곽금주 서울대 교수(심리학)는 20일 ‘2012 서울국제도서전 인문학아카데미’에서 이같이 말했다.

곽 교수는 최근 저서 <도대체, 사랑>에서 사랑에 관한 여자의 심리, 사랑을 둘러싼 남녀 간의 심리학적 이슈에 대해 담았다. 그는 이번 도서전 특별강연에서도 ‘남자와 여자는 평생 가도 서로 닿을 수 없는 관계’라고 표현하며 사랑과 공감의 관계에 대해 흥미롭게 강연했다.

남자와 여자의 차이, 타고난 ’공감능력’

먼저 남녀 간의 뜨거운 사랑과 공감에 관해 알아보자. 곽 교수는 “남녀가 사랑하면 뇌에선 도파민과 같은 신경전달물질이 발생한다. 코카인과 같은 마약을 먹을 때와 같다”고 말했다. 그런데 서로의 기쁨도 슬픔도 모두 자신의 것처럼 느낄 것이라 믿은 연인들의 뇌 사진은 우리를 놀라게 하였다.

연인들을 대상으로 전기충격을 가했을 때 여자는 자신의 고통과 남자친구의 고통이 같았다. 반면에 남자는 여자친구가 전기충격으로 고통받는 모습을 보면서 자신이 고통받을 때 활성화된 두뇌 영역이 보이지 않았던 것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남녀 간의 공감 차이는 타고난 것인가 아니면 학습된 것일까?

이에 대해 곽금주 교수는 생후 24개월 된 유아를 대상으로 다른 사람의 고통에 대해 어떻게 반응하는지 연구한 결과를 소개했다.

“여자 아이는 엄마가 손을 다쳐 아프다고 하면 같이 고통을 느끼고 운다. 반면에 남자 아이는 엄마가 아프다고 해도 별로 공감을 못해요. 망치를 가지고 대신 두들기거나 일부만 엄마 손을 잡고 호 하며 불어줄 뿐이다.”

그는 남녀가 공감에서 근본적인 차이가 발생하는 이유는 진화심리학에 있지 않을까 추측했다.

인류학적으로 남자는 수렵을 하고 여자는 동굴에서 아이들을 돌봤다. 엄마들은 다른 사람의 상태에 늘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반면에 남자들은 몇 날 며칠을 돌아다니며 사냥을 해야 하는데, 다른 사람의 감정은 물론이고 본인의 감정도 모를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사냥을 해야 식구들이 살 수 있기 때문에 일종의 ‘생존의 문제’가 중요했기 때문이다.

 


가슴이 콩닥콩닥, 사랑에 빠지는 이유

이어 곽금주 교수는 우리가 사랑에 빠지면 가슴이 콩닥콩닥 뛰는데 그러한 요인을 시각, 청각, 상황 3가지 조건에서 발견할 수 있다고 말했다.

곽 교수는 잘생기고 예쁜 얼굴에 남녀 모두 끌릴 수밖에 없는데 아무 것도 모르는 어린 아기들을 대상으로 ‘시각’이 정말 중요한지 알아봤다고 한다.

실험은 매력적인 얼굴과 평범한 얼굴 두 사진을 모아서 생후 6개월 어린 아기에게 컴퓨터 화면으로 크게 보여주고 얼마나 오래 쳐다보는지 진행했다. 실제 아기들은 매력적인 얼굴(7.86)이 평범한 얼굴(7.52)보다 더 많이 응시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매력적인 얼굴 중에서 가장 많이 본 사진은 배우 장동건이었다. 따라서 사랑은 매력적인 얼굴(시각)에 반응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런데 예쁜 얼굴은 아니지만 밝게 웃는 얼굴도 뇌에선 활성화되는 부위가 같다는 흥미로운 연구결과가 눈길을 끌었다. 그는 “FMRI(자기공명영상)로 촬영한 뇌 사진을 보면 얼굴이 조금 아니더라도 긍정적이고 행복한 얼굴도 그만큼 예뻐 보이는 것 같다”고 말했다.

 


시각에 이어 청각에선 사랑을 속삭일 때 왼쪽 귀에 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

왼쪽 귀와 오른쪽 귀에 감성을 자극하는 말을 녹음해서 들려줘서 얼마나 오랫동안 그 말을 기억하는지 실험한 결과, 오른 쪽 귀로 들은 단어는 58%를 기억한 반면에 왼쪽 귀는 64%를 기억했다. 이러한 이유는 왼쪽 귀로 들은 정보는 우뇌로 들어가기 때문이다. 우뇌는 감정, 정서를 처리하기 때문에 사랑과 같은 감성적인 이야기는 왼쪽에 서서 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곽금주 교수는 상대방이 끌려서 가슴이 뛸 수 있지만, 가슴이 뛰어서 끌릴 수 있도 있다는 흥미로운 실험을 소개했다. 캐나나 벤쿠버 캐필라노 계곡의 ‘캐필라노 서스펜션 브릿지’는 잘 흔들릴 뿐만이 아니라 밑을 내려다보면 까마득한 깊은 계곡으로 유명하다.

실험은 이렇다. 남자들이 이 무서운(?) 다리를 걷게 한다. 이어 예쁜 여자가 남자가 도착하는 지점에 서서 쉽게 답할 수 있는 설문조사를 받게 한 후에 혹시 질문이 있으면 밤에 전화하라고 말하게 했다. 다른 집단은 똑같은 거리의 평범한 길을 걷게 한 뒤에 역시 예쁜 여자의 설문조사를 받게 했다. 이후 여자에게 전화가 몇 통이 왔는지 확인해본 결과 다리를 건넌 남자 18명 중에 9명이 전화를 걸었지만 다른 집단은 16명 중에 2명에 그쳤던 것이다.

이와 같은 실험은 2분간 뛰게 하거나 자신의 크고 작은 심장박동 소리를 비교해서 듣게 한 뒤에 이성의 매력도를 테스트한 연구에서도 결과는 마찬가지였다.

곽 교수는 “내 가슴이 왜 뛰는 것일까? 우리 뇌는 원인을 찾아요. 저 여자가 마음에 들어서 가슴이 뛰는구나 생각하는 거죠. 이 과정이 빨리 일어나서 사랑을 느끼는 것 같다. 따라서 헬스, 등산, 운동 등을 열심히 하면 끌리는 확률이 높아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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