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식 명상과 심리치료(1)

한국식 명상과 심리치료(1)

이승호 교수의 국학과 명상 7편

현대인들은 이전의 사람들에 비해 생각 뇌인 대뇌피질을 과도히 사용하는 반면, 상대적으로 감정 뇌인 변연계와 생명 뇌인 뇌간을 위축시킨다. 감정 뇌인 변연계는 대체로 생각 뇌인 대뇌피질에 의해 짓눌리고 억압당하기 쉽다. 특정한 감정을 억제할 때 이러한 현상이 발생한다. 이러한 원리를 한국식 명상에서는 자기조절과 감정조절의 메커니즘으로 보고 있다. 

이러한 원리는 현재 생활이나 이전의 경험을 잘 돌이켜보면 금방 확인할 수 있다. 어찌 보면 우리네 삶이 힘든 것은 나를 포함한 주위 환경보다는, 그 환경에 반응하여 나 자신에게 일어나는 분노, 불안, 초조 등과 같은 부정적인 감정 때문일지 모른다. 그러나 문제는, 내 마음이기는 한데 내 마음대로 조절이 안 되니 그것이 문제인 것이다. 감정은 쉽게 조절되지도 않을뿐더러 과도하게 억제하면 스트레스를 유발하기도 한다.

감정의 뇌인 대뇌변연계를 인식하기란 쉽지 않다. 왜냐하면 인간은 쉽게 감정의 지배를 받고, 감정을 의지대로 조절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은 우리는 경험적으로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자의식(self consciousness)의 주요기능이 바로 자기 자신을 대상화하고 타자화 할 수 있는 능력이라 볼 수 있다. 이때 ‘자기 자신’이란 바로 ‘자신의 감정’을 의미한다. 인간은 대뇌변연계의 뉴런들의 발화나 호르몬의 작용을 직접적으로 지각할 수는 없지만, 뇌과학자들은 그러한 작용의 결과로 인간의 감정이 생긴다는 것을 발견했다. 

한국식 명상에서 주장하는 ‘감정의 객관화’는 우리가 여러 감정을 대상화하여 타자화 하고 객관화할 수 있기에 가능한 것이다. 감정이 대상화 되고 객관화 될 때, “내 감정은 내가 아니라 내 것이다.”라는 명제가 성립한다. 나에게 일어나는 감정이 자기 자신이 아니라 나의 것임을 인식할 때, 비로소 우리는 그 감정을 조절할 수 있게 되고 더 나아가 감정을 창조할 수 있게 된다. 

한국식 명상에서는 이러한 의식을 ‘관찰자 의식’이라고 하는데, 명상을 통해 얻고자 하는 의식 상태이기도 하다. 신경과학적으로 보면, 전전두엽이 변연계를 조절한다고 볼 수 있다. 실제로 전전두엽과 변연계가 연결된 신경다발이 존재한다는 것을 신경과학자들이 밝혀냈다. 그리고 명상을 하게 되면 전전두엽이 발달한다는 것도 연구를 통해 알게 되었다. 

한국식 명상을 통해 관찰자 의식을 갖게 되면 삶의 고통의 근원이라 할 수 있는 부정적인 감정에서 자유로울 수 있다. 더 나아가 긍정적인 감정을 창조하여 삶을 보다 윤택하게 할 수 있으며 삶을 주체적으로 살아갈 수 있게 된다.



글. 이승호 국제뇌교육종합대학원대학교 국학과 교수
magoship@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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