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칼럼] 우리가 진정 싸워야할 대상은 동성애도 무신론도 아니다

전은애의 뇌로 보는 세상

미국연방대법원이 지난 26일 동성결혼 합헌이라는 판결 이후, 이를 축하하고 환영하는 분위기 못지않게 이를 반대하는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백악관 공식 페이스북은 동성애자 등 성적 소수자들의 권리를 상징하는 무지개색으로 변경하고 트위터에서 'Love Wins'라는 해시태그를 달아 모든 미국인이 평등할 권리가 이루어졌다며 축하했다. 
▲ 백악관 공식 페이스북과 트위터


버락 오바마 미대통령은 이번 판결을 환영하며 “수백만 명의 미국인들이 이미 그들의 가슴 속에서 믿고 있는 것을 확인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오늘 우리는 우리의 결합을 좀 더 완벽한 것으로 만들었다고 확실하게 말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반기문 UN사무총장은 최근 유엔헌장 채택 70주년 기념행사 연설에서 "이번 판결은 인권을 진전시킨 거대한 한 걸음이 될 것"이라며 동성 결혼 합헌 판결에 환영의 뜻을 밝혔다. 

소셜 네트워크 페이스북에서도 자신의 프로필 사진에 무지개 무늬를 씌울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하고, 코카콜라는 판결을 축하하는 영상을 홈페이지에 게재하기도 했다.

우리나라에서는 지난 28일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성소수자들의 축제인 퀴어문화축제 퍼레이드가 열렸다. 올해 16번째로 열리는 퀴어문화축제는 '사랑하라, 저항하라, 퀴어레볼루션(Queer Revolution)!'을 구호로 내걸고 그 어느 때보다 한층 들뜬 분위기로 진행됐다. 

반면 보수 기독교단체에서는 퀴어축제가 열리는 서울광장 근처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 동성애를 반대하는 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동성애 out', '마귀들과 싸울지라', '동성애가 에이즈의 주범' 등이 쓰인 팻말을 들고 찬송가를 부르며 축제에 참가한 사람들에게 회개할 것을 요구했다.

또 차별과 억압받던 성소수자들이 이날만큼은 당당하게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겠다는 의미로 노출이 심한 옷을 입고 참가한 것에 대해 선정적이라는 질타가 쏟아졌다. 이들은 자신을 표현하는 것 못지않게 보는 사람에게 거부감을 일으키는 것도 또한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 길버트 베이커의 레인보우 깃발(상단)과 영화배우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의 페이스북 프로필 사진, 보드카 회사 앱솔르트는 이번 판결을 축하하며 무지개 디자인의 제품을 출시했다.


영어의 '퀴어'라는 단어는 '이상한', '기묘한'이라는 뜻으로 1970년대 미국에서 동성애자들을 비하하고 모욕하던 말이었다. 그러나 이후 인권운동이 확산되면서 오히려 성소수자를 상징하는 단어로 사용되기 시작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미국에서 무지개색은 성소수자를 상징하는 색깔이다. 1978년 화가 ‘길버트 베이커(Gilbert Baker)’가 무지개색 깃발을 처음 만든 이후 동성애 문화를 상징하는 아이콘이 됐다. 

무지개는 빨강, 주황, 노랑, 초록, 파랑, 보라 등 여섯 가지의 색이 함께 있을 때 무지갯빛의 아름다움이 드러난다. 몇 년 전 프란치스코 교황은 동성애는 "개인의 사생활이며 무신론과 동성애와 싸울 시간에 세계의 빈곤과 싸우라"는 명언을 남겼다. 우리나라에서도 성 소수자들은 점차 늘어날 것이다. 이런 추세는 법으로 막을 수 있는 것도 아니며, 논쟁과 토론을 한다고 해결되는 것도 아니다. 이제는 나이, 인종, 성, 종교 등이 다르더라도 그 다름을 인정하고, 세상에 다양한 가치를 존중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글. 전은애 기자 hspmaker@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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