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브레인] 한국형 IC-PBL 선도, 한양대 ERICA 전상길 교수

[파워브레인] 한국형 IC-PBL 선도, 한양대 ERICA 전상길 교수

“혁신을 위한 인적자원관리(HRM), ‘Resource’아닌 ‘Respect’”

▲ 전상길 한양대 ERICA 교수


"우리가 현재 대면하고 있는 문제들은 현재의 사고방식으로는 해결할 수 없다. 사고 유형 자체를 바꾸는 새로운 사고방식을 배우지 않으면 안 된다" - 알버트 아이슈타인

기후변화, 생명공학, 인공지능, 암호화폐, 원격학습 그리고 코로나19로 이어진 급변하는 지구촌 변화는 전 세계 대학들에게 인재양성에 관한 ‘새로운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현재 미국에서 최고의 혁신대학으로 빠지지 않는 애리조나주립대(ASU) 처럼, 기업과 사회가 당면한 문제해결에 대학이 함께 머리를 맞대며 생존전략을 모색하고 있다.

산학협력의 모델 대학이자, 한국형 현장연계모델 IC-PBL(Industry-Coupled Problem Based Learning) 선도대학으로 주목받는 대학이 바로 한양대 ERICA. 대학의 연구와 교육이 기업현장의 문제해결 중심으로의 혁신으로 지난 5년간 IC-PBL을 도입해 1,200여개 수업을 이 방식으로 진행했다.

그 과정에서 학부 학생들의 특허가 600여개(창업 관련 비교과 과목 포함) 넘게 나왔다. 한양대 ERICA IC-PBL 교육모델은 현재 타 대학 및 기관의 벤치마킹이 되고 있다. 한양대 에리카 캠퍼스 안에는 현재 카카오 초대형 데이터센터 공사가 한창이다.

이러한 혁신 생태계의 중심에 있는 전상길 한양대 ERICA 경영학부 교수. 전 교수가 2016년 펴낸 '창조경영을 위한 인적자원 관리 길을 묻다'는 기업 임원들의 필독서로 손꼽혔고, 그가 제작한 K-MOOC 강좌는 해외 대학에 수출되기도 했다. 다음은 한양대 에리카 전상길 교수 연구실에서 나눈 인터뷰 내용이다.


Q. 한양대 에리카는 산학협력의 선도 대학으로 유명합니다. 특히, 기업 현장의 문제를 수업에 직접 도입해서 하는 PBL, IC-PBL 수업은 기업과 대학에서 많은 화제가 된 것으로 압니다. '계약수업'이라는 것 자체가 놀랍습니다.

결국 서로에게 책임감을 부여하기 위해서 입니다. 그냥 형식적으로 협력하는 게 아니라, 서로 적극적으로 문제를 해결해 보자는 의미로 학장, 담당 교수 그리고 기업의 CEO가 한 학기 동안 손을 맞잡는 겁니다.

강원도 정선에 드라마 ‘태양의 후예’ 촬영지로도 유명한 곳이 있어요. 국내 최초로 폐광산을 문화시설로 재창조한 공간인 삼탄아트마인이죠. 2018년 당시 연간 9만명이 찾는 이곳의 문제는 8개월의 비수기에 이익을 극대화하는 방법을 찾는 것이었는데. 우리 학생들이 수시로 거기 강원도 산골까지 왔다 갔다 하며, 대안을 제시했습니다. 서해 끝에서 동해 끝으로 간 셈이고, 당시 언론에서도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산업계 연계를 중심으로 문제해결을 목적으로 하는 IC-PBL 수업에 들어오는 학생들은 각오부터가 달라요. 저는 미 해병대 네이비실처럼 단련합니다. 학생들은 추천도서를 다 읽고 오지 않으면 수업에 들어올 자격이 없어요.
 

▲ 전상길 한양대 ERICA 경영학부 교수

수업에서는 문제해결을 위한 토론과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거죠. 제가 가르치는 건 별로 없죠. 전투 의지가 있고, 두세 과목 이상 포기할 각오 되어 있는 학생들만 오라고 해도 매번 20명 목표인데 넘어갑니다. 당연히 문제를 해결하는 수준과 역량이 달라지죠. 기업들이 당연히 이런 학생들을 뽑을 수밖에 없겠죠.

ERICA캠퍼스에서는 이러한 IC-PBL방식의 수업이 지난 5년간 누적 1,200 여개 과목이 진행되었습니다. 수업에서도 동일한 학과가 아닌 다양한 학과 학생들도 팀을 꾸리게 합니다.

COPE(Creativity,Orginality,Patent,Enterprise)라는 비학위 과정으로 진행되는 창업과목에서는 변리사, 투자자가 함께 학생들의 최종 발표에 참여하여 특허를 받기 위한 조건을 알려 주고 투자자 입장에서 투자를 받기 위한 조건도 코멘트 해줍니다. IC-PBL 형태로 진행되는 이 과정을 통해 지난 5년 동안 학부 학생들의 특허가 600여개가 나왔죠. 또한, 한양대 PBL센터를 별도로 설립해, 모든 단과대학들이 참여하도록 지원합니다. 대학 전체가 산학협력을 위해 존재하게 하는 거죠.


Q. 학생들이 600개 특허라니 대단한데요. 최근 LG화학이 한양대로부터 2차 전지 배터리소재 특허에 관한 400억원 기술이전료 뉴스로 떠들썩 했는데, 대학의 분위기가 맞물려 있는 듯 보입니다. 대학의 혁신과 지적재산권에 대한 교수님의 생각이 궁금합니다.

국내 대학 전체의 연간 기술이전료가 2020년 기준 1천억원에 그치고 있는데, 한양대학교가 단독으로 400억원을 했으니 난리가 났죠. 하지만 이 금액은 하버드 의과대학 한 곳의 기술이전료 수입이 3,600여억원인 것을 감안하면 미국 대학 한 곳의 기술이전료가 국내 대학 전체의 기술이전료 보다 훨씬 많은 실정이죠. 

이제는 한국의 대학은 특허대학으로 가야 된다고 봅니다. 특허는 바로 지식의 집합체이자 결과물이고, 따라서 지식을 사장시켜서는 안 되는 이유이기도 하죠. 대학이 지금 재정난에 허덕이고 지방 사립대가 다 무너지고 있는데 살아날 길은 수업 운영을 혁신적으로 해서 특허를 만들어내는 것, 그것이라고 봅니다. 

여기에 눈을 감고 있는 대학은 문 닫게 돼 있습니다. 지방 사립대학이라도 학생들 교육프로그램을 창조적으로 만들어서 특허 창출할 수 있게 하고, 그 특허를 넘기거나 사용권 계약을 맺음으로써 또 공동연구를 통하여 공동으로 특허를 사용하는 등 대학의 수익창출의 원천을 다변화 해야 함을 의미합니다.

마치 은행이 예대마진 차이에만 의존할 것이 아니라 다양한 상품개발을 하여 수입원천을 다양화하듯이 대학도 이제 시중은행이 하는 고민을 해야 할 때가 왔습니다. 결국 앞으로의 대학은 지적재산권을 기반으로 기업과 사회 문제해결 방향으로 가야 합니다.


Q. 제가 사이버대학 교수로 있다 보니, K-MOOC 개설강좌에 관심이 갔습니다. 싱가폴의 경영대학에서 정규과목으로 선정해 사용하며 해외로 수출된 첫 번째 강좌인데요. 2016년이면 K-MOOC가 알려지지도 않았을 때인데, 도전하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 K-MOOC 대표강좌에 선정된 전상길 교수의 강좌

책 덕분에 가능했었죠. 책을 출간하고 나니, 막 국가평생교육원에서 K-MOOC가 뜨는 거 보고 지원했죠. 평소 미래교육은 온라인 교육이 되겠구나 감을 딱 잡았는데, 이 책을 끝내고 그런 기회가 오니 당연히 참여하게 된 거죠.

그때 쓴 제안서가 교육부에서 너무 잘 썼다고 ‘표준 포맷’으로 반영되기도 했습니다. 책을 낸 시점에 바로 촬영을 했기 때문에 당연히 최신의 이론과 사례들이 녹아 있는 원격과목이 탄생된 거죠. 

기존 자료를 여기저기 가져다가 쓰는 거라면 좋은 콘텐츠는 나올 수 없다고 봅니다. 인고의 세월을 거쳐 만든 하나의 책이라서 그런지, 그게 기반이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원소스 멀티유스(OSMU)’ 전략의 전형적 예라고 봐요.


Q. 많은 변화의 전환점이 2016년 9월에 출간한 '창조경영을 위한 인적자원 관리 길을 묻다' 저서인 것 같습니다. 교수님께서 2015년 제주도에서 보낸 안식년 때 책 집필을 하신 것으로 아는데, 어떠한 시간을 보내셨는지 궁금합니다.
 

▲ ‘창조경영을 위한 인적자원관리, 길을 묻다’ 표지. 제주대학 옆에 오래된 고송이 지지대로 받쳐놓은 것을 보고 한국 사회를 이 책이 이렇게 지지대로 받치겠다는 뜻을 담았다

위기의식의 출발이었죠. 원래 출판사하고 계약한 것은 2005년인데, 근데 그동안 학교 보직 맡고 민간 및 공공부문의 자문위원을 맡으면서 집중적으로 저술할 시간을 확보하지 못하였는데 이번 안식년 놓치면 영원히 못 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기존에 나와있는 인사관리 책들이 너무나 재미가 없고 법전을 읽는 것 처럼 딱딱했습니다.  그래서 뭐라고 그럴까, 이론과 재미있는 사례를 계속 연결하면서 독자들의 흡수 능력을 키워주는 책을 내고 싶었습니다. 마치 스펀지 처럼요.

그리고 그냥 기존의 인사조직 이론이 아니라 정치학, 심리학, 경제학 등 다양한 융합의 관점에서 쓰려다 보니까 다른 책과는 확연하게 차별화된 내용을 얘기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이 책을 내기까지 거의 12년이 걸렸어요.

제주에 꼬박 1년을 있었는데, 처음 3개월 정도는 정말 제주의 산하를 누렸어요. 책에 대한 다양한 접근을 시도하였지요. 이 개념은 이렇게 연결하고, 저 개념은 전혀 다른 관점에서 통합해 보는 등 제주의 산하를 걸으면서 머리 속에서는 다양한 통합의 시도를 하였지요. 제 머리 속은 그 결과를 마인드 맵으로 정리를 하고 있었습니다. 머리 속에서는 jigsaw puzzle의 조각을 맞추어 가고 있었지요

제주에서 책을 쓰다 보니까 구성도 다르게 접근하게 되었습니다. 책에 제주 올레길 개념을 도입했어요. 이론 올레길, 고전 올레길, 현장 올레길. 예를 들어, 조선 시대의 승진승급 제도를 어떠했는지 보려면 고전 올레길로 가는 식이고, 평가시스템에 있어 옛날 유럽에는 어떠했는지도 보고, 동서양의 산업 현장도 들어가 보는 식으로 세 개의 올레길이 펼쳐지는 식이죠. 그리고 주제에 적합한 멋진 시도 넣으려고, 제주에서 서울에 올라와서 지하철역 스크린에 있는 시를 찾아다니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런 식으로 책을 내려다보니, 배추를 절여서 소금물 빼는 것처럼 사람이 파김치가 되어 버렸죠. 정말 많은 공을 들였던 것 같습니다. 책 쓰고 목 디스크, 허리디스크까지 병원비가 더 나왔어요. 디스크 수술도 하고 아주 고통스러운 나날들을 보냈죠. 

독일의 작가인 프란츠 카프카는 "책이란 우리 안의 얼어 붙은 바다를 깨는 도끼여야 한다"라고 했었죠. 기존의 지식에 도전하지 못하는 평범한 책 같으면 아예 내놓지도 말라는 얘기로 받아 들였고 그 입장에서 저술을 하려고 애를 썼습니다.

적지 않은 독자들로부터 이런 책을 내어 주어 고맙다는 메일을 받고 큰 위안이 되었습니다. 책의 수익금의 일부는 제 지도교수께서 돌아가신 이후 기술혁신 및 인사조직 분야를 연구하는 국내 박사과정 학생들을 위해 제자들이 만든 인수장학회기금으로 기부하였습니다.  


Q. ‘창조경영’을 강조하십니다. 대학 변화와 개혁에 있어 원동력을 무엇으로 꼽을 수 있을까요.

우리 기업이 창의성이 없는 기업이 아니에요. 삼성전자, 현대차를 비롯해 글로벌 강소 기업들 보면 굉장히 창의적인 기업인데 그런 창조성을 발휘할 환경이 만들어져 있지 않았죠. 그런데 지금의 저성장 시대는 오히려 우리 국민들의 역량을, 우리 기업의 역량을 시험하는 ‘창의성으로 도약할 수 있는 기회를 줬다’라고 저는 보고 있습니다. 

어느 곳이든 혁신은 어렵습니다. 그 핵심은 경영진의 탁월한 안목 그리고 창조적 소수자들의 협력이라고 봅니다. 한양대는 서울 캠퍼스는 연구 중심, 에리카는 산학협력. ‘에리카 웨이’를 제시해서 산학협력 분야에서는 한국을 선도하고, 세계와 협력하는 방향을 계속해서 가져온 것이 교수들을 그 방향으로 움직이게 했죠.

이러한 흐름이 2016년 대학가 최대 지원사업이었던 프라임(산업연계 교육활성화 선도대학) 사업 대형부문(수도권 3개대학)에 선정되면서 3년간 450억원의 국고를 지원 받도록 했습니다. 그걸로 하드웨어를 모두 바꾸었는데, 소프트웨어가 필요했고. 이미 준비를 해왔던 PBL 수업을 기반으로 접목했던 것이죠.

매 수업 모든 과목을 PBL로 하고 있는데, 그걸 하지 않으면 저는 학생들한테 죄를 짓는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이 학생들의 문제해결 역량을 키워주는 것. 이것은 학생 혼자만이 고민해서 되는 것이 아니라 동료들간의 협력을 통한 지적인 상호침투를 수시로 함으로써 가능해지면 종국적으로 학생들의 사회적 지능을 향상시켜 줄 수 있게 되지요.  

집단 지성을 만들어내고 상호 관련성을 통해서 자기가 배우고 경험하고 깨닫게 되고 문제를 해결하고 산출물을 만들어내도록 하는 것. PBL로 무장한 졸업생들은 기업들이 알아차리죠. 살아있는 지식과 경험이니까요.
 

▲ 전상길 교수 연구실에는 아이슈타인 사진이 많다.

Q. 코로나 기간에 한국은 국가 브랜드가 가장 비약적으로 상승한 국가가 되었습니다. 한국을 바라보는 시선도 바뀌었고. 한국의 어떤 점이, 한국만의 콘텐츠 경쟁력, 인적자원계발 등 어떤 식으로 바라봐야 할까요.

대한민국이 물적, 심적으로 침체되어 있는 요즈음에 적절한 질문이라고 생각합니다. 한국 사회처럼 갈등 지수가 높은 국가가 없어요. OECD 국가 가운데 가장 행복 지수가 낮은 쪽이고, 갈등 수준이 높은 쪽에 가 있는 국가가 한국인데.

이것을 뒤집어 생각해보면 이러한 악조건이 우리만의 경쟁력 있는 콘텐츠를 만들 수 있는 기회공간 이라고 생각해요. 그런 점에서 지금의 우리 사회의 불행해 보이는 모습도 희망의 에너지를 창조하는 사회적 문화적 기반으로 이해하고 싶어요.

이번에 파친코 같은 아주 그 가슴 아픈 역사를, 역사로만 그칠 것이 아니라 우리만의 문화 작품으로 만들어내는 그러한 지적 가공 과정. 이제 우리 한국적 콘텐츠를 만들 수 있는 기회가 온 거죠. 어떻게 자기 직무에서 정말 감동을 주는 공감하는 콘텐츠를 만들어내는가. 여기에 앞으로 한국의 미래가 달려 있다고 봅니다.

우리는 독특한 시각을 만들어낼 수가 있어요. 우리 문화, 우리 역사, 우리 사회에서의 집단 갈등을 창의성으로 승화시키는 민족이에요. 그런 면에서 우리 민족은 대단하다고 봐요. 갈등을 갈등으로만 보지 말고, 국가적인 에너지를 승화시키는 기회로 보는 거죠. 또 그렇게 해왔고.

그래서 나는 행복과 불행, 뭐가 행복이고 뭐가 불행인지 기준이 이제는 흔들려요. 불행이 행복의 씨앗이고, 또 행복이 불행의 씨앗이 되죠. 그래서 행복과 불행의 쌍곡선, 마치 DNA 나선구조처럼 우리 사회를 지배하고 관통하고 있어요. 


Q. <브레인> 애독자시기도 한데. 인적자원개발에 있어 ‘뇌’에 대한 관심과 공부가 남다르신 것으로 압니다. 특별한 계기가 있으신지 궁금합니다.

‘Creative Program Solving’. 창의적 문제해결 방법론에 대한 학습을 오래전부터 해왔죠. 알고 보니, ‘Whole Brain Theory(전뇌이론)과 밀접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이에 관한 경영학적 접근을 하게 된거죠.

공부를 계속하다 보니, 창의적인 문제해결이 일어나는 것 뿐 아니라 더 중요한 거는 ’기업가 정신(enterpreneurship)‘도 결국 이와 연결이 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죠.

하지만, 뇌과학과 경영학 분야의 융합은 비교적 최근의 일입니다. 인사조직 분야에서도 이제 단편적인 응용을 하고 있는 수준에 불과합니다. 


Q. 교수님은 좌우뇌를 통합적으로 쓰시는 것 같습니다. 살아오시면서 달라진 건가요.

저는 본래 우뇌 중심적인 사람이에요. 고대 경영학과 재학 중 동기생들이 어찌 그리 공부를 잘 하는지 적지 않은 좌절을 느꼈지요. A+ 받아 가는 것을 보고 너무 충격을 받았던 기억이 납니다.

그러다가 종로서적에서 당시 창의성에 관한 책을 10여권 사서 집중적으로 탐독을 하게 되었지요. 얘들을 다른 식으로 한번 이겨보자 해 가지고. 그중에는 기억술도 있어요. 기억에 관한 여러 가지 방법론이 있었습니다.

기억하는데 자신이 생기면서 대부분의 두뇌활동은 창의성 개발에 초점을 두어 창의성 수준이 올라감을 체험하였지요. 이런 경험은 큰 딸에게도 전수하였는데 그래서 그런지 놀라운 기억력과 창의력을 보여 주어 현재도 국제기구에서 역량 발휘를 하고 있죠.  
 

▲ 전상길 교수 연구실은 다양한 소품들도 가득차 있다.

나의 모든 노력은 좀 더 다른 각도에서 보는 다른 관점에서 보는데 에너지를 다 쏟는 거예요. 

그리고 마인드맵도 지금도 제가 애용하고 있어요. 어떤 현상을 포착하고, 요약하고, 더 중요한 거는 서로 다른 연결고리를 합성하기 좋죠. 당시에 문제해결을 그렇게 한 것 같습니다.

대학원 시절에는 지도교수님으로 부터 많은 것을 배웠죠. 세계적인 경영학자셨던 故 김인수 교수님한테서 철저함, 완벽함, 일을 끝까지 책임 있게 하는 것 그 일하는 자세를 배웠습니다. 

지도교수님이 김대중 대통령 당시 국가행정개혁위원장을 맡으셨을 때 대한민국의 행정 청사진을 만드신 분이고, 저는 이제 옆에서 조금씩 어깨 너머로 이제 어떻게 의사결정을 하시는지, 국가를 위해서 어떻게 의사결정을 하는 지를 좀 볼 기회가 있었습니다. 정말 뭐든지 꼼꼼하고, 철저하고, 완벽하셨습니다. 그런 분이 또 남모르게 배려심이 남달랐습니다. 이 시대의 거장이자 섬김의 리더십을 가지신 분이셨습니다.


Q. 서로 달리 보이는 것들 연결하고, 다르게 접근하며 새로운 융합적 결과를 만드는 과정을 해오시는 것 같습니다. 결코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 통합적 시각을 갖추는 데 있어, 교수님께서 중요하게 생각하시는 것이 있을까요.

가만히 보면 인생은 미분과 적분을 잘해야 되는 것 같아요. 잘게 나누고, 이거를 통합을 잘 시켜서 마치 직소퍼즐 처럼 어떻게 끼우냐에 따라서 나오는 모습이 다르잖아요. 그게 하나하나가 의미가 있어야 되고 목적 지향적이어야 되는데, 내가 걸어온 많은 길들을 이 벽돌 빼서 다른 벽돌하고 연결을 해보는 시도들, 그게 통합이고 적분이란 말이에요. 

인생에서 뭐가 제일 중요한가. 안목입니다. 사람이나 세상에 대한, 세상의 변화를 보는 안목이 참 중요한 것 같고요. 저 사람은 지금은 하는 일은 이렇지만, 말이나 행동거지로 봐서 이 다음에 크게 될 것 같다는 느낌이 팍팍 오더라고요.

지금 나이 정도 되니까 전에는 그런 거 그 정도까지는 아니었는데 이제는 저 사람은 큰 인물이 되겠다. 그러니까 어느 구름에 비 내릴지 모른다는 딱 그 생각이 드는 거예요. 차림새가 저렇다고 함부로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죠.

또 하나는 균형감각 입니다. 좌로도 우로도 치우치지 않는 이 균형감각이 참 중요한 것 같아요. 당장 어떤 50대 50의 균형이 아니라. 처음에는 조금 균형이 좀 치우쳐 있더라도 시간이 갈수록 전체적으로 균형을 맞춰가는 것. 상황에 따라서 시간이 감에 따라 이걸 조율해내는 것이 중요한 것 같아요.

그 다음에 인간에 대한 존경의 마음으로 보는 것. 인간성에 최고의 방점을 두는 거죠. 인적 자원관리 이쪽을 하다 보니까 그런 생각이 좀 들더라고요. 사실 ‘인적자원관리(Human Resource Management)’이라는 미국에서 시작된 거고. 사실 이것을 ‘Human Respect management’로 바뀌어야 합니다. 인간에 대한 존중이죠.

요즘 MZ 세대와의 소통이 기업에서 중요 이슈로 떠오르고 있는데, 세대에 관계 없이 늘 문제는 있었다고 봅니다. 특별히 지금 세대가 두드러진다고 볼 필요는 없죠.

저는 동료가 됐든, 부인이 됐든, 아이들이 됐든 참 밝은 대화가 정말 뇌 상태를 맑게 하더라고요. 이 사람과 대화하면 더 신이 나는 그런 대화의 수준과 기술을 연마하는 것. 그래서 그것도 또 공부를 했죠. 늘 긍정적으로 보고 그리고 늘 좀 성찰 하려고 하고요.
 

▲ 산학협력 모델 한국형 IC-PBL 선도, 한양대 ERICA 전상길 교수

Q. 올해가 새로운 안식년인데, 무엇을 준비하고 계신지 궁금합니다.

책을 쓰니까 사람이 철이 드는 것 같아요. 쪼가리 지식들을 한번 리뷰를 하고 성찰을 해볼 수가 있으니까요. 그래서 이번 안식년에도 책을 두 권을 지금 준비하고 있습니다.

하나는 정말 ‘비즈니스는 무엇인가’에 관한 책을 공저로 준비하고 있고, 또 하나는 캐나다의 어느 시골 마을 고서점에서 우연히 발견한 책인데 저서명은 'The Natural Laws of Business'(기업의 자연법칙).

인류 역사상 가장 위대한 자연과학 이론을 경영학에 연결한 융복합서 인데, 워낙 방대한 자연과학 분야의 학문들이 융합되어 있어 대단히 고단한 번역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내가 교수로서 정년 이전의 마지막 책이 그 번역서가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Box] 한양대 ERICA, 한국형 현장연계교육 IC-PBL 선도대학 우뚝
 

산학협력 선도대학의 기치를 내건 한양대(총장 김우승) ERICA는 산업 수요와 사회 요구를 반영한 인재양성 교육모델로 2016년부터 ERICA IC-PBL(Industry-Coupled Problem-Based Learning)을 도입, 지역사회와 기업과 연계해 대학의 새로운 교육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한국형 현장 연계 모델’ IC-PBL은 산업체, 지역사회, 대학의 연계를 통해 학습자가 현장에서 발생하는 실제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교육방식. 학생들은 ERICA IC-PBL을 통해 실무 능력을 익히고 실제 취업과 창업을 통해 졸업 이후의 삶을 설계해간다. 또 산업체의 경쟁력을 높이고 지역사회와 연계하는 산‧학‧연 네트워크도 강화해가고 있다.

한양대 ERICA IC-PBL 교육 모델은 타 대학, 기관의 벤치마킹의 대상이 되고 있다. 고등교육의 혁신을 주도하고 있는 애리조나주립대 모델처럼 ERICA IC-PBL TIP과 IC-PBL 컨퍼런스를 활용한 우수 사례, 수업 운영 전략이 공유되고 있다.

정리. 장래혁 편집장 | 사진. 김경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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