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편히 쉬셨어요?"
“어제 하루 존중을 받았나요?"
“어제 많이 미소 짓고 많이 웃었나요?"
“어제 재미있는 일을 하거나 배웠나요?"
"어제 즐거운 일은 많았나요?"
“네” 혹은 “아니오”로 짧게도 대답할 수 있는 질문인데, 생각하는 데만 시간이 한참 걸린다. 심사숙고하고 생각하고 또 생각했건만 결과적으로 흔쾌히 “네”라는 대답이 나오지도 않는다.
이 다섯 가지 질문에 대해 당신은 어떻게 답했는가? 흔쾌히 “그렇다”고 답할 수 있었나? 아니면 아직도 생각을 하고 있는가?
지난 3월 20일은 UN이 정한 ‘세계 행복의 날’이었다. 이날을 맞아 갤럽은 하루 앞선 19일(현지시각) 전 세계 143개국에서 ‘긍정경험지수’에 대해 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143개국 각 나라에서 15살 이상 국민 1,000명을 대상으로 전화나 대면 인터뷰 조사를 진행했다. 국가별 신뢰구간 95%에 오차범위는 ±2.1~5.3%포인트였다.
위의 저 다섯 가지 질문은 갤럽이 긍정경험지수를 파악하기 위해 143개국 국민들에게 던진 질문이다. 결과를 먼저 말하자면 대한민국은 59점을 받아서 143개국 중 최하위권인 118위에 올랐다.
1위는 89점을 받은 파라과이였다. 최상위 10개국은 파라과이를 시작으로 콜롬비아 에콰도르 등 중남미 국가들의 차지였다. 이들 나라의 국민들이 ‘수치상으로는’ 세계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들이라는 것이다. 미국은 15위(79점), 중국은 43위(75점), 일본은 83위(66점)를 차지했다.
우리보다 긍정경험지수가 낮은 나라는 22개국뿐이었다. 분쟁 중인 팰레스타인이 우리와 같은 59점을 받았고, 우리보다 낮은 나라는 아프가니스탄(134위, 55점), 수단(143위, 47점) 등이 있었다.
문제는 ‘행복하지 않다’는 것이 바로 ‘높은 자살률’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WHO가 173개국을 대상으로 조사한 ‘2014년 자살 예방 보고서’에 따르면 긍정경험지수 1위인 파라과이는 자살률 110위, 2위인 콜롬비아는 자살률이 120위였다. 하지만 긍정경험지수가 118위인 대한민국의 자살률은 3위였다. 긍정경험지수가 높은 나라일수록 자살률은 낮았다. 즉, 긍정경험지수가 낮은 우리나라는 자살률이 무척 높다는 것이다.
긍정적인 경험이 부족한 대한민국, 삶에 대해 희망을 갖지 못하는 대한민국을 넘어서기 위해서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남과 비교해서 갖는 상대적 만족감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 나 자신의 온전한 가치가 아닐까. 높은 연봉이나 비싼 차, 넓은 집이 아니라 인생에서 이루고 싶은 꿈, 나 스스로 나를 사랑할 수 있는 마음 그런 것 말이다.
매일 하루를 마감할 때 스스로에게 물어보고자 한다.
오늘 하루 즐거운 일은 많았나요? 많이 웃었나요?
강만금 기자 sierra_leon@liv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