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시는 우리나라 유일의 국가정원과 순천만 습지, 천년 사찰 등 자연과 힐링의 도시로 알려져 있다. 올해 순천시는 사람들에게 정신적, 신체적 회복을 제공하는 다양한 프로그램과 시설을 갖춰 '치유의 도시'로 거듭날 것을 선포했다.
전남 순천 브레인통합예술치유센터 서민주 센터장은 순천에서 나고 자란 순천 토박이로 문화예술을 통해 좋은 세상을 만들어 나가고자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무엇보다 국가공인 브레인트레이너로 브레인트레이닝과 문화예술 분야를 융합해 다양한 명상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전하고 있다.
▲ 서민주 브레인통합예술치유센터 센터장 [사진=전은애 기자]
Q. 지금 하시는 일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전남 순천에서 브레인통합예술치유센터 대표를 맡고 있고, 도심 속 힐링명상 공간 ‘푸리’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Q. 브레인통합예술치유센터는 무엇을 하는 곳인가요?
브레인통합예술치유센터는 뇌과학과 통합예술을 바탕으로 몸과 마음, 두뇌의 균형을 회복해 건강한 삶을 추구하는 치유 및 교육 기관입니다.
몸-마음-뇌를 아우르는 통합적 접근으로 다양한 연령층을 대상으로 예술과 명상, 두뇌훈련을 융합한 치유 및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저희 센터에서는 '삶은 예술이다. 우리는 모두 예술가'라는 슬로건으로 다양한 문화 사업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올해는 순천시에서 지원하는 문화예술공연지원사업에 순천시의 상징인 흑두루미를 모티브로 한 드림캐쳐전시와 예술명상체험과 공연을 선보이는 '힐링드림캐쳐 아트나이트' 및 순천문화재단의 문화예술교육사업에 '내 인생 꽃이로구나'라는 문화예술교육프로그램을 진행했습니다.
최근에는 여수시에서 개최한 ‘2025 오춘기박람회’와 ‘소리 2025 예술치유페어’에도 참여해 시민들에게 다양한 뇌기반 예술치유프로그램을 소개하였습니다.
Q. 힐링명상공간 '푸리'의 의미가 궁금하네요.
푸리는 영어의 '프리(Free, 자유)'를 뜻하기도 하고, 우리 전통 국악에서 '살풀이'라 하여 한과 흥을 표현하는 춤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또 '문제 풀이'와 같이 엉켜있는 실타래를 풀 듯 삶의 실마리를 찾자는 의미도 담고 있습니다.
이곳에서는 힐링과 내면 평화를 찾기 위한 '뇌교육기반 통합예술치유명상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그림·음악·글쓰기 등 다양한 예술 활동을 통해 감정을 표현하고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예술 치유' 활동과 지역 예술인들과 함께 지역 주민을 대상으로 문화예술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 힐링명상공간 '푸리(본원)' [사진=브레인통합예술치유센터 제공]
Q. 비교적 젊은 나이에 남들과는 다른 길을 선택했어요.
10대 때 어머니를 따라 명상센터에 가서 명상 수련을 종종 했었어요. 그때 수련장에서 느꼈던 편안함을 잊을 수가 없어요. 중학생이 되어 다시 센터에서 명상을 하는데 누워서 몸의 감각을 알아차리는 바디스캔(Boday Scan) 명상을 하면서 ‘스트레스가 풀리는 게 이런 거구나’ 경험했습니다. 나도 모르고 계속 긴장 상태로 있었던 거였죠.
그래서 학생들 대상으로 강의를 하러 가면 제가 느꼈던 그 '느낌'을 학생들이 느낄 수 있게 해주고 싶어요. 시끌벅적 떠들던 아이들에게 너를 위해서 자기 자신한테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을 가져보라고 할 때 귀를 쫑긋 세우고 집중하는 모습을 보면 흐뭇해요.
Q. 브레인트레이너가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국립순천대학교 영상디자인과를 졸업하고, 진로를 고민하던 중에 당시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이야기를 다룬 <명량>이라는 영화를 보게 되었어요. 그때 영상제작으로 사람들의 의식을 깨우는 일을 해야겠다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그러한 시기에 우연히 명상센터에서 청소년두뇌훈련기관의 원장님을 만나 진로이야기를 하다 뇌교육을 통해 미래의 인재를 육성하는 일을 해보면 어떻겠냐는 권유에 2009년 BR뇌교육에 입사해 3년 간 아이들에게 뇌교육을 전했습니다.
아이들에게 '나에게는 무한한 가능성이 있고, 내가 뇌의 주인이다'라는 걸 잘 알려주고 싶은데, 그 부분에 갈증이 생겼습니다.
그런 고민을 하던 시기에 국가공인브레인트레이너 자격증이 교육부에 인가를 받았다는 소식을 들었어요. 교재를 보았는데 두뇌의 구조와 기능, 두뇌 훈련법, 두뇌 훈련지도법, 두뇌 특성평가법 등의 과목을 공부하면서, 이제 명상을 통한 몸과 마음, 뇌의 변화를 과학적 근거로 설명해 줄 수 있겠구나 하는 기대와 희망이 생겼습니다.
그렇게 2009년 제1회 브레인트레이너 시험에 전남 지역에서 제가 유일하게 합격했습니다. 시험공부를 하면서도 내가 브레인트레이닝 훈련을 하며 경험한 것들이 학문적 근거로 정리되는 것을 보며 앞으로가 기대되고 설레었던 기억이 나네요.
Q. 남들이 가지 않는 길을 가는데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많을 것 같아요.
브레인트레이너로서는 올해로 16년째 이 일을 해오고 있습니다. 많은 순간들이 스쳐 지나가는데 저 자신에 대한 에피소드가 떠오르네요.
20대에는 뇌교육 선생님으로, 이후로는 대학원을 다니며 프리랜서 강사로 바쁘게 살았어요. 그런데 서른이 될 무렵 세월호 참사가 일어나고, 개인적으로도 안 좋은 일들이 일어나면서 번아웃이 왔습니다.
건강한 상태였으면 차근차근 해결해 나갔을 텐데 혼자 하다 보니 체력이 떨어지면서 감정 기복이 커지고, 판단력이 흐려졌습니다.
그동안 내 주변 사람들이 '어떻게 하면 더욱 살기 좋아질까'라는 것에 너무 몰두하다 보니 나 자신은 내팽개치고 살았던 것 같아요. 창살 없는 감옥에 갇힌 사람 마냥 의욕 없이 죽은 사람처럼 지내던 시기였어요. 그러다 문득 뇌교육에서 두뇌훈련을 하며 배웠던, 뇌 선언문이 생각났어요.
"나는 나의 뇌의 주인 임을 선언합니다."
"나는 나의 뇌가 무한한 가능성과 창조적 능력을 가지고 있음을 선언합니다."
이 문구가 떠오르며 “다시 한번 나를 믿어보자.”하고 일어서는 계기가 되었어요. 브레인트레이닝의 진가는 다 포기하고 싶은 순간에 진정한 힘을 발휘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 선무(Zen Dance) 공연 [사진=브레인통합예술치유센터 제공]
Q. 현재 브레인통합예술치유센터에서는 어떤 일을 하고 있나요?
저는 사회가 바뀌려면 문화부터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최근 문화·예술 분야는 보고 즐기는 것을 넘어 직접 체험하고 경험하는 것으로 바뀌고 있어요. 저는 여기에 브레인트레이닝을 접목해 신체적·정서적으로 느끼고, 몸과 마음이 변화하는 걸 느꼈으면 하는 거죠.
브레인트레이너 전용 ‘스마트 브레인’으로 뇌파를 측정해 자신의 상태를 파악하고, 우리나라 전통 기공을 바탕으로 한 '젠 댄스(Zen Dance)', 시조창*, 싱잉볼, 힐링드림캐쳐 등 다양한 예술치유명상 프로그램에 접목해 활용하고 있습니다.
*시조창: 우리나라 고유의 정형시인 시조시를 가사로 하여 부르는 노래
Q. 브레인트레이너로 앞으로 어떤 일을 하고 싶으세요?
브레인트레이너의 두뇌훈련의 원리인 “뇌는 훈련하면 변화한다”는 뇌가소성(Neuroplasticity)을 바탕으로 지역사회에서 브레인트레이닝 교육과 문화예술을 융합한 여러 문화 행사와 교육을 하고 있는데요.
개인적으로는 제가 배운 것을 학문적 근거로 잘 정리하기 위해 국제뇌교육대학원에서 뇌교육학(뇌융합콘텐츠개발평가)석사를 졸업하고, 현재는 상담심리학 박사과정 공부를 하며 뇌교육기반 통합예술치유프로그램 개발을 위한 논문을 준비중입니다.
제가 브레인트레이너로서 세상에 실현하고 싶은 공익적인 가치는 사람들이 뇌를 알고 자신을 이해함으로써 각자의 삶이 풍요로워지는데 기여하는 것입니다.
나와 이웃, 내가 살아가는 사회가 조화롭고 상생하는 살만한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 서민주 브레인통합예술치유센터 센터장 [사진=전은애 기자]
서민주 센터장은 순천에서 나고 자란 순천 토박이이다. 태어나서 단 한 번도 순천을 떠나 본 적이 없는 그는 순천에 대한 자부심 또한 크다.
"올해부터 순천시는 '치유의 도시'로 거듭나고자 해요. 순천의 지역명은 따를 순(順)에 하늘 천(天)자를 써서 '하늘을 따른다'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하늘을 따른다는 것은 본래의 상태를 찾아가는 거라고 봐요. 많은 사람들이 순천에 와서 자연을 느끼고 힐링하고 치유받고 가는 곳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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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사진_전은애 수석기자 hspmaker@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