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주원의 뇌똑똑 자녀교육 22편] 자연친화적인 뇌를 위해 이제 부모가 나설 때이다

[오주원의 뇌똑똑 자녀교육 22편] 자연친화적인 뇌를 위해 이제 부모가 나설 때이다

“4세 유아입니다. 아토피가 너무 심해요. 겨울철이 되면 피부가 거칠거칠하고 빨간 것이 올라올 때마다 스테로이드 연고를 매번 바르는데 부작용으로 피부가 매우 얇아져 볼에는 핏줄도 보이고 조금만 열이 올라도 볼이 빨개져요. 몸이 가려우니 아이가 짜증을 내고 피가 날 때까지 박박 긁어대고, 또 아프니까 울고 보채기 때문에 밤에 잠도 못자는 형편입니다. 아토피 때문에 너무 속상해요. 치료할 수 있을까요?” 아토피로 인한 고통을 호소하는 유아 엄마의 말이다.  

▲ 자연과의 교감은 뇌에 명상과 동일한 효과를 갖는다. <사진=Pixabay 이미지>

아토피 피부염은 주로 유아기 혹은 소아기에 시작되는 만성적이고 재발성의 염증성 피부질환이다. 세계적으로 증가하는 추세이며, 발병 원인은 아직 정확하게 알려져 있지 않다. 주로 환경적인 요인과 유전적인 소인, 면역학적 반응 등이 주요 원인으로 여겨지고 있다. 환경적인 요인으로는 산업화로 인한 매연 등 환경 공해, 식품첨가물 사용의 증가, 서구식 주거 형태로 인한 카펫, 침대, 소파의 사용 증가, 실내 온도 상승으로 인한 집먼지진드기 등의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원인 물질의 증가 등이 있다. 유아 아토피는 차후에 대인기피증, 성격장애, 집중력 저하, 발달지연 등 성장에 큰 저해 요소가 되기 때문에 반드시 치료해야 하는 질병이지만, 치료가 쉽지만은 않다.

어떤 아토피 전문가들은 ‘아이가 흙을 피해서 생기는 병’을 아토피라고 설명한다. 일리 있는 말이다. 흙은 자연이다. 자연으로부터 멀어진 생활을 한 결과라는 의미이다. 흙의 문명에서 화석의 문명이 극에 달하면서 생긴 것이기 때문이다. 석유로 상징되는 화석물질은 각종 화학물질을 만들면서 아토피의 알레르겐을 만들어 냈다. 최근 콘크리트가 흙을 덮고, 심지어는 흙을 피해 수직농장과 식물공장, 수경재배가 상용화되고 있는 추세이다. 전문가들은 아토피의 발생요인은 크게 외부적인 유해물질이나 환경에 노출되는 과정과 내부 장기에서 비롯된 체내 독소의 영향으로 요약한다.

즉, 유전적으로 과민한 체질을 가진 사람이 환경유해물질, 예컨대 먼지, 꽃가루, 진드기, 동물의 털, 곰팡이 등 세균, 각종 약물, 화학물질과의 접촉, 오염된 식품에 노출되며, 오존층 파괴로 인한 자외선, 첨단 제품들의 전자파, 냉난방시스템의 생활공간 등에 노출되는 경우이다. 나아가 인스턴트식품이나 5백 식품(백미, 흰밀가루, 흰소금, 백설탕, 흰조미료), 5S생활(sugar, salt, smoking, snack, sitting), 동물성 고지방식품의 과식 등도 한 몫을 하고 있다. 

최근에는 아토피뿐만 아니라, 스트레스, 신경성 질환, ADHD, 우울증, 암 등의 질병 치료를 위해 자연으로 돌아가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한 연구자는 나무가 우거진 숲 속을 산책하는 일이 단기 기억력과 집중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38명을 두 그룹으로 나누어 한 그룹은 식물원과 수목원 주변을 걷게 했고, 한 그룹은 붐비는 도심을 걷게 했다. 산책 전후에 시험 참가자들의 기억력 검사를 했다. 조용한 나무와 식물 주변을 걸은 집단은 단기 기억력이 무려 20%나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도심을 산책한 집단은 기억력 점수가 변하지 않았다. 이 연구자는 ‘자연과의 교감은 뇌에 명상과 동일한 효과를 갖는다’고 하면서 자연은 두뇌발달의 촉진제임을 시사하는 결과임을 밝혔다.

▲ 자연 속에 있으면 뇌의 사령탑인 전두엽 피질이 혹사시킨 근육을 휴식하게 하는 것처럼 속도를 줄이고 쉬게 된다. <사진=Pixabay 이미지>

자연은 뇌를 차분하게 하고 몸을 치유한다. 주기적으로 자연 속에서 시간을 보내는 것은 정신건강에 크게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건강과 심리적인 회복에 필수적이다. 우리의 뇌가 처음부터 도시환경에 적응했던 것은 아니다. 도시화는 심각한 건강문제를 안겨준다. 도시는 삶의 속도를 가속화해서 스트레스를 줄 수 있다. 우리는 점점 지구력이 약한 동물로 변해가고 있다고 한다. 마치 우리의 뇌 안에 30초마다 울리는 알람시계가 있는 것과 같아서, 오랜 시간 집중하는 능력이 약해지고 있다. 도시에서 생활하려면 계속적으로 정보를 선별해야 하고, 방심하지 말아야 하고, 결정할 일이 많다. 때문에 뇌가 회복할 시간을 거의 주지 않고 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속도를 늦출 것인가? 자연에 답이 있다. 인지심리학자 데이비드 스트레이어는 이렇게 말한다. “자연 속에 있으면 뇌의 사령탑인 전두엽 피질이 혹사시킨 근육을 휴식하게 하는 것처럼 속도를 줄이고 쉬게 된다.”

심리학자 융(Jung)에 따르면, 우리 인간이 많은 고통과 절망감을 느끼고 무감각하고 목표도 없고 무의미하다고 느끼는 이유는 자연과의 접촉의 상실 즉, 자연과의 분리를 그 이유로 든다. 우리는 주로 과학과 이성을 삶의 지표로서 신봉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우리가 너무 한쪽에만 치우쳐 있어서 무의식을 무시하고 의식적이고 합리적 존재임을 강조하고 있어서 영혼의 가치와 자연과의 합일을 상실했다. 그 결과로 우리는 비인간화 되고 자신을 의미가 없는 사람 또는 공허감에 압도되는 직접적인 결과가 몸과 마음의 병으로 연결된다는 것이다. 융은 치료방법을 우리의 무의식이 원하는 자연과의 접촉으로 보았다. 인간은 본래부터 하나의 전체라는 융의 근본 사상을 의미한다.

뇌교육에서는 하늘과 땅과 사람이 하나라는 우리 선조들의 천지인 사상을 근본으로 하기에, 타고난 전체성이 분화되고 분열되는 것을 지양한다. 즉 자연과 하나되는 것이 건강한 신체와 건강한 마음과 건강한 정신의 기초로 본다. 뇌교육에서 자연과 지구를 중심 가치로 삼는 이유이다. 우리는 겉으로 드러난 현상을 볼 뿐 그 뿌리를 잘 보지 못한다. 이 세상을 바르게 보고 바르게 듣는 지혜를 가지고 이 세상의 문제를 힐링해야 한다. 하늘과 땅이 오염되면 바로 우리의 생명이 오염된다. 즉, 생명은 모든 것과 하나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이를 잊고 살아온 결과 우리 아이들이 점차 병들어가고 있다. 이제 자연친화적인 우리 아이들의 건강한 뇌를 위해 우리 부모들이 지구 살리기 운동에 발 벗고 나서야 할 때이다.



글. 국제뇌교육종합대학원대학교 상담심리학과 오주원 교수


ⓒ 브레인미디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인기 뉴스

설명글
인기기사는 최근 7일간 조회수, 댓글수, 호응이 높은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