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철 우울증, 두뇌훈련과 신경가소성 강화로 이겨내는 법

봄철 우울증, 두뇌훈련과 신경가소성 강화로 이겨내는 법

우울한 감정은 뇌가 보내는 신호일 뿐, 우울에 빠진 뇌는 회복할 수 있다.

햇살은 따뜻해지고 꽃이 만개하는 3~5월은 오히려 그 계절의 아름다움과는 다르게 자살률이 높아지는 시기이고도 하다. 이 시기에는 전 세계적으로 자살 사망률이 증가하는 ‘스프링 피크(Spring Peak)’ 현상이 공통으로 나타나고 있다.

휘날리는 꽃잎에도 마음에 무거운 그림자를 드리우는 봄철 우울증 때문이다. 

계절의 변화로 인해 일조량이 늘어나며, 뇌 속 멜라토닌과 세로토닌 분비가 영향을 받아 감정의 균형이 흔들릴 수 있다. 특히 에스트로겐이 감소하는 폐경기에 접어드는 중년 여성의 경우, 신체적 변화와 심리적 박탈감이 동시에 찾아오며 봄철 우울증에 더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다.  
 

▲ 봄철 우울증, 두뇌훈련과 신경가소성 강화로 이겨내는 법 [그림=챗GPT]
 

우울증은 단순한 감정의 문제가 아니다. 뇌의 신경전달물질 불균형, 뇌 기능 저하, 연결망 약화 등 신경생물학적 변화가 수반되는 문제다. 그 심각성이 커지면 약물치료는 물론, 최근에는 뇌에 전기자극을 주어 신경전달물질의 흐름을 재조정하는 전기경련치료(ECT, Electroconvulsive Therapy)까지 시행되기도 한다.

연구에 따르면 우울증은 전전두엽과 해마의 활동 저하와 깊은 관련이 있으며, 적절한 자극, 반복 훈련, 감정 조절 기술로 뇌의 시냅스 연결을 회복시키고, 새로운 뉴런의 성장을 촉진할 수 있다고 한다. 

즉, 우리는 신경가소성(Neuroplasticity)이라는 뇌의 놀라운 능력을 기반으로, 우울한 뇌를 더 탄력 있고 건강한 방향으로 변화시킬 수 있다. 신경가소성이란 뇌가 새로운 정보나 경험에 따라 스스로의 구조와 기능을 변화시키는 능력을 말한다. 

국제뇌교육종합대학원대학교 뇌교육학과 신재한 교수는 이렇게 말한다.

"우울에 빠진 뇌는 회복할 수 있습니다. 우울한 감정은 뇌가 보내는 신호일뿐, 고정된 감정이 아니다. 우리는 두뇌훈련과 신경가소성의 강화를 통해 스스로의 뇌를 디자인할 수 있다. 그래서 내가 원하는 '빛나는 나'를 창조할 수 있다." 

다음은 신재한 교수가 제안하는 봄철 우울증을 이겨내는 두뇌훈련과 뇌가소성 강화 방법이다.
 

▲ 봄철 우울증, 두뇌훈련과 신경가소성 강화로 이겨내는 법 [그림=챗GPT]

 

봄철 우울증을 극복하는 두뇌훈련법

① 뇌감각 자각 훈련
자신의 ‘지금, 이 순간’에 집중하는 훈련법이다.
햇살 좋은 날, 숲이나 공원에서 숨소리, 바람결, 햇살의 따뜻함을 몸으로 느껴보자. 감각에 집중하는 것만으로도 전전두엽과 감정 조절 회로가 활성화된다.

② 호흡과 명상 기반 브레인 트레이닝
편안한 장소에서 깊은 호흡과 이완은 자율신경계 균형을 회복시키고, 스트레스 호르몬을 낮추며, 평온과 행복감을 증진한다.

③ 창의성 자극 활동
그림 그리기, 글쓰기, 음악 감상 및 표현은 신경회로의 다양한 영역을 자극하여 뇌의 연결성을 높인다.
이와 같은 활동은 자신의 감정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우울감을 해소하는 데 도움이 된다. 

④ 유산소 운동과 뇌 활성화
걷기, 가벼운 달리기, 춤추기 등은 뇌유래신경영양인자(BDNF Brain-derived neurotrophic factor)의 생성을 촉진한다. 
뇌유래신경영양인자는 뇌에 존재하는 단백질로 신경세포의 성장과 생존, 분화에 관여하는데, 신경세포들의 새로운 시냅스 형성을 돕고, 손상된 신경조직을 활성화하며, 외부자극에 대한 신경 적응력을 높여 기억력을 향상하고 항우울 작용을 한다. 

⑤ 긍정 언어 훈련

자신도 모르게 반복되는 부정적 언어를 의식적으로 긍정 언어로 바꾸는 훈련. 자신이 원하는 나에 대한 긍정선언을 만들고 계속 입으로 소리 내어 말한다. 
언어는 사고 구조를 형성하고, 사고는 뇌 회로를 형성하기 때문에 소리 내 말함으로써 뇌는 '긍정적 자기 정체성'을 다시 학습한다.
 

​두뇌훈련과 신경가소성을 돕는 식습관 

연어, 고등어 등 등푸른 생선에 풍부한 오메가-3 지방산은 뇌의 구조적 변화와 신경가소성을 촉진하며, 베리류, 다크초콜릿, 녹차 등에 포함된 플라보노이드는 항산화 작용을 통해 신경생성을 돕는다. 

비타민 B군, 특히 B9, 엽산이 풍부한 녹색 잎채소, 통곡물 등은 뇌 발달과 기능뿐 아니라 신경가소성에 큰 영향을 준다. 요즘 저속노화와 관련하여 많이 알려진 과일, 채소, 견과류, 올리브 오일 등으로 구성된 지중해식 식단은 인지 저하를 늦추며 신경가속성을 향상시킨다고 한다. 

또한 과도한 칼로리 섭취는 뇌 기능을 방해할 수 있어 적절한 칼로리 섭취를 유지하면 좋다.
 

우울한 마음에 가장 필요한 것, '관심과 사랑'

때론 좋은 방법이 있어도 실행할 힘조차 없을 때가 있다. 무기력에 빠진 사람에겐 가까운 이들의 진심 어린 관심이 그 어떤 약보다 큰 힘이 된다. 우울증 극복은 무언가를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우울감을 유발하는 환경을 차단하고, 자존감과 희망이 피어나는 공간으로 옮기는 일도 함께 중요하다.

한편, 우울증이 심해져 삶의 의욕이 떨어지고, 삶을 놓아버리려는 사람들에게는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자살 위험신호가 있다.

첫 번째, 언어의 변화로 자기비하가 심해지거나 죽음 혹은 자살에 대한 계획을 암시하는 말을 한다.

두 번째, 행동의 변화로 식욕이 저하되거나 수면시간에 큰 변화가 있고, 주변을 정리하는 행동을 하거나 혼자 있으려고 한다. 

세 번째, 정서의 변화로 기존에 관심있었던 것에도 흥미를 느끼지 못하고 극심한 죄책감이나 극단적인 무력감을 표현한다.

혹시 주변에 그런 지인이 있다면 바쁜 일상이지만 한 번 더 안부를 물어보고, 이야기를 들어주는 따뜻한 사랑과 관심이 필요하다.


글. 장인희 객원기자 heeya717@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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