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대한민국은 여러 가지 사회적 사건·사고를 겪으면서 교육에서 인성교육의 필요성이 절실하다. 그래서 지난해 12월 국회에서 인성교육진흥법이 통과되었다. 이 법은 올해 7월부터 시행되는바 인성교육이 필수교육으로 학교 현장에서 실시 된다.
학교 인성교육도 중요하지만 인성교육의 기본은 가정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최근 대중매체를 보면 아이가 태어나면서 부모들이 아이에게 물질적 혜택을 과도하게 주는 사례가 자주 보도된다.
모 연예인이 사용하는 유모차가 100만 원을 넘는 금액으로 판매되고 있다.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자녀의 책가방이 70만원을 넘고 없어서 예약 판매를 할 정도라고 한다.
자녀가 태어나면서 고가의 유모차를 사주기보다는 아이와 눈을 마주치고 공감을 해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런데 많은 부모가 자녀에게 주는 애정을 물질로 보상하고 있다.
초등학교에 들어가는 아이에게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를 가르치기 전에 먼저 명품가방을 메고 학교에 다니는 것을 알려주는 사회 속에서 한 아이를 키우는 엄마로서 마음이 무겁기만 하다. 아이를 인성이 바른 아이, 다른 사람에게 도움이 되고 사회적으로 훌륭한 리더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하는 부모 역할은 무엇인지 생각하지 않을 수가 없다.
모 방송국에서는 모든 프로그램 앞에 ‘배려’ 라는 슬로건을 내세우고 있다. 사회적 빈부 불균형 속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가 배려라고 이야기를 한다. 사전적 의미의 배려란 타인을 헤아리는 마음이다. 진정한 인성적 배려를 자녀가 하기를 원한다면 부모들은 아이에게 제일 먼저 무엇을 경험하게 해주어야 할까?
얼마 전 변덕스러운 봄 날씨에 아이가 심하게 감기 들었다. 동네 내과병원 대기실에서 아이와 차례를 기다리는데 6∼7살 정도 되는 남자아이를 데리고 한 엄마가 병원 문을 들어섰다. 오자마자 주머니에서 핸드폰을 꺼내더니 아이를 내버려둔 채 핸드폰 삼매경에 빠져 있었다. 아이는 혼자서 병원을 이리저리 돌아다니더니 혈압을 검사하는 기계를 발견했다. 기계에 손을 넣자 소리가 나는 것이 신기했는지 아이는 계속 기계에 손을 넣으면서 장난을 치기 시작했다. 병원에는 4명 정도의 환자가 있었다. 사람들이 눈살을 찌푸리기 시작할 무렵 아이 엄마는 병원 소파에 앉아서 아이에게 하지 말라고 소리를 질렀다. 그리고 다시 핸드폰을 하기 시작했다. 엄마는 소리 지르고 핸드폰 하고 아이는 계속 장난치는 상황이 이어졌다.
그냥 보고만 있어서는 안 되겠다 싶어서 나는 아이에게 다가가서 말을 걸었다. “심심하니?” 아이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저기 보면 형이 책을 보고 있는데 같이 가서 재밌는 책 골라서 놀래?” 아이는 눈을 돌리더니 내 아이가 있는 곳에 앉아서 같이 질문하며 책을 보고 놀기 시작했다. 그 순간에도 아이 엄마는 우리 쪽을 힐끗 보더니 다시 핸드폰으로 SNS를 하기 시작했다.
이 작은 사건 속에서 나는 부모가 자녀에게 무엇을 경험하게 해 주는 것이 중요한지를 알게 되었다. 자신의 감정을 무시한 채 화만 내고 소리만 지르는 엄마에게 아이는 정서적으로 공감과 배려를 경험하지 못한다. 다른 사람을 헤아리는 마음이 무엇인지 경험을 하지 못했기 때문에 방법을 모르는 것이다. 인성교육진흥법에 보면 지속적이고 실천적 경험이 바탕이 되는 인성교육 프로그램이 필요하다고 말하고 있다.
지속적이고 실천적 경험이 바탕이 되는 인성교육은 어디서부터 먼저 시작해야 할까? 학교에서만 아이들의 인성교육을 다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자녀를 바른 아이로 가르쳐야 한다는 생각에 앞서 먼저 아이의 마음을 보듬어주고 공감해 주는 부모의 역할이 우선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아이가 원하는 것은 비싼 유모차도 고가의 책가방도 아니다. 부모의 따뜻한 마음이 먼저다. 따뜻한 가슴의 사랑을 경험한 아이들은 힘든 순간이 와도 좌절하지 않고 타인을 원망하지 않으며, 다른 사람을 배려하는 아이로 자라날 수가 있다. 요즘 아이들 인성이 문제라고 생각하고 이야기하기 전에 오늘 우리 아이와 눈을 마주치고 사랑한다는 말을 먼저 건네 보는 것을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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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진 학부모(인천 부평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