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 기반 상담이 내담자를 돕는 방식

뇌 기반 상담이 내담자를 돕는 방식

뇌 기반 상담

브레인 109호
2025년 02월 26일 (수) 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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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뇌 기반 상담이 내담자를 돕는 방식 [이미지=게티이미지 코리아]


뇌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심리를 탐구한다

이제 뇌의 중요성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뇌 기반 상담이라는 영역은 여전히 낯설어 하는 이들이 많다. 심리상담에서 상담사는 내담자의 생각, 감정, 행동 등을 건강하게 만들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인다. 

일반적으로 상담에서는 내담자의 마음 건강을 돕기 위해 프로이트의 정신분석, 융의 분석심리, 아들러의 개인심리, 인본주의, 실존주의, 행동주의, 구성주의 등 다양한 이론을 적용해 왔다. 

상담의 바다에 빠진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상담이론은 지속적으로 발전해 왔다. 현대의 상담자들은 대부분 한 가지 이론만 고수하지 않고, 통합적이고 절충적인 입장에서 상담을 진행하는 경향이 있다. 즉 여러 심리상담 학파에서의 공통 기여 요인을 찾고자 하는 노력을 기울인다. 

심리상담이 인간의 생각, 감정, 행동을 건강하게 만들기 위한 것이라면 그 과정에서 결국 가장 중요한 대상은 뇌라고 할 수 있다. 뇌에 주목해 뇌과학을 심리상담에 접목한 것이 뇌 기반 상담이다. 

뇌의 구조와 기능을 연구하는 뇌과학은 MRI, fMRI, PET 등의 영상 촬영 기술이 발달하면서 뇌의 비밀을 밝혀내기 시작했다. 뇌과학의 발전은 인간의 몸과 마음을 다루는 분야에도 근본적인 영향을 미치며 더 크고 다양한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뇌 기반 상담은 뇌과학 분야의 연구를 통해 밝혀진 뇌의 기능을 이해하고, 그 작동 원리를 바탕으로 인간의 마음을 탐구하며 이를 심리상담에 접목하는 시도라고 할 수 있다. 
 

뇌 기반 상담은 어떤 방식으로 내담자를 돕는가

상담자가 뇌의 기능을 이해하는 것, 뇌의 작동 원리를 더 많이 아는 것은 내담자와의 상담 과정에 다음과 같은 도움을 줄 수 있다. 

첫째, 자기 생각, 감정, 행동의 문제를 뇌 기능과 연결해 더 깊이 이해할 수 있고, 치료 효과에 대해 객관적으로 검증할 수 있는 증거 기반 치료가 가능하다. 

둘째, 내담자의 고유한 뇌 패턴을 이해하여 개별화한 맞춤 치료 전략을 세울 수 있다.

셋째, 전통적 상담기법과 신경과학적 지식을 연결하여 절충적이고 통합적인 치료가 가능하다.

가장 중요한 것은 내담자가 자신의 문제를 신경과학적 관점에서 이해하고, 치료 동기를 높일 수 있다는 점이다. 상담자가 내담자에게 뇌과학적 관점에서 불안과 우울 등의 증세에 관해 설명하면 내담자가 자신의 경험을 좀 더 객관적으로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내담자의 심리적 어려움을 줄여주고, 자신의 문제를 해결하려는 의지도 높일 수 있다. 

상담자의 이러한 접근은 치료 과정에서의 협력을 이끌어내고, 치료 단계에 대한 실질적인 로드맵을 제공할 수 있게 한다.
 

뇌 기반 상담 전문가가 뇌과학자가 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뇌 기반 심리상담에서의 가장 기본적인 치료 원리는 신경가소성과 뇌의 재구조화이다. 인간은 경험을 통해 학습하고, 이는 뇌의 신경 변화로 이어진다. 이를 신경가소성(neuroplasticity)이라고 한다. 신경가소성 이론은 학습을 통해 우리의 뇌가 끊임없이 수정, 재구성된다는 사실을 분명하게 시사한다. 따라서 내담자의 변화를 목표로 치료를 진행하는 상담자에게 신경가소성이라는 특성에 대한 이해는 매우 핵심적이다.

전문상담사는 신경학적 상담 관점을 활용하여 뇌의 특정 부분들에 초점을 맞추고, 목표가 분명한 기술을 사용함으로써 내담자를 치유하거나 내담자의 뇌를 긍정적으로 재구조화할 수 있다. 

우리는 늘 새로운 정보를 접하고, 새로운 정보는 신경망의 새로운 연결을 만들어 내며 뇌에 물리적·화학적 변화를 일으킨다. 어제의 뇌와 오늘의 뇌가 다른 것이다. 내담자가 상담 현장에서 접하는 깊이 있고 의미 있는 도전적 경험은 새로운 뇌 연결망을 만들어 내고, 이로써 내담자가 현재의 문제 상황에 머물지 않고 변화 가능성에 집중할 수 있게 한다. 

마지막으로, 인간의 뇌를 이해하고 뇌 기반 상담에 적용하는 데 있어 꼭 짚어야 할 점이 있다. 뇌 기반 상담 전문가가 뇌과학자가 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다만 뇌 기능을 이해하고 그 작동 원리를 앎으로써 상담에 매우 효과적이고 실질적인 도움이 된다는 것이 중요하다. 

Kay(2009)는 ‘신경세포들은 인간의 본질을 규정할 수 없으며, 신경전달물질의 결함은 정신장애를 설명해 주지 못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처럼 뇌과학은 여전히 발전 중인 분야이고, 우리가 알고 있는 뇌과학적 지식은 상당한 정도로 추론에 기초한 것이다. 

앞으로 뇌 기반 상담이라는 주제로 뇌의 구조와 기능, 신경과학과 상담이론의 통합, 사회적 기관으로서의 뇌, 불안과 우울의 신경과학, 스트레스와 PTSD 등에 관한 이야기를 이어나가고자 한다. 
 

글_고건영 글로벌사이버대학교 뇌기반상담심리학과 학과장, 마음건강교육지원센터장

참고 자료
• 뇌기반 심리치료, John B Arden, 시그마프레스, 2013
• 상담사를 위한 신경과학입문, Bill McHenry·Angela M, Sikorski·Jim Mchenry 공저, 학지사,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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