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Q 감성지능 : 감성지능은 왜 IQ보다 더 중요할까

EQ 감성지능 : 감성지능은 왜 IQ보다 더 중요할까

다니엘 골먼 Daniel Goleman

브레인 43호
2014년 01월 25일 (토)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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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사람들은 지능지수 IQIntelligence quotient를 통해 자신의 삶이 장차 어떻게 흘러갈지 미리 예측할 수 있다고 믿었다. 즉, 자기가 앞으로 얼마나 똑똑하게 살아갈지를 IQ를 통해 내다볼 수 있으리라고 여겼다.

인생에서 부딪치는 문제를 얼마나 명쾌하게 해결할 수 있을지, 언어를 얼마나 빨리 배울 수 있을지, 문장의 맥락을 얼마나 제대로 간파할 수 있을지 등등을 말이다. 우리는 IQ를 직업적인 삶은 물론이고 개인적인 삶을 얼마나 잘 살아갈 수 있을지를 가늠하는 하나의 척도로 받아들였다.

그런데 1995년 다니엘 골먼Daniel Goleman이 <EQ 감성지능 : 감성지능은 왜 IQ보다 더 중요할까>라는 책을 세상에 내놓으면서 판도가 완전히 달라졌다. 골먼은 1990년에 피터 샐로비Peter Salovey와 존 D.메이어John D.Mayer가 발표한  ‘감성지능’이라는 글을 근거로 이 책을 썼다.

골먼은 자신의 책 <EQ 감성지능>에서 뇌연구와 행동 연구를 통해 IQ가 높은 사람들이 왜 성공하지 못하는 일이 발생하며, 반대로 IQ가 낮은 사람이 왜 예상 밖의 성공을 거두는지에 대해 설명한다.

“우리는 이제껏 인생에서 IQ로 측정되는, 순전히 이성의 차원에 대해서만 지능의 가치와 중요성을 지나치게 강조해왔다.” 그가 제기하는 주장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이렇다. “좋든 싫든, 지성은 감성에 의해 잘 통제되지 않으면 말짱 헛수고다.”

골먼의 이 책은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목록에 1년 6개월 동안 올랐으며, 전 세계 30개 언어로 번역되어 500만 부가 넘게 팔렸다. 골먼은 그 후로도 계속해서 감성지능 혹은 EQ가 직장, 인간관계, 교육, 리더십의 영역에서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하여 글을 썼다.

2010년에는 환경 분야로도 관심을 돌려 <에코지능 : 미래 경제를 지배할 녹색 마인드>라는 책을 출간하기도 했다. 그러나 골먼은 여전히 ‘감성지능’으로 가장 널리 알려져 있고 최고의 인기를 끌고 있으며, <뇌와 감성지능 : 새로운 통찰>은 전자책으로도 출판되었다.

Q. 당신이 ‘감성지능’에 대해 처음으로 글을 쓴 지 어느새 15년이 지났다. 이제는 아주 많은 사람들이 ‘감성지능’이라는 용어를 사용한다. 감성지능이 가진 가장 핵심적인 의미는 무엇인가?

감성지능이란 자신에 대한 조절력이자 자신의 인간관계에 대한 조절력이다.

Q. 당신은 개인의 IQ 못지않게 ‘비인지적 지성noncognitive intelligence’이 중요하다고 말한 적이 있다. 그 말은 인식으로 아는 것과 느낌으로 아는 것이 일치하지 않을 때가 잦다는 이야기처럼 들린다. 두 가지의 가장 큰 차이점은 무엇이며, 두 가지가 갈등을 빚으면 어떤 일이 발생하는가?

감성지능은 우리 뇌 시스템의 여러 차원을 통합한다. 내가 <뇌와 감성지능 : 새로운 통찰>에서 쓴 것처럼 IQ가 주도하는 시스템과 자기 조절력이나 인간관계 기술이 좌지우지하는 시스템은 뇌 안에서 별도로 작동한다.

자기 통제 기술에는 ‘인지적 무의식cognitive unconscious’이 포함되는데, 우리가 살면서 축적하는 정보 데이터에 대한 무의식적인 관리를 말한다. 예를 들어 “내가 사귀어온 사람들과 비교해서 이 사람은 결혼 상대로 어떨까?”라든지 “지금 직장을 그만두고 다른 곳을 알아볼까?”와 같은 질문에 인지적인 능력만으로 대답하기는 곤란하다.

삶에서 겪은 다양한 경험을 모두 끌어와야 한다. 그리고 당신이 지적한 바와 같이 이성적으로는 ‘그 사람은 결혼상대로 아닌 것 같아’라고 판단하지만, 다른 모든 조건을 떠나 속마음으로는 ‘나는 그 사람이 좋아. 결혼하고 싶어’라고 느낄 수도 있다.

‘직장을 다른 곳으로 옮길까’와 같은 고민 역시 마찬가지다. 이직을 고려하는 회사의 객관적인 조건이 모두 좋지만, 왠지 기분이 내키지 않고 꺼림칙할 수 있다.

그때 우리는 자문한다. 어떤 마음의 소리를 들어야 할까? 정답은 바로 양쪽의 소리를 다 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명확하게 말하기는 어렵지만, 본능적으로 느껴지는 감感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것이 바로 무의식이 답을 주는 방식이다. 본능적인 감도 데이터이기 때문에 이성적인 데이터와 함께 종합해서 참고해야 한다.

뛰어난 성공을 거둔 기업가들이 어떤 식으로 결정을 내리는지에 대해 연구 결과가 발표된 적이 있다. 이 연구에서 기업가들은 결정을 내리기 전에 엄청난 양의 데이터를 수집하는 것으로 드러났는데, 그 데이터의 대부분은 숫자로 이뤄진 것들이었다. 그런데 이 기업가들은 결정을 내리는 데 있어서, 자신의 추상적인 직감도 구체적인 데이터와 비슷한 무게를 실어서 참고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들은 뭔가 느낌이 좋지 않은 일은 결코 추진하지 않았다.     

Q. 감성지능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충동이 일어날 때 한 발짝 물러나는 것이라고 했는데, 경제에서 그렇게 할 때의 유리한 점과 불리한 점은 무엇인가?

이것은 근본적으로 편도에서 일어나는 충동을 전두엽에서 억제하는 능력에 관한 흥미로운 데이터다. 그러한 충동은 누군가를 때리고 싶다거나, 화가 나서 소리를 지르고 싶다거나, 느닷없이 뭔가가 먹고 싶다는 식으로 다가온다. 그런 본능적 충동이 일어날 때 즉각적으로 반응하지 않는 것만으로도 엄청난 효과가 있다.

성숙함의 정도는 충동과 행동 사이의 간격으로 정의할 수 있다. 뉴질랜드의 어느 도시에서 1세 이상의 모든 유아를 대상으로 3세부터 11세까지 매 2년마다 조사한 연구가 있었다. 그리고 32년 후에 다시 아이들을 추적하여 연구를 마무리했다.

그 결과, 갑작스러운 욕구를 충족시키지 않고 지연시킬 수 있는 능력을 지닌 아이는 원래 자신이 속한 가족 군이나 자신의 IQ 군에 속한 사람들보다 수입이 훨씬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뿐만 아니라 그들의 건강 상태나 범죄 경력 유무에서도 마찬가지로 우위에 선 것으로 나타났다.

Q. 당신은 감성지능을 북돋울 수 있는 교육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를 위해서 어떻게 하고 있나?

초·중·고등학교에서 ‘사회적 감성 학습’이라고 불리는 훌륭한 교육적인 움직임이 시작되었다. 이러한 시도는 원래 예일 대학교에서 먼저 시작했고, 일리노이 대학교의 ‘CASEL(Collaborative for Academic Social and Emotional Learning, 학교에서 사회적이고 감성적인 학습에 대한 협력)’이라고 불리는 단체에 의해 추진됐는데, 나도 그 단체의 공동설립자다.

우리 단체가 사회적으로 제기하는 주장은 교육을 통해 감성지능을 키워줘야 한다는 것이다. 앞에서 말한 뉴질랜드에서의 연구 결과처럼, 감성지능이 성공적인 삶을 영위하기 위해 꼭 필요한 능력이라면, 어떻게 우리 아이들에게 가르치지 않을 수 있겠는가?

그래서 우리는 자기지각self-awareness, 괴로운 감정을 조절하는 능력, 충동 조절, 공감empathy 능력, 협동심에 관한 가르침을 통합해 수백 개의 커리큘럼을 개발했다. 그리고 이 커리큘럼들은 정규 교육 커리큘럼 입안자들에게도 설득력 있게 받아들여지고 있다.

얼마 전 아동 발달에 관해 메타 분석을 한 중요한 심리학 보고서가 발표되었다. CASEL의 교육을 이수한 아동과 그렇지 않은 아동을 합쳐 총 27만 명을 대상으로 했는데, 그 두 집단을 비교한 결과 CASEL 이수 아동들은 학교생활을 좋아하며 결석률이 낮아지는 등의 친사회적 행동이 10% 향상되고, 싸움이나 욕설, 폭력과 같은 반사회적 행동은 10% 완화된 것으로 드러났다.

학교 측이 가장 필요로 한 변화가 일어났으며 학업 성적도 11%나 향상된 것이다. 이것이야말로 학교도 좋고, 학생도 좋은 진정한  ‘윈윈win-win 효과’다.

Q. 당신은 성별의 차이와 감성지능의 상관관계에 대해서도 논한 바 있다. 감성지능의 견지에서 보면 성별에 따라 큰 차이가 있다고 생각하는가?

성 차이에 따른 행동 방식을 말할 때는 순서가 있다. 먼저 통계적 관점에서 볼 때는 남성과 여성이 광범위하게 겹치는 정규 분포를 보이는 ‘종형 곡선(bell curve : 통계에서 정상분포임을 나타내는 곡선)’을 보인다는 점이다. 평균적으로 대부분의 남성과 대부분의 여성은 능력의 상당 부분에서 비슷한 분포를 보인다. 그러나 일반적인 범위를 벗어난 극단적인 영역에서는 차이를 드러낸다.

감성지능에 있어서 남녀가 보이는 가장 큰 차이점은, 남성의 경우 타인에게 공감하는 능력과 대인관계 능력이 모자라는 아스퍼거증후군이 여성에 비해 많이 나타난다. 반면에 일부 여성들은 다른 사람의 느낌에 대해 이해하고, 생각하며, 인지하는 능력이 월등히 뛰어나다.

이런 까닭에서 전체적으로 보면 여성이 남성보다 공감하는 능력이 뛰어나다고 말할 수 있다. 또한 나는 그러한 메커니즘의 기저에 뇌의 시스템이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감성지능의 효과를 살펴보면, 단적으로 말해 비즈니스에서 보다 설득력을 갖게 되며 고객을 응대하는 데 더 능숙해질 수 있다. 이는 남성 상위 10% 영역과 여성 상위 10% 영역에서 차이를 없앤다.

즉, 남성도 여성만큼 잘해내고, 여성도 남성만큼 잘해낼 수 있다. 유일한 차이는 남성이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감정을 좀 더 잘 조절한다는 것인데, 그런 사람들은 한창 열을 올리는 와중에도 내면의 평정을 좀처럼 잃지 않는다.

Q. 그러니까 한창 열을 올리고 있을 때, 자신의 감정적 반응의 극대화를 조절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는 것인가?

맞다. 괴로운 감정을 조절하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는 의미다.

Q. 하버드 의대 예비 과정 중에 당신은 교환학생으로 인도에 가서 연구를 한 적이 있다. 거기에서 고대 아시아 종교의 심리학과 명상 수행 체계에 대해 집중적으로 연구했으며, 의사 과정에서 스트레스 자극의 조절에 대해서도 연구한 바 있다. 당신이 처음으로 출간한 책의 제목 역시 <명상 체험의 다양성>이다. 이 책은 후에 <명상하는 마음>으로 제목이 바뀌어 재출간되었다. 당신은 명상이 정서적인 건강과 육체적 건강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생각하는가? 나아가 감성지능에도 중요한 작용을 한다고 생각하는가?

그렇다. 각양각색의 명상을 다각도로 연구한 엄청난 양의 연구 결과가 이미 존재한다. 명상은 우리에게 포괄적인 엄청난 혜택을 주는데, 그 까닭은 우리 의식이 인체가 회복 상태에 있을 때 기운을 되찾게 해주는 ‘부교감신경’ 상태로 들어가도록 유도해주기 때문이다.

명상을 하는 중에는 면역 시스템이 더욱 왕성해지며, 혈압이 내려가고, 면역 기능과 순환기 시스템이 모두 활성화된다. 반대로 교감신경 상태에 있으면 우리 의식은 다양한 스트레스 상황에 그대로 노출된다.

만약 날마다 명상을 한다면, 인체는 항상적인 스트레스 상황에서 일시적으로나마 벗어나게 되며, 언제든 다시 기운을 차릴 수 있는 상태로 컨디션을 유지할 수 있다.  

정리·제프 리벨 Jeff Leavell | 번역·구승준 wcandy@empas.com
이 인터뷰는 국제뇌교육협회(IBREA) 발행 뇌교육 영문지 <BrainWorld>와의 제휴로 실림. [출처] <BrainWorld> Issue 4, Volume 3,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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