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동생 안 때렸단 말이에요. 정말이에요. 진짜라구요. 하느님께 맹세해요!”
동생을 때려서 울리고는 아이가, 화가 난 엄마 앞에서 변명하는 말이다. 엄마는 직관으로 아이가 거짓말을 하고 있음을 누구보다도 잘 안다.
▲ 두뇌 변연계의 특징을 보면 아이가 거짓말을 해서라도 인정과 사랑을 받고자 하는 것이 인간 두뇌의 자연스러운 욕구이다. <사진=Pixabay 이미지>
엄마의 뇌는 아이가 진실을 말하는지 거짓을 말하는지 직관으로 알아낸다. 직관은 이성을 넘어서 논리적인 절차 없이 모든 걸 순식간에 알아채는 번뜩이는 통찰력이다. 우리 뇌에는 직관하는 능력이 있어 명백하지 않거나 논리적으로 정당하지 않는 정보를 빠르게 그리고 바르게 처리할 수 있다. 이는 인간이 환경에 적응해 온 하나의 수단이기도 하다.
거짓말을 연구하는 심리학자들은 사람들이 거짓말을 할 때 말을 하다가 중간에 대화가 끊긴다거나, 빠르게 대답하려고 하기 때문에 유연성이 없고, 긴장하기 때문에 자세도 뻣뻣하며, 말이 짧고 미소도 감소된다고 한다. 무엇보다도 손가락을 움직인다거나 자신의 신체를 무의미하게 만진다든지 상대방의 발언을 긍정하는 몸짓언어를 하게 된다고 한다. 이처럼 본심을 감추고 거짓말을 할 때는 여러 가지 신체의 사인이 나오게 된다.
뇌과학적 연구결과에 따르면, 거짓말을 처음 할 땐 뇌 편도체 활동량이 급증한다고 한다. 이는 정서적으로 찔리는 감정이라고 볼 수 있다. 이로 인해 그 다음의 거짓말을 하는 데 일정한 제동이 걸린다. 그러나 그 다음에 또 거짓말이 반복될수록 편도체 활동량은 점차 줄어드는데, 이는 거짓말을 반복하면 할수록 눈덩이처럼 커진다는 실증적 증거를 보여주는 것이다.
거짓말은 상대방을 기분 나쁘게 하여 인간관계에서 신뢰를 잃게 되기 때문에 거짓말을 하는 것은 큰 부담으로 작용한다. 따라서 거짓말은 스트레스를 초래하고 몸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하는가? 싫은 것은 싫다. 무리한 것은 무리다라고 자신이 먼저 인정하고 타인에게 솔직하게 의사표현을 하는 것이다. 결국 정직하게 사는 것이 최선이다. 정직성을 몸에 익히면 거짓말할 이유가 없어 무거운 마음도 사라지고 인간관계도 개선될 수 있다.
▲ 아이가 거짓말을 한다면 아이에게 인정과 사랑을 충분히 주고 있는지 한번쯤 돌아볼 일이다.<사진=Pixabay 이미지>
아이들의 경우 보통 2~3세에 전두엽이 발달되면서 아이의 기억력과 공감능력, 통제력, 언어표현능력 등 다양한 능력이 발달한다. 이러한 능력들은 거짓말을 하기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지적 능력들로 발달과정에서 자연스레 아이의 연령에 따라 거짓말을 하는 유형과 특징들이 달라진다.
아이가 거짓말을 하는 모습을 발견했다면, 무조건 걱정할 것이 아니라 자연스러운 성장신호로 인정하고 차분하게 아이의 마음을 헤아리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아이들은 부모님을 실망시키고, 혼이 나는 것을 두려워한다. 자신이 어떠한 일에 실수하고 실패했을 때, 부모님은 화를 낼 것이고 실망할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에 자신의 약점을 감추려고 거짓말을 하게 된다. 아이들은 이성적 사고보다 감정적인 욕구가 크고 스스로 욕구를 통제할 능력이 미숙하기 때문에 이를 충족시키기 위해 거짓말을 하게 된다. 또한, 부모가 무심코 하는 선한 거짓말을 따라하면서 배우기도 한다.
아이의 거짓말 어떻게 해야 할까? 먼저 아이에게 상황을 설명할 시간을 충분히 주고, 사실대로 말할 때 인정해 주어야 한다. “정직하게 얘기해줘서 고마워”라고. 사실대로 말한 것에 부모가 화를 낸다면, 아이는 정직하게 말하는 것에 두려움을 느끼고 또 거짓말을 하게 된다.
또한, 아이의 속마음을 헤아려 주어야 한다. 아이가 하는 거짓말의 대부분은 부모의 관심을 끌기 위한 것이기 때문이다. 인간 변연계의 목적은 인정과 사랑을 받는 것이다. 인정과 사랑이 고플 때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거짓말을 해서라도 인정과 사랑을 받고자 하는 것은 발달 과정 중에 있는 인간 두뇌의 자연스러운 욕구이다. 부모들은 이를 인정하고 아이들에게 인정과 사랑을 충분히 주고 있는지 한번쯤 되돌아 볼 일이다.
글. 국제뇌교육종합대학원대학교 상담심리학과 오주원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