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폭염으로 우리 뇌는 더 뜨거워지고 있다 [사진=Pixbay]
우리 몸의 정상 체온은 36.5도 내외로 유지되고 있다는 걸 누구나 알고 있다. 그러면 우리 뇌 온도는 얼마나 될까?
2022년 《Brain》지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뇌 손상으로 중환자실에 입원한 환자들 중 하루 중 뇌 온도가 일정하게 유지되는 환자들은 온도 변화가 있는 환자들보다 사망률이 무려 21배 높았다.
이 충격적인 발견은 뇌 온도가 생존에 직결되는 중요한 지표임을 보여주었고, 연구진은 건강한 사람들의 뇌 온도에 대한 정확한 데이터를 얻기 위해 추가 연구를 진행했다.
20대부터 40대까지 40명의 건강한 참가자를 MRS(자기공명분광법)로 측정한 결과, 뇌 내부 평균 온도는 38.5도로 체온보다 2도 높았고, 뇌 중심부(시상과 시상하부)는 40도에 이르렀다.
시상하부는 자율신경, 호르몬, 수면주기, 감정, 면역 등을 조절하는 중요한 기관이다.
▲ 영국 캠브리지, 에딘버러 연구팀에서 측정한 건강한 성인의 뇌 온도 [자료=Brain. 2022 Jun 13;145(6):2031–2048]
여성의 뇌 온도는 남성보다 높았고, 월경 주기에 따라 배란 이후에는 더욱 상승했다. 연령이 증가할수록 뇌 평균 온도가 높아졌다. 하루 중에는 아침에 온도가 가장 높고 밤에는 떨어졌는데, 40대는 20대보다 밤에 뇌가 덜 식는 경향을 보였다.
밤에 뇌 온도가 떨어지는 것은 건강한 수면의 핵심인데, 나이가 들수록 밤에 뇌가 잘 식지 않기에 수면의 질이 저하되며, 열대야에 잠을 못 이루는 것도 뇌 냉각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그 뿐만이 아니다. 뇌 손상 후 뇌 온도를 낮추는 치료는 뇌 세포가 죽는 것을 막고 재생을 돕는다. 몇 도의 온도 변화만으로도 뇌의 독성, 염증, 자유 라디칼 생성을 억제하고 혈뇌장벽 안정성을 유지하는데 도움을 준다.
최근 연구들은 뇌 냉각 치료가 급성기 손상 예방뿐 아니라 신경 재생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고 강력하게 시사한다.
우리는 흔히 뇌를 생각이나 감정을 담당하는 기관으로 여기지만, 진화적 관점에서 뇌는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위한 '예측 시스템'이 필요하게 되어 발달했다.
오늘날 인간의 뇌는 인체 에너지의 20%를 소비하며 생명 유지에 필요한 모든 시스템을 관리한다. 이렇게 뇌가 기능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열을 제대로 식히는 것이 뇌 건강과 노화를 늦추는 핵심이다.
우리 일상을 뇌 온도 관리 관점에서 점검해보자. 늦은 시간까지 깨어 있기, 수면 부족, 과다한 영상 시청, 과도한 실내 난방, 지속적 카페인 섭취 등은 뇌가 적절히 식는 것을 방해한다.
이는 시상하부 기능 이상을 초래해 수면의 질 저하, 호르몬 불균형, 종국에는 , 인지 기능 저하로까지 이어질 수 있음을 기억하자.
글. 전유전 만년설 한의원 원장 / 한방정신경정신과 박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