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잘 웃지 못하고, 행복하지 않아서 웃음명상트레이너가 됐습니다.”
정영일 브레인트레이너의 첫마디는 의외였다. 2008년 브레인트레이너가 된 후, 18년째 웃음명상 트레이너로 활동하며 수많은 사람에게 긍정과 희망을 전하는 그가, 오히려 ‘웃음’과 ‘행복’에 목말라 있었던 사람이었다니.
▲ 웃음명상치료사 정영일 국가공인 브레인트레이너 [사진=전은애 기자]
"20대 때 결핵을 앓고 치료했는데 30대 초반에 다시 재발했어요. 오랜 기간 항생제를 투약하며 몸이 망가졌어요. 통증과 염증, 불면증까지 겹쳐 건강이 너무 좋지 않았죠. 어렸을 때부터 체력도 좋지 않았는데 아프기까지 하니 평생 건강하게 살기는 힘들겠다 생각했습니다."
가난한 유년기를 보낸 그는 성인이 된 후 옷 장사, 가방공장, 인테리어 등 닥치는 대로 일을 했다. 다양한 일을 하던 그는 김포공항에서 10년 넘게 구두닦이, 이후에는 목욕관리사로 일하며 말 그대로 ‘떼돈’을 벌었다. 그러나 돈은 많이 벌었지만 결국 쓰러졌다.
“돈은 벌었지만, 결국 건강을 잃었습니다. 잦은 병치레에 불면증까지… 매일 밤 소주 한 병을 마셔야 겨우 잠이 들었죠.”
절망의 끝에서 그는 ‘브레인트레이닝’을 만났다.
“운동도 해보고, 각종 건강식에, 한약까지 먹어봤지만 별 효과가 없었어요. 그런데 브레인트레이닝을 1년 수련하니, 이전에 했던 어떤 것보다 몸이 건강해지고 체력이 좋아졌습니다. 그때 깨달았죠. 이제는 돈보다 내 몸과 마음을 돌보는 게 더 중요하다는 걸요.”
몸이 건강해지자 생각도 긍정적으로 바뀌었다. 내성적이던 성격도 밝아졌다.
“우리 뇌에는 가소성이 있어서, 신경계를 활성화하면 뇌가 변하고 건강과 행복, 원하는 삶도 창조할 수 있다는 사실에 희망을 느꼈어요.”
웃음명상을 지도하면서 나뿐만 아니라 사람이 변화하는 걸 보면서 어떤 원리로 좋아진 건지 공부하고 연구하다 보니 어느덧 전문가가 되어 있었다.
정영일 트레이너는 자신이 변화한 원리를 연구하기 시작했다.
“뇌과학 연구를 보면, 잘 웃지 않는 사람은 신경계가 위축돼 있다고 해요. 자꾸 시도하고 연습해야 신경계가 발달하죠. 변화는 단기간에 이뤄지지 않아요. 꾸준히 해야 진정한 변화가 찾아옵니다.”
▲ 정영일 브레인트레이너는 18년 째 관공서, 군부대, 기업 등에서 웃음명상 프로그램을 지도하고, 강사 양성을 하고 있다. [사진=본인 제공]
그렇게 시작한 웃음명상 강사 생활이 어느덧 14년. 그는 서울 은평구와 용산구 등에서 매주 수업을 진행하며 수많은 사람의 삶을 변화시키고 있다.
“14년 전 파킨슨병을 앓던 60대 여성분이 수업에 오셨어요. 남편이 부축해 겨우 오셨는데, 지금은 혼자 뛰어다니십니다. 매주 한 번도 빠지지 않고, 매일 아침 2시간씩 숙제하세요. 이제는 누가 봐도 파킨슨병 환자라는 걸 모를 정도로 건강해지셨죠.”
정영일 브레인트레이너는 앞으로 자신과 같은 웃음명상 지도사를 양성하는 것이 꿈이다.
“나이를 먹어도 건강하고 행복한 세상을 만드는 데 기여하고 싶어요. 저처럼 건강하지 못해, 웃지 못하고, 행복하지 못한 이들에게 희망이 되고 싶습니다. 서로 도움을 주고받는 건강한 공동체를 만드는 것이 저의 새로운 목표입니다.”
글. 전은애 기자 hspmaker@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