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연재] 우울, 강박… 정신질환자의 뇌는 이것이 다르다

[기획연재] 우울, 강박… 정신질환자의 뇌는 이것이 다르다

마음질환에 대한 신경과학의 연결: 정신과학, 정신분석, 정신치료

화려한 모습의 스타들은 많은 이들의 선망의 대상이 되지만, 이따금 남몰래 우울증과 공황장애를 겪고 있다고 밝혀 놀라움을 준다. 솔비, 신지, 수지 등 여가수들이 우울한 증상으로 힘들어했다고 고백한 바 있고 개그맨 이경규, 한류 스타 이병헌 등도 공황장애를 겪었다고 알려졌다. 안타깝게도 일부 유명인의 우울증상은 자살로도 이어져 많은 사람에게 충격을 전해주기도 하였다.

이는 유명인들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마음의 감기'이라고 불릴 정도로 현대인들에게도 자주 일어난다. 이런 정신 상태의 개선을 위한 연구는 계속됐는데 특히 정신질환 치료에 대한 지난 몇십 년 동안 주요한 두 가지 경향이 있다. 바로 심리 치료법과 생물학적 접근에 의한 치료법이다.

우울, 불안 등 정신 질환에 대한 뇌과학의 접근

심리치료는 프로이트의 영향을 많이 받아 상담과 정신분석 등의 통찰 치료, 행동치료 등으로 발전되었다. 뇌과학과 밀접한 연결이 있는 것은 생물학적 증거 기반의 정신 치료법이다.

미국 펜실베니아 대학의 정신분석가인 벡(Aaron Beck)은 증거기반의 치료(evidence-based therapy)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사람일 것이다. 전통적 신경 분석학에서는 정신적인 문제가 무의식적 갈등에서 발생한다고 보았던 반면, 벡은 의식적 생각 과정이 정신 장애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확신했다. 그는 사람이 세상에 대해 지각하고 표상(表象)하는 인지적 방식이 우울증, 불안, 강박증 등 정신질환의 주요 요인이라고 생각했다.

그는 우울한 환자들에게서 부정적인 편향이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벡이 그러한 인지적 왜곡 방식이 있다고 설명하자, 단 몇 번의 치료에 의해서도 환자들의 치료는 속도와 기능에 있어 놀랍게 개선되었다. 그리고 이후 연구는 인지 행동적 치료가 가벼운 우울증을 치료하는데 항우울 약물처방보다 더 효과적임을 밝혔다. 중증 우울증에는 덜 효과적이었으나 항우울과 병행했을 때 효과적으로 작용했다. 벡의 발견은 생물학적 정신분석과 정신 치료를 연결하는 중요한 계기가 되었다. 오늘날 널리 쓰이는 우울척도, 불안 검사, 절망 척도도 그가 고안한 것이다.

뇌 신경회로에 대한 연구는 정신질환에 대한 또 다른 관점을 제시한다. 최근 미국 에모리대학의 메이버그(Helen Mayberg)와 다른 과학자들은 뇌 스캐닝 기술로 우울 질환에 관계된 신경회로를 밝혀냈다. 하나는 우리의 감정적 스트레스에 대한 자동적 반응을 중재하는 25번 뇌량하 대상회영역이다. 다른 하나는 자기 지각, 대인 관계와 관련된 과제를 할 때 활성화되는 오른쪽 앞의 뇌섬엽이다. 이 두 영역은 우울할 때 영향을 받을 수 있는 뇌의 중요한 영역에 연결되어있다.

또한, 정신 질환의 생물학적 연구에서 유전학을 빼놓을 수 없다. 대부분의 유전자 돌연변이는 작은 차이를 만들지만, 어떤 변이는 우리 유전자에서 구조적 차이를 증가시킨다. 특정 유전자 변이를 찾아내 표적 치료하는 치료제를 만들려는 시도도 진행되고 있다. 최근에는 한국인 학자가 포함된 미국 연구팀이 특정 유전자가 조울증을 일으킨다는 사실을 처음 밝혀내 세계적인 과학저널인 네이처지에 결과를 게재하기도 하였다.

뇌과학과 인문학, 인간을 이해하기 위한 새로운 관점이 필요하다

네 편의 기획연재에서 살펴보았듯이 뇌과학 연구는 인간의 의식·무의식, 사회성, 예술성, 정신질환 등 다양한 분야에 접목되어 영향을 미친다. 그러나 일부 인문주의자들은 생물학적 접근이 정신활동에 대한 가치를 떨어뜨리고 존엄성을 떨어뜨릴 것이라고 우려한다.

에릭 캔델은 이에 대해 개방적인 태도를 보인다. "인문학에 대한 과학적 접근이 결코 '마음(mind)'을 하찮게 만들지 않을 것이고, 오히려 복잡한 정신 과정에 대한 어려운 질문을 규명하리라는 것이라는 것이 나의 확신이다." 그는 인문학적 접근에 과학적 분석이 더해지면 더욱 객관적으로 인간에 대한 이해도를 높일 것이라 한다. "내가 바라는 것은 마음에 대한 예술적, 생물학적 접근을 함께하는 새로운 실험적 접근, 새로운 사고방식, 새로운 방향을 독려하는 상호작용이다."

그의 말대로 뇌를 기계적이고 물질적인 장기로만 설명하면, 우리는 창의성과 선택, 자발성, 책임감 등의 요소를 설명할 수 없다. 분명 인간은 생물학적 개체, 그 이상이다. 일상생활에서 육체를 가지고 생활하며 환경과 상호작용하고 내면적인 만족도를 느끼는 인간은 매우 복합적인 존재이다. 인문학과 과학만으로도 설명되지 않는다. 현재 학문으로 규명된 것이 우주의 너무나 일부분일 뿐 아니라, 우리가 보고 듣고 느끼는 것은 결국 완전하지 않기 때문이다. 다양한 연구와 관점에 대해 열려있을 때, 인간이 무한한 가능성을 가진 스스로를 해석할 수 있을 것이다.

글. 조해리 기자 hsaver@naver.com

[브레인미디어 기획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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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편. 불안, 공포, 신경증 뇌를 알면 해결될까?

기획취재- 전은애 팀장, 조해리 기자
자문위원- 이승호 국제뇌교육종합대학원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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