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장지방 많을수록 늘어나는 장내 마이크로바이옴 찾았다

내장지방 많을수록 늘어나는 장내 마이크로바이옴 찾았다

GIST, 한국인 1,833명 장내 미생물 분석해 내장지방과 관련된 세균 2종 확인

광주과학기술원(GIST·지스트, 총장 임기철)은 의생명공학과 박한수 교수((주)지놈앤컴퍼니 대표이사) 연구팀이 서울대학교병원 박진호 교수, 서울대학교 원성호 교수 연구팀과 공동으로 한국인 대규모 건강검진 및 장내 미생물 데이터를 분석해 내장지방과 관련성이 높은 장내 세균을 찾아내고, 동물실험을 통해 이들 세균이 비만과 관련된 변화를 일으킬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 의생명공학과 박한수 교수((주)지놈앤컴퍼니 대표이사), 서울대학교병원 박진호 교수 (서울의대), 서울대학교 원성호 교수, 서울대학교 김남은 박사 (현 전북대), GIST 의생명공학과 조범기 박사과정생[사진=GIST]

연구팀은 특히 체질량지수(BMI), 총 체지방량, 허리둘레, 내장지방 등 여러 비만 관련 지표 가운데 내장지방이 장내 미생물과 가장 일관된 연관성을 보이는 지표 중 하나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번 연구는 비만을 단순히 체중이나 BMI만으로 판단하기보다 몸속 지방이 어디에 얼마나 쌓이는지를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음을 보여주는 결과로, 향후 비만과 대사질환에서 장내 미생물의 역할을 이해하는 데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내장지방은 복부 안쪽에서 장기 주변에 쌓이는 지방이다. 피하지방과 달리 과도하게 축적되면 인슐린 저항성, 제2형 당뇨병, 심혈관질환 등 여러 대사질환의 위험과 관련이 있다. 기존에도 비만과 장내 미생물 사이의 연관성은 알려져 있었지만, 전체 체중이나 BMI가 아닌 ‘지방이 몸의 어디에 쌓이는가’에 초점을 맞춰 장내 미생물과의 관계를 대규모로 분석한 연구는 제한적이었다.

공동연구팀은 서울대학교병원 건강검진에 참여한 한국인 1,833명의 자료를 바탕으로 장내 미생물 군집과 유전정보를 아우르는 ‘장내 마이크로바이옴’을 분석하고, 장내 미생물 구성과 ▴혈압 ▴혈당·인슐린 ▴중성지방·콜레스테롤 ▴BMI·허리둘레·체지방량·내장지방 등 52개 건강지표의 관계를 살펴봤다. 

또한 21가지 인공지능(AI) 머신러닝 모델을 활용해 장내 미생물 정보가 각 건강지표를 예측하는 데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 비교했다. 그 결과, 비만과 관련된 여러 지표 가운데 내장지방은 BMI, 총 체지방량, 허리둘레보다 장내 미생물과의 연관성이 더 일관되게 나타났다. 실제로 내장지방은 분석한 지표 가운데 장내 세균과 유의한 연관성을 보인 세균의 종류도 가장 많았다.

연구팀은 내장지방과 관련된 장내 세균을 구체적으로 찾기 위해 혈압, 중성지방, HDL 콜레스테롤, 인슐린, 허리둘레, BMI, 총 체지방량, 내장지방 등 9개 비만 관련 지표를 종합해 하나의 ‘비만 점수’를 만들었다. 

이후 이 점수와 함께 증가하거나 감소하는 장내 세균을 분석한 결과, ‘도레아 롱기카테나(Dorea longicatena)’와 ‘비피도박테리움 아돌레센티스(Bifidobacterium adolescentis)’가 비만 점수와 내장지방에 특히 주목할 만한 세균으로 확인됐다. 이어 장내 미생물의 유전자 정보를 보다 정밀하게 분석한 결과, 미생물이 에너지를 저장할 때 사용하는 ‘글리코젠’의 합성과 관련된 기능이 비만 정도와 연관돼 있었으며, ‘도레아 롱기카테나’와 ‘비피도박테리움 아돌레센티스’ 등이 이 기능에 관여하는 주요 세균으로 나타났다.

사람을 대상으로 한 분석에서 두 세균과 내장지방의 연관성을 확인한 데 이어, 연구팀은 실제로 이들 세균이 비만과 관련된 변화를 일으키는지 확인하기 위해 생쥐를 이용한 동물실험을 진행했다. 

지방 함량이 높은 먹이(고지방식이)를 먹인 생쥐에 두 세균을 각각 투여한 결과, 두 세균을 투여한 생쥐 모두 세균을 투여하지 않은 대조군보다 체중이 더 많이 증가했다. 특히 ‘도레아 롱기카테나’를 투여한 생쥐에서는 체지방량과 체지방률이 증가했으며, 내장지방을 포함한 지방조직의 무게도 대조군보다 많이 늘었다. 

간에서는 지방 합성과 관련된 유전자(Fasn, Acc)와 포도당 대사에 관여하는 유전자(Gck)의 발현도 증가했다. ‘비피도박테리움 아돌레센티스’를 투여한 생쥐에서도 체중 증가와 함께 혈중 렙틴 및 간 무게 증가 등이 나타났다.

다만 연구팀은 사람의 장내 미생물 분석에서 확인된 글리코젠 합성 기능과 동물실험에서 나타난 지방 대사 변화가 어떤 과정을 통해 직접 연결되는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특히 장내 세균의 글리코젠 합성과 생쥐의 간 지방 합성 증가 사이의 구체적인 생화학적 연결고리는 추가 연구가 필요한 부분이다. 따라서 이번 연구 결과는 장내 세균이 내장지방과 비만에 영향을 미치는 과정에 대한 중요한 단서를 제시한 것으로 볼 수 있다.
 

▲ 연구 전체 과정 모식도 [그림=GIST 제공]

박한수 교수는 “이번 연구는 사람의 대규모 한국인 건강정보와 장내 미생물 데이터를 분석해 내장지방과 밀접하게 관련된 장내 세균을 찾아내고, 동물실험을 통해 이들 세균이 비만과 관련된 변화를 일으킬 가능성까지 확인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앞으로 장내 미생물이 인체의 지방 대사에 영향을 미치는 구체적인 과정을 밝힌다면 비만과 대사질환을 이해하고 새로운 대응 전략을 연구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GIST 박한수 교수, 서울대학교병원 박진호 교수, 서울대학교 원성호 교수가 공동으로 지도하고, 서울대학교 김남은 박사와 GIST 의생명공학과 조범기 박사과정생이 공동 제1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는 질병관리청,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의 지원을 받았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Experimental & Molecular Medicine》에 2026년 9월 10일 온라인으로 게재됐다.
 

글. 우정남 기자 insight1592@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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