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 세계가 아닌 현실 세계에 인간의 따뜻한 마음을 퍼뜨린다
인간의 마음은 불가사의하다. 예측하기 어렵고, 어디로 튈지 모르고, 1+1=2이지만은 않은, 몇이 될지 모르는 또 뭐가 될지 모르는 마법 같은 힘을 지녔다. 그래서
세상 그 무엇보다 위험하면서도 아름답고 소중하다. 『메타버스에서 내리다』는 과학 발전에서 비롯된 인간의
악한 마음과 선한 마음을 대비시켜, 두 마음의 차이를 현저하게 보여 준다.
어려서부터 AI와 가상현실에서 자란 등장인물들은 사회성과 공감 능력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감정 학교에 모이는데, 학교에서 이상한 일들이 연속적으로 벌어진다. 이건
의도된 것일까, 우연한 사건일까? 악의적인 시스템에 목소리를
낸 헤라가 죽고, 헤라의 말을 무시했던 논나는 흔들린다. 그리고
고민 끝에 헤라가 가려던 길을 마저 가려 하고, 랑은 기꺼이 논나와 함께한다.
권력에 맞서는 랑의 선한 마음을 보면서 학교의 아이들이 서로 눈치를 보기 시작했다. 그러나
위험의 기류 앞에서 본능적으로 자신을 지키게 되고, 선의만으로 세상이 바뀌지는 않기에 다들 모른 척한다. 이 아이들을 원망할 수는 없다. 그저 차갑게 얼어 버린 아이들의
마음에 따뜻한 온기가 흐르고, 그 온기가 가치 있는 삶의 방향으로 마음을 되돌릴 수 있기를 바랄 뿐이다.
타인과의 소통을 차단했던 도하가 랑을 만나면서부터 마음의 빗장을 풀고 자신과 세상을 바라본 것처럼,
너와 나 사이에서 생겨난 훈훈한 마음의 온기가 힘든 삶을 감싸 안으며 삶의 힘이 되어 줄 것이다. 그리고
이 온기가 또 다른 누군가에게로 자꾸자꾸 퍼져 나가면 세상은 살 만한 세상이 된다. 한 장, 한 장 책장을 넘기다 보면 스며드는 마음의 온기를 이제
독자가 채울 차례이다.
글. 윤준휘 기자
dkwnaak1040@brainworld.com | 사진 및 자료출처. YES24, 마음이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