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고도 새로운 역사 읽기

* 개천북스

브레인 24호
2010년 12월 23일 (목)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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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조선은 들어봤는데 단기 몇 년인지는 모른다? 동북공정은 들어봤는데 홍산문명이 뭔지는 모른다?
올해는 단기 4343년이고, 홍산문명은 중국 만리장성 북동부에 존재했던 신석기문화이다. 중국은 삼황오제 이래로 황하문명을 자신의 본류로 서술해 왔다.

그러나 1980년대 만리장성 동쪽, 대대로 동이족의 땅이라고 중국사서에 서술해 왔던 요하 일대의 유적이 발굴되기 시작하고 이곳의 유적이 황하문명보다 훨씬 앞서 있다는 것을 발견한 이래 동북공정을 준비해 왔다.

2001년 조선족 자치주에 18미터 높이의 거대한 웅녀상이 들어선 직후부터 동북공정은 본격화됐고, 2006년에 신축한 랴오닝성 박물관은 요하문명을 중화문명의 기원지로 알리는 ‘요하문명전’을 상설 운영하고 있다.

또 홍산문화의 핵심 유적지로, 초기 국가가 출현했음을 알리는 천단(天壇) 등이 발굴된 니우허량(牛河梁) 유적지 전체를 돔 구조물로 덮은 채 대형 박물관을 건설하고 있으며, 이 유적지를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 신청해 놓았다.

이 같은 중국의 동북공정과 일본의 후소샤 교과서 분쟁 등의 역사 왜곡으로 인해 단군조선에 대한 우리 역사학계와 일반인의 관심이 더욱 커지고 있다. 2010년 10월 3일 개천절을 맞아 2000년대 들어 발간된 고대사 분야의 책을 소개하고자 한다.

다양한 접근이 가능하도록 역사학자의 저술을 비롯해 여러 분야의 책을 선정했고, 어린이를 위한 책에는 만화를 포함시켰다.






부도지  박제상 지음·김은수 번역, 주해·한문화 펴냄

《부도지》는 신라 눌지왕 때 박제상이 지은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현존하는 우리나라의 역사 문헌 가운데 가장 오래 되었다. 한국 상고사 연구에서 《한단고기》와 쌍벽을 이루는 책으로, 많은 부분에서 서로를 보완하고 있다.

‘부도符都’는 하늘의 뜻에 맞는 나라, 또는 그 나라의 서울이라는 뜻이다. 이 책은 1만 4천 년 전 파미르 고원을 발원지로 펼쳐진 한민족의 상고 문화를 다루고 있는데, 단군시대와 단군 이전의 한웅시대, 한인시대를 거쳐 마고성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이 책은 그동안 영해 박씨 종가에서 비밀리에 전해져 왔다고 하나, 조선조 세조 이전까지는 그 내용이 상당히 널리 알려져 있었다고 한다.






조선상고사
 단재 신채호 지음·박기봉 옮김·비봉출판사 펴냄

20세기 조선의 최고 천재 사학자이자 사상가, 독립운동가, 문학가인 단재 신채호 선생의 대표적 저술인 《조선상고사》를 현대인이 좀 더 쉽게 읽을 수 있도록 고어체를 현대말로 바꾸고, 한문으로 되어 있는 인용문들을 우리말로 옮긴 책.

《조선상고사》는 1931년에 《조선사》란 이름으로 <조선일보>에 연재되었고, 이를 1972년 ‘단재 신채호 선생 기념사업회’에서 《단재 신채호전집》을 간행하면서 《조선상고사》란 이름으로 바꾸어 출판했다. 이 책은 중국측이 감추고 왜곡한 역사적 증거들을 제시하고, 사대주의와 식민사관에 젖은 사학자들에 의해 왜곡되고 축소되었던 우리 고대사의 참 모습을 논리적이고도 감동적으로 복원하였다.






고조선 사라진 역사
 성삼제 지음·동아일보사 펴냄

저자는 2001년 일본의 역사 교과서 왜곡 사건이 일어났을 때 일본역사교과서왜곡대책반 실무반장으로 활약하였다. 4년 후인 2005년 일본 역사 교과서 왜곡 문제가 다시 불거지자 지난 5년 동안 업무수첩에 기록해 온 ‘일본역사교과서왜곡대책반 비망록’을 열 때가 되었다고 판단했다.

일본의 역사 교과서 왜곡이나 중국의 동북공정에 제대로 대응하기 위해 고조선을 둘러싼 논쟁들이 좀 더 다양하고 폭넓게 논의돼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저자는 서문에서 “내 딸(당시 고등학교 입학)과 그 또래 청소년들이 편견 없이 우리 고조선 역사의 쟁점들을 봐주기 바란다”는 말과 함께 “나처럼 학창시절 일그러진 고조선 역사를 배운 어른들도 함께 봤으면 한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과학으로 찾은 고조선
 이종호 지음·글로연 펴냄

저자는 이 책을 쓰기 위해 중국 땅을 수십 차례 드나들며 고조선에 대한 조사와 연구를 거듭하고 과학자로서 선입견 없이 우리 고대 역사에 대한 근거를 찾고자 노력했다. 동이족의 터전에서 나온 유물과 역사를 자신들의 것으로 만들고 싶은 중국측에 맞서 유물과 유적의 연대와 민족사적 연계성 등을 객관적으로 확인하고 밝히되 그 유적과 유물이 무슨 근거로 동이족 것인지를 과학자의 눈으로 밝히고자 노력했다.

치밀하게 진행되는 중국의 동북공정을 우리는 비판하고 있지만 저자는 역으로 중국이 한국 고대사의 아킬레스건을 풀어주는 것일 수 있다고 말한다.






샤먼제국 
박용숙 지음·소동 펴냄

이 책은 인류문명의 시원이자 토대이지만 제대로 조명받지 못하고 신비주의 혹은 풍속으로만 취급되던 샤머니즘을 본격적인 역사의 무대로 올려놓는다. 방대한 자료와 탄탄한 인문학적 인식을 바탕으로 고대사가 단지 한 국가만의 역사가 아니라 인류의 공통된 역사임을 알게 한다.

고대사 비밀의 열쇠를 쥐고 있는 것은 고고학적 유물들이다. 유물은 거짓말을 하지 않으므로 유물을 연구하다 보면 숨겨진 고대사의 진실을 만나게 된다. 1970년대 고분 발굴 현장에서부터 고대 유물을 만나기 시작한 저자는 대학에서 미술사 강의를 하며 고대 유물이 전하는 상징을 밝히려고 수십 년간 노력해 왔다.






단군왕검(전2권)
정호일 지음·리베르 펴냄

사료와 유물에 근거한 사실을 바탕으로 작가는 소설적 상상력을 더해 고조선의 역사를 재탄생시켰다. 이 소설은 야심찬 소년이 강건한 고대국가의 우두머리인 단군이 되어가는 모습을 보여주며 새로운 단군의 이미지를 형상화한다.

그 속에는 홍익인간과 재세이화의 정신이 현실적으로 녹아 있다. 태고의 전설, 신묘한 풍류도, 신이 내린 글 신지문자, 불패의 전사 14대 환웅 치우천황, 세상을 바꾼 신무기 청동기, 순임금에게 한 수 가르친 치수의 비결, 거수국들의 끊임없는 순례와 홍익인간 사상의 전파 등이 흥미진진하게 펼쳐진다. 






고조선의 역사를 찾아서
  
고조선사연구회, 동북아역사재단 지음·학연문화사 펴냄

고조선은 민족사의 원류로 인식되었던 까닭에 역사학자나 일반인 모두의 높은 관심 속에 지속적으로 조명되어 왔다. 고조선은 언제 건국되었으며, 그 중심지는 어디이며 어떤 성격의 국가였는가?

고조선사를 밝히기 위해 2005년 역사학자와 고고학자가 모여 ‘고조선사연구회’를 결성하고 관련 사료를 모아 체계적으로 분석하는 동시에 그 역사의 현장을 확인함으로써 고조선사 연구의 새로운 방향을 찾고자 하였다. 이 책은 그 첫 번째 결실이다. 






고조선사 연구 100년
  
고조선사연구회, 동북아역사재단 지음·학연문화사 펴냄

최근 북한과 중국의 동북 지역에서 고조선과 관련된 고고학 자료들이 발견되면서 고조선사 연구는 새로운 단계에 접어들었다. 그러나 인식체계와 연구방법의 차이에 의해 서로 다른 견해가 표명되고 있어 혼란이 커지고 있다.

특히 중국의 동북공정을 통한 역사왜곡으로 한국 북방 고대사는 국제적 역사 분쟁이 되어가고 있다. 이 책은 이러한 학계의 현황 속에서 고조선사에 대한 근 백 년간의 국내외(한국, 북한, 일본, 중국, 러시아, 미국) 연구 성과와 쟁점을 8인의 학자가 공동연구를 통해 체계적으로 분석 정리한 내용을 담고 있다.



어린이가 읽을 만한 고대사 책





단군 할아버지 송언 글·고광삼 그림·봄봄 펴냄

환인 임금님에서 시작해 단군이 나라를 세울 때까지의 과정을 옛날이야기로 엮었다. 백성들의 삶을 직접 보살피는 자애로운 왕, 용들을 물리치고 나라를 지켜내는 용감한 왕으로서의 단군을 만날 수 있다.







고조선을 세운 단군  한결 글, 그림·은하수미디어 펴냄

약 70만 년 전 한반도와 만주 일대에 우리 민족이 터를 잡고 살기 시작한 구석기, 신석기 시대를 거쳐 청동기를 사용한 고조선, 철기를 사용한 위만 조선, 고조선 이후의 연맹 왕국의 역사를 살펴볼 수 있다.

특히 우리 민족의 시조인 단군이 고조선을 어떤 과정을 통해 세웠는지 알 수 있다. 다양한 참고 자료들이 실려 있어 보다 폭넓게 고조선의 역사를 살펴볼 수 있으며, 만화로 구성되어 아이들이 더욱 흥미롭게 읽을 수 있다.






하늘의 아들 단군
  강숙인 글·전필식 그림·푸른책들 펴냄

저자는 이 책의 집필 동기를 밝히는 글에서 우리가 단군을 신화적 존재로만 여기게 된 배경을 간략하게 설명한다. “조선시대만 해도 우리 조상들은 단군을 신화적 인물이 아닌 역사상의 조상으로 떠받들었다.

그런데 일제강점기 때 일본인들은 어용학자들을 이용해 단군을 완전히 신화 속 인물로 만들어버렸다. 우리가 일본보다 역사도 짧고 보잘것없는 민족이라는 사실을 강요하여 식민지 통치를 합리화시키려는 목적에서였다.” 물론 이 책은 역사에 기록되지 않은 부분에서 작가의 문학적 상상력이 발휘된 역사동화이다. 그럼에도 이 작품이 개연성을 갖는 까닭은 그 바탕에 저자의 역사의식이 생생하게 녹아 있기 때문이다.






고조선 소년 우지기, 철기공방을 지켜라
  김남중, 송호정 글·이강 그림·사계절 펴냄

기원전 150년은 청동기 시대를 지나 철기 시대가 무르익고 고조선이 발전한 국가의 모습을 갖춘 시기이다. 이제까지 고조선은 주로 단군왕검이나 청동기 위주로 소개되었지만, 이 책은 철기 문화를 배경으로 상당히 발전한 국가의 모습을 갖춘 고조선 시대를 보여준다. 일기 형식의 이야기와 함께 관련된 여러 가지 역사 지식을 담고 있다.








만화 한단고기(전3권)
  한재규 글, 그림·북캠프 펴냄
계연수가 상고시대 우리나라의 역사, 신앙, 풍습, 정치, 경제, 철학, 예술 등에 대한 기록을 모은 《한단고기》는 《삼성기》, 《단군세기》, 《북부여기》, 《태백일사》 4권의 책을 하나로 묶은 책이다. 환인의 환국, 환웅의 배달국, 단군의 조선국이 우리의 머리 역사라는 것은 중국의 《산해경》과 《전한서》 등의 기록을 통해서도 알 수 있다.

《만화 한단고기》는 이러한 역사적 실체를 각종 역사서와 고증, 사료를 밑바탕 삼아 어렵게만 보이던 《한단고기》를 쉽게 읽을 수 있도록 했다.


글·강윤정 chiw55@brain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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