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 개그맨은 겉으로는 아무 문제가 없는 듯 쾌활한 모습으로 방송 활동을 하고 있지만 실은 가정 내의 문제로 인해 상당히 오랫동안 공황 장애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토로하였다.
항공기 승무원이나 콜센터 직원과 같이 많은 고객들을 상대하는 서비스업 종사자들은 자신의 원래 감정을 감추고 항상 친절하고 상냥하게 고객을 대해야 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미국의 사회학자 혹실드는 타인에게 보이는 얼굴 표정이나 몸짓을 만들어내기 위해 감정을 관리하는 일을 육체노동, 정신노동과는 별도의 범주인 '감정노동'이라고 정의하였다.
감정노동 직업군에 오랫동안 종사한 사람들 가운데 상당수는 스트레스가 누적되어 정신적, 육체적으로 심각한 질병에 노출되고 있기 때문에 감정노동은 중요한 사회적 쟁점이 되고 있다.
심리학에서는 감정(emotion)을 정서로 번역하여 ‘외부 자극에 대해서 보이는 주관적 느낌과 관찰 가능한 행동, 상황에 대한 인지적 평가가 수반되는 반응’으로 정의한다. 외부 자극에 대한 반응 행동으로서의 감정은 따라서 선택과 조절이 가능하다.
감정노동자의 감정 조절 행위는 조직의 표현 규칙에 따라 개인이 경험하는 감정을 조절해서 요구되는 감정을 자연스럽게 표현하거나, 경험한 감정을 억누르는 등 일련의 감정 표현 방식을 선택하여 행하는 것이다.
내면 행위를 통해 감정을 조절하는 방식에는 감정을 유발하는 상황을 조정하기, 관심 상황을 다른 것으로 바꾸기, 경험하는 상황 자체를 호의적으로 평가하기 등이 있다. 이 같은 감정 조절은 적극적이며 긍정적인 방식으로 간주된다.
문제가 되는 것은 자신의 생리적, 경험적, 행위적 반응에 변화를 줌으로써 상황에 대한 자신의 반응과 관련된 감정 표현을 조정하는 방식이다. 표면 행위를 수행하는 이 같은 감정 조절 행위는 내부의 진실한 감정이 아닌 겉으로 표현되는 것만 수정하는 데에 초점을 맞춘다.
직장 내 조직에서 감정노동자들은 끊임없이 감정 조절 행위를 해야 한다. 감정노동자가 느끼는 감정과 표현규칙이 요구하는 감정이 같다면 감정 조절 행위를 할 필요가 없지만, 조직의 표현규칙과 느끼는 감정에 차이가 발생하면 감정부조화가 유발될 수밖에 없다.
감정부조화란 개인이 경험한 감정과 표현해야 하는 감정 간에 차이가 있는 부조화 상태를 말하며, 이러한 차이가 오래 유지되면 긴장과 스트레스를 유발한다.
감정부조화가 발생했을 때, 내면 행위를 하는 노동자는 고객에게 감정을 표현하기 전에 조절하여 감정부조화를 미리 해소한다. 그러나 표면 행위를 하는 노동자는 반응 중심의 감정 조절을 통해 겉으로 보이는 표현만을 바꾸려고 노력하기 때문에 감정부조화는 해소되지 못하고 여전히 유지될 수밖에 없다.
따라서 감정노동자들에게 시급히 필요한 것은 감정노동의 본질에 대한 명확한 이해와 내면 행위를 통한 감정부조화의 방지, 그리고 감정노동으로 인해 발생하는 스트레스의 효과적인 관리와 해소 등에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교육의 기회이다.
산업구조가 제조업에서 서비스업 중심으로 이동함에 따라, 향후 감정노동을 수행하는 직업의 범위는 더욱 확대되고 감정노동의 정도 또한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고객의 요구를 중시하고 고객만족을 제고하려는 시도는 앞으로도 더욱 강화될 것이기 때문이다.
서비스 산업의 확대 발전에 따라 다수의 직장인들이 감정노동에 노출된다는 점을 고려할 때, 직업교육과 훈련과정에 감정노동을 관리하고 통제할 수 있는 내용이 반드시 포함되어야 한다.
또한, 직무상의 이유로 감정노동이 불가피하다면 감정노동으로 인해 발생하는 스트레스를 주기적으로 평가하고 관리해야 한다. 또 스트레스 대처 방안에 대한 체계적인 교육과 훈련을 전담할 직장 내 전문 인력과 조직이 반드시 필요하다.
이승헌 글로벌사이버대 총장이 개발한 뇌교육 프로그램은 내적인 감정과 정서 상태 조절의 탁월한 효과가 입증되어 감정노동을 해소하는 새로운 대안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이렇게 뇌교육은 고객과 감정 노동 종사자들 간의 관계에서 비롯되는 감정부조화를 해소하고 직장 내 적응을 돕는 데 하나의 방안이 될 수 있다. 뇌교육은 우리나라의 건국이념이자 교육이념인 홍익인간의 정신을 바탕으로 뇌과학, 심리학 등을 융합한 뇌활용 학문이다.
감정노동 문제의 해결을 감정노동자 개인의 과제로 넘기기보다는 조직적, 사회적 차원에서 뇌교육과 그 방법론을 도입하여 인간 존중의 정신에 입각한 감정노동의 관리와 체험적 방법론을 습득할 기회를 제공하여야 할 것이다.
글. 오창영 글로벌사이버대학교 뇌교육융합학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