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교육 코칭] 아이는 완벽한 부모보다 잘 웃어주는 부모를 원한다

[뇌교육 코칭] 아이는 완벽한 부모보다 잘 웃어주는 부모를 원한다

브레인 104호
2024년 05월 01일 (수)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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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육과 교육에는 정답이 없다고 합니다. 
그럼에도 아이를 양육하는 보호자와 교육자들은 늘 답을 찾기 위해 고민하고 질문합니다.
아이에 대한 관심이 클수록 고민과 질문도 깊어지죠. 그에 뇌교육 전문가가 도움말을 드립니다. 
 

▲ Getty Image


Q. 모든 부모와 아이가 기질이나 성향이 제각각이어서 훈육방법이 같을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럼에도 훈육의 가장 중요한 원칙이나 꼭지켜야하는 기본이 있다면 알려주세요.


아이에게 규율과 원칙을 가르치는 일은 부모와 사회의 책임

훈육訓育(가르칠 훈, 기를 육)은 사람이 마땅히 지녀야 할 품성이나 태도를 가르치고 기른다는 뜻입니다. 큰소리로 화를 내며 윽박지르거나 체벌로 아이를 두렵게 하여 잘못된 행동을 멈추게 하는 것이 아니라, 아이가 자신의 행동을 스스로 수정하고 개선할 수 있도록 말로써 돕는 일입니다. 

지난 호에서 훈육에 대한 오해와 떼쓰는 아이를 훈육하는 법, 긍정 훈육법의 효과에 대해 말씀드렸는데, 그에 이어 효과적인 훈육 방법에 대해 좀 더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먼저 훈육은 아이 기를 죽이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기를 펼 수 있도록 돕는 가장 중요한 부모의 역할이라는 것을 기억하시면 좋겠습니다. 새로운 게임을 배운다고 생각해볼까요? 게임의 규칙을 들어본 사람과 처음 경험하는 사람, 둘 중에 누가 더 자신감 있게 게임에 임할까요? 당연히 규칙을 아는 사람이 게임을 더 잘 이끌어가겠지요. 

단순한 게임보다 훨씬 복잡한 세상을 살아갈 우리 아이들에게 사회에서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규율과 원칙을 가르치는 일은 부모와 사회, 그리고 국가의 책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아이는 본래 18개월 전후부터 부모 말을 안 들으려 합니다

우리 인간은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평생을 배우면서 살아갑니다. 단순히 지식을 배우는 것에 그치지 않 고 경험이 쌓이면서 지혜를 익힙니다. 부모들은 아이들보다 20~30년 이상 먼저 배운 사람들입니다. 부모가 아는 것을 아이가 당연히 알고 있다고 생각해서는 안 되겠지요. 영유아기의 아이들은 이제 배움을 향한 첫발을 떼는 것이니 하나하나 차근차근 인내심을 갖고 알려줘야 합니다.

사람들과 더불어 살아가면서 해도 되는 일과 해서는 안 되는 일을 구분해내는 것, 하고 싶어도 하면 안 되는일은자제하는것,하기싫어도해야하는일은해낼줄아는마음의힘을키우는것은아이인생의 기초를 다지는 매우 중요한 일입니다.

아이들이 부모의 말을 잘 들어주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정말 신기하게도 대부분의 아이는 18개월 전후 로 말을 안 듣기 시작하면서 부모의 한계를 시험하는 듯합니다. 엄마랑 다른 독립된 인격체임을 알리고 싶은 거겠지요. 

이런 일련의 과정이 우리 아이의 자아가 건강하게 잘 발달하고 있다는 것이니 받아들이 는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부모와 자녀의 갈등이 시작되면서 관계가 틀어져 부모는 육아 에 지치고 아이는 세상이 재미없어집니다.

부모는 아이에게 흔히 이렇게 말하곤 합니다. “넌 한번 말하면 알아들어야지, 어떻게 몇 번을 얘기해도 바뀌는 게 없어?” 그런데 어른인 부모도 배우자의 말을 알아듣고 곧바로 행동이 바뀌나요? 우리 자신도 ‘이제부터 안 그래야지’, ‘내일부터는 달라져야지’ 하고 매번 다짐하지만 행동을 바꾸는 일이 어디 그렇 게 쉽던가요?

왼손으로는 세모, 오른손으로는 네모를 동시에 그려보세요. 마음대로 잘 되나요? 내 몸도 내 마음대로 안 되는데, 어떻게 나 아닌 다른 사람을 내 마음대로 할 수 있을까요. 부모 교육을 진행하는 자리에서 한 참가자가 하신 말씀이 기억나네요. “아, 맞아요. 우리 부모님도 ‘내 입안의 혀도 물리는데’라고 하셨어요.”
 

아이가 떼를 쓰면 왜 화가 날까요?

훈육의 목적은 무엇일까요? 자녀가 세상에서 ‘건강하고 행복한 자신의 삶을 주체적으로 살아가도록 돕는 것’입니다.

아이들이 막무가내로 떼를 쓰면 부모는 왜 화가 날까요? 아이에 대한 걱정이 많아 그렇습니다. 떼쓰기가 습관이 되어 성격이 나빠지지는 않을지 염려하는 마음이 커지기 때문이죠. 

그다음 이유는 너무나 바쁜 일상으로 심신이 지친 부모가 아이의 떼쓰기 직전의 징조를 알아차릴 여유 가 없고, 떼쓰기에 차분하게 대처할 여력이 없기 때문입니다. 또한 부모 자신도 좋은 부모가 되고 싶은데 버럭버럭 화내는 자신에게 실망하여 자신에게 더욱 화가 나서 그러기도 합니다.

또 다른 이유는 부모 자신이 어린 시절에 속상하고 슬프거나 화가 났을 때, 공감보다는 ‘울지마’, ‘화내지 마’하고 혼이 났던 경험만 있어서입니다. 부모 스스로 부정적 감정은 나쁜 것이라는 편견을 갖게 된 것 이지요.
 

떼쓰기에 대응하는 방법
아이들이 떼를 쓰는 원인에 따라 대응하는 방법을 알아볼까요?

● ‘내가 할 거야’ 떼쓰기

자기 스스로 해보겠다며 주위의 도움을 거절하는 경우입니다. 이때는 ‘우리 아이의 자율성이 잘 자라고 있구나’라고 생각하면서 조금 기다려주세요. 충분히 기다릴 시간이 없거나 아이에게 버거운 일이 분명 하다면 아이가 눈치채지 못하게 살짝 도와주는 등의 지혜가 필요합니다.

● ‘이거 할래’ 떼쓰기

뭔가를 하겠다고 떼를 쓰는 경우, 그것이 아이 자신이나 다른 사람에게 위험한 행동이라면 즉시 단호하게 “안 돼!”라고 제한해야 합니다. 공공 규칙을 따르지 않으려 할 때도 차분하고 단호하게 “그건 안 되는 거야”라고 하고, 좌절한 아이가 속상할 권리를 인정해주시면 됩니다. 

위험해서가 아니라 부모가 아이의 요구를 들어줄 상황이 안 되는 경우도 있을 수 있지요. 그때는 아이에게 공감을 해주면서 “네가 그걸 하면 좋겠지만 000 때문에 지금은 해줄 수가 없어”라고 이해를 구하세요. 그런 다음에는 속상해하는 아이를 위로하며 기다려주어야 하겠지요. 

● ‘다 싫어’ 떼쓰기

다 싫다며 막무가내로 떼를 쓰는 경우라면 아이가 혼이 난 경험이 너무 많은 건 아닌지 살펴봐야 합니 다. 아이가 보이는 행동 이면의 욕구는 언제나 부모의 관심과 사랑이지요. 윽박지르거나 포기하는 모습 을 보이지 말고, 곁에서 기다려주세요.
 

감정에는 공감, 행동에는 한계를 설정해주는 것이 훈육의 기본

아이에게 훈육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부모님에게 말씀드리면, 아이의 부정적인 행동이나 감정 표현에 대한 모든 상황에 훈육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시는 경우가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떼쓰는 원인을 먼저 파악하고, 그에 따라 훈육이 필요한 상황인지를 판단해야 합니다.

아이 자신과 다른 사람을 위험에 빠트릴만한 행동인가? 위험한 행동이라면 즉시 제동을 걸어야겠지요. 아이가 모르고 한 행동이라면 위험하다는 것을 알려주면 되지만, 알면서도 같은 행동을 반복한다면 단호한 훈육이 필요합니다. 

공공 규칙에 어긋나는 행동인지도 살펴야 합니다. 사회 질서나 공공 규칙을 어릴 때 배우지 않으면 또래 관계나 단체생활에서 어려움을 겪을 수 있습니다. 잊지 마세요. 훈육의 기본은 감정에는 공감, 행동에는 한계를 설정해주는 것입니다.
 

훈육의 포인트

훈육을 할 때 중요한 포인트가 있습니다. 아이가 자발적으로 자신의 감정을 추스를 수 있는 시간을 주고, 스스로 선택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는 것입니다. 부모가 강압적인 태도로 아이를 억눌러 결과를 얻는다면, 부모는 문제를 해결했다고 생각하겠지만 아이는 억울함과 분노만 키우게 됩니다. 

반대로, 떼쓰기 방식으로 욕구가 해결된 경험이 많은 아이는 친구들을 비롯한 세상의 모든 일들이 자기 마음대로 되지 않으면 짜증을 부리고 화를 냅니다. 스스로 자신의 감정을 조절하는 경험이 아이의 자율성과 자신감을 키웁니다. 
 

효과적인 훈육의 기술
훈육을 더 효과적으로 할 수 있는 방법을 알아봅니다.

● 일단 멈추고 지켜보기

훈육할 때 부모는 아이에게만 집중해 화를 내거나 노려보며 혼내는 말을 계속하지 않아야 합니다. 아이에게는 부모의 말이 잘 들리지도 않고, 부모의 말이 많아지면 훈육의 힘이 약해지기 때문입니다. 부모가 동요하지 않는 눈빛으로 “멈춰! 멈출 때까지 기다릴 거야” 하고 아이에게 말해주고 지켜 보며 기다리세요.

● 15초 심호흡하기

평소에 심호흡하기를 아이와 함께 익혀두세요. 훈육 상황에서 아이에게 “크게 숨을 세 번 내쉬어” 하면서 심호흡을 하게 하고, 부모도 같이 합니다. 심호흡으로 감정을 가라앉히면 아이도 부모도 자신을 좀 더 잘 조절할 수 있습니다.

● 짧고 단호하게 말하기

상황이 조금 진정되면 “바르게 앉아”하고 짧게 지시합니다. 아이가 이 지시에 따르면 “아무리 화가 나도 때리는 건 절대 안 돼. 알았지?”하고 다시 한번 짚어 줍니다. 아이의 욕구와 감정은 존중하되, 말은 짧고 단호하게 하는 것이 좋습니다. 

● 안아주기

훈육을 마무리할 때는 아이를 꼬옥 안아줍니다. 이때도 말을 많이 하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특히 “엄마가 미안해”라는 말은 하지 마세요. 아이가 훈육의 상황이 엄마 때문에 생긴 거라고 오해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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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육은 단호하게, 평소에는 잘 웃어주기

훈육을 잘하는 것도 좋지만 일상에서 훈육의 상황을 자주 만들지 않는 것이 더 좋겠지요?얼마 전에 아들 둘을 키우는 어머니와 상담 중 “큰아들 때문에 미칠 것 같다”고 하소연을 하셔서 “몸에 힘을 빼고 그냥 아이들을 볼 때마다 웃으세요. 자꾸 웃다 보면 거짓말처럼 아이들이 엄마 말을 잘 듣게 됩니다”라고 말씀드리면서 ‘나와 아이를 살리는 건강 웃음법’을 추천해드렸습니다. 

‘웃어버린다’, ‘웃어넘긴다’고 하죠. 이 말에 큰 지혜가 담겼다고 생각합니다. 훈육은 단호하게 하고, 평소에는 아이에게 잘 웃어주는 부모. 힘든 일도 잘 웃어넘기는 부모가 되기를 제안 드렸는데, 2주일 만에 얼마나 표정이 밝아지고 예뻐지셨는지 제가 뿌듯했습니다.

제 어린이집에서는 ‘긍정훈육 습관 만들기 일주일 챌린지’를 하면서 ‘웃음감사운동’을 진행했습니다. 아침에 일어나면 일단 웃고 보자는 마음으로 웃기, 저녁에 잠자리에 들면서 감사한 일 생각하기, 일상의 훈육 사례 등을 매일 카톡방에 공유하고 피드백을 나누며 진행한 프로그램입니다. 

운동도 매일 해야 근육이 생기듯 웃음감사운동도 꾸준히 반복하면 웃음 근육, 감사 습관이 생깁니다. 웃음감사근육은 자녀에게 최고의 유산이 되지 않을까요? 아이들은 완벽한 부모를 바라는 것이 아니라 잘 웃어주는 부모를 원한다는 사실을 꼭 기억하시면 좋겠습니다.

글_김명은
늘푸른어린이집 원장. 글로벌사이버대학교 뇌교육학과 특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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