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교육 프로그램, 감정노동자들의 스트레스를 해소하다!"

"뇌교육 프로그램, 감정노동자들의 스트레스를 해소하다!"

브레인 60호
2016년 10월 06일 (목)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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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글로벌사이버대 뇌교육융합학부 오창영 교수
서울대학교병원과 함께 감정노동자들을 대상으로 한 온라인 뇌교육 프로그램 논문 국제학술지 게재
9월 일본에서 열린 제3회 글로벌 멘탈헬스 세미나에서도 뇌교육과 스트레스 주제로 초청강의 진행


제3회 글로벌 멘탈헬스 세미나가 지난 9월 10일(오사카대)과 11일(도쿄대) 일본에서 열렸다. IBREA JAPAN(아이브레아 재팬)이 주최한 이번 세미나는 ‘뇌교육을 통한 성인과 청소년의 정신 건강 관리’를 주제로 2부로 나누어 진행되었다.

1부에서는 ‘제2의 뇌’라 불리는 장 건강과 정신 건강의 상관 관계를 전문가들의 특별 강연으로 풀어냈고, 2부에서는 뇌교육을 통한 청소년의 정신 건강 관리에 관한 최신 동향을 살펴볼 수 있었다.

1부에는 이 분야의 전문가들이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10일 오사카대학에서는 일본을 대표하는 장내 미생물 전문가인 벤노 요시미 박사가, 11일 도쿄대학에서는 소장과 면역에 관한 일본 최고 전문가인 후지타 고이치로 도쿄대 치대 명예교수가 강의했다.

▲ 글로벌사이버대 뇌교육융합학부 오창영 교수

이들과 함께 뇌교육 프로그램으로 최근 국제학술지 ‘플로스원(PLOS ONE)’에 논문을 게재한 오창영 교수(글로벌사이버대 뇌교육융합학부)가 1부 초청강의를 했다. 세미나가 열리기 전인 9월 7일 글로벌사이버대 서울캠퍼스에서 오 교수를 만났다.

"뇌교육, 스트레스 관리에 효과가 있다는 것이 확실히 검증되었다!"

ㅡ감정노동자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인터넷 기반 온라인 심신힐링 뇌교육 프로그램에 관한 논문이 국제학술지에 게재되었다.

"트라우마나 스트레스 등으로 고생하는 이들을 중재하기 위해 정신 건강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들은 이미 존재한다. 그런데 이번 논문에 등장하는 뇌교육 프로그램은 실제 감정노동자들이 온라인으로 접속해서 8~10분만 프로그램을 따라 해도 스트레스가 감소하고 정서 조절능력과 회복 탄력성이 향상되는 효과가 '분명하게' 나타났다는 점이 의미가 있다. 뇌교육 프로그램이 스트레스 관리에 효과가 있다는 것이 확실히 검증되었다."


이번 논문(제목 : The Effects of an Online Mind-Body Training Program on Stress, Coping Strategies, Emotional Intelligence, Resilience and Psychological State)은 지난 8월 1일 국제학술지 ‘플로스원'에 게재되었다. 글로벌사이버대학교(총장 이승헌)와 서울대학교병원이 공동으로 연구했다. ‘플로스원’은 SCI급으로 1년에 10만 개의 논문이 발행되는 세계에서 가장 큰 온라인 저널이다. 과학 및 의학, 기술 관련 논문이 많이 발행되고 있다.

연구는 42명의 감정노동자를 대상으로 8주간 매일 8~10분간 온라인 심신 힐링 뇌교육 프로그램을 시행한 후 효과를 검증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졌다. 프로그램은 뇌간, 대뇌변연계 및 대뇌피질의 기능을 강화시켜 스트레스를 감소시키고, 정서 조절 능력 및 스트레스 대처 능력을 강화시키는 내용으로 구성되었다. 

▲ 국제 학술지 '플로스원(PLOS ONE)'에 게재된 뇌교육 프로그램 논문

ㅡ온라인으로 프로그램을 설계한 특별한 이유가 있나.

“학교(글로벌사이버대)에서 지속적으로 감정노동자들을 위한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있었다. 그런데 전체 임금근로자의 80%에 해당하는 그 수많은 감정노동자들을 모두 만나서 뇌교육을 전할 수는 없지 않나. 그래서 10분 정도 여유만 있다면 언제 어디서나 혼자서도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필요하다고 보았다.

대형 병원 간호사들을 두 그룹으로 나누어 연구를 진행한 결과, 매일 10분씩 8주간 온라인 뇌교육 프로그램을 훈련한 그룹의 스트레스나 부정적 감정의 해소, 정서조절능력이 향상되었다. 또한 문제 해결 능력, 회복 탄력성 등 스트레스 대처능력이 뚜렷하게 향상되는 결과를 보였다."


'갑질(갑을 관계에서 우위에 있는 사람이 하는 부당 행위)'이 우리 사회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 백화점을 찾은 손님들이 서비스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직원의 무릎을 꿇리는가 하면, 뺨을 때리는 등 폭력을 행사하는 일도 있었다. 서로 얼굴을 보지 않는 전화 통화나 인터넷 공간에서는 갑질이 더욱 심해진다.

문제는 이런 '갑질'이 우리 사회에 너무 만연해 있다는 것이다. 오 교수가 진행한 감정노동자들을 위한 이번 연구가 시사하는 바가 큰 이유도 여기에 있다. 과도한 업무 환경 속에서 환자의 생명과 직결되는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감정노동자인 간호사의 스트레스 관리에 유의미한 효과가 나타났기 때문이다.



ㅡ갑질 논란이 심각해지면서 자연스레 우리 사회 '감정노동자'에 대한 관심도 증가하고 있다.

"대한민국의 산업 구조를 보면 그럴 수밖에 없다. 서비스업인 3차 산업이 전체의 77%를 차지한다. 한 발표에 따르면 1,100만 근로자 중 800만 명이 서비스직에 종사하는 감정노동자로 추산된다.

다시 말해 누구나 갑질의 피해자 혹은 가해자가 될 수 있다. 간호사는 물론이고, 서비스센터나 콜센터 직원, 식당 종업원, 버스나 택시 운전사, 마트 직원들 모두 감정노동자다. 회사에서 직장 상사가 부하 직원을 감정적으로 대한다면 이것도 감정노동이다.

감정노동 자체가 문제는 아니다. 그로 인해 생겨나는 스트레스가 과도해지는 것이 문제다."

▲ 지난 9월 11일 도쿄대에서 진행된 '제3회 글로벌 멘탈헬스 세미나' 현장. 이틀간 관련 전문가 및 일반인 800여 명이 참석해 멘탈헬스에 대한 일본의 높은 관심을 볼 수 있었다.

ㅡ교수님도 스트레스를 받는가.

"(웃음) 당연하다. 노동 강도나 사회적 위치에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교수도 역시 교육 서비스업 종사자다."


ㅡ사회적 위치에 따라 감정노동에 따른 스트레스의 차이가 나는 이유는 무엇인가.

"사회 구조적인 문제다. 한국 사회는 경쟁을 통해 등수 매기기를 좋아한다. 그러다 보니 사회적 신분이 높은 사람들은 '나는 경쟁에서 이긴 뛰어난 사람'이라는 인식이 있다. 그렇다 보니 상대적으로 지위가 낮거나 열세에 있는 사람들에게 응당한 대우를 요구하게 되는 것이다.

'감정노동'이라는 말은 서비스업이 가장 확대된 미국에서 만들어진 단어다. 그런데 이 감정노동으로 인해 일어나는 대처 방안이나 인식, 사회적 현상은 한국에서 더 심하게 나타난다. 한국에서 특히 '서열'을 중시하고 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한다."


감정을 상품화해서 판매하는 서비스업이 만연한 시대, 감정노동은 피할 수 없다. 그렇다면 감정노동에 따라오는 스트레스는 어떻게 관리해야 할까. 오 교수는 스트레스 관리를 위한 3단계 질문을 제시했다.

[1단계] 나는 무엇으로부터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가? : 스트레스를 일으키는 원인이 무엇인지 정확히 인식하는 단계
[2단계] 이것이 정말 내게 심각한 스트레스를 주고 있는가? : 약간의 스트레스는 몰입, 흥분, 기쁨을 일으킨다. 문제는 스트레스가 적정선을 넘어가는 것. 2단계에서 감정노동을 합리적인 커뮤니케이션 과정에서 일어나는 과정이라고 받아들일 수 있다면 괜찮다.

[3단계] 내게 이 스트레스에서 벗어날 수 있는 자원/역량이 있는가? : 긍정적인 에너지, 낙관적인 사고방식, 신체적 건강이 필요한 단계. 유사한 스트레스가 닥쳤을 때 나는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 살펴보아야 한다. 기존대로 반응했을 때 문제가 해결이 안 되었다면 계속해서 새로운 스트레스 해소 방법을 찾아 시도해야 한다.



ㅡ뇌교육의 관점에서 스트레스는 어떻게 관리할 수 있나.

"대게 힘들고 슬프고 기쁘고 화나는 감정이 생기면 그 감정이 자기 자신이라고 여기게 된다. 그렇게 되면 스트레스 관리가 힘들다. 감정을 나 자신과 분리할 수 있으면 된다. 뇌교육에서 강조하는 지점이다.

감정은 내게 다가오는 상황을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같은 스트레스 상황이라도 어떤 사람은 '괜찮아. 감당해낼 만하다'고 보는가 하면, 다른 사람은 사소한 것에도 부담을 갖게 된다.

감정은 내 삶을 구성하는 요소로, '나' 자체가 아니라 '내 것'이다. 이를 삶 속에서 실천하기 위해서는 트레이닝이 필요하다."

▲ 오창영 교수가 지난 9월 10일 오사카대학에서 열린 '제3회 글로벌 멘탈헬스 세미나'에서 감정 노동 최신 연구 성과를 발표하고 있다.

ㅡ실제 감정노동자들 대상으로 그 '트레이닝'을 해온 것으로 알고 있다.

"그렇다. 뇌교육 프로그램이 스트레스 관리에 효과가 있다는 것을 검증받아 지난해부터 안전보건공단과 함께 감정노동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뇌교육에서 30여 년간 이어온 노하우와 프로그램을 종합하여 감정노동자들이 소속된 기관을 대상으로 심신힐링 뇌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뇌체조와 호흡, 명상 그리고 정서적 공감대를 형성하고 소통할 수 있는 시간으로 프로그램을 마련했더니 교육 만족도가 90%를 넘는다. 500명 대상으로 진행했다가 현재 요청이 쇄도하여 700여 명까지 교육이 진행된 상황이다. 교육 트레이너로는 글로벌사이버대 평생교육원에서 감정노동 관리지도사 자격증을 취득한 분들이 활동하고 있다."


ㅡ이번 논문 게재 이후 계획이 있다면.

"글로벌사이버대학교의 뇌교육융합학부는 세계에서 유일한 뇌교육 학사 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감정노동자들을 대상으로 한 뇌교육 프로그램은 물론,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로 힘들어 하고 있는 분들에게도 뇌교육의 효과가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앞으로는 학문적으로도 더욱 성숙되고 다양한 응용 분야에까지 확장될 수 있도록 다른 교육기관에서도 뇌교육 관련 강좌나  프로그램 더 나아가 학과가 개설되기를 희망한다.


글/사진. 강만금 기자 sierra_leon@live.com
사진. 아이브레아 재팬(IBREA JAPAN)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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