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주원의 뇌똑똑 자녀교육 12편] 행복의 비밀, 사회적 뇌

[오주원의 뇌똑똑 자녀교육 12편] 행복의 비밀, 사회적 뇌

‘유치원에 다니는 B는 외아들이다. 친구들과 어울리지 못하고 혼자서 놀거나 어쩌다 같이 놀 때는 꼭 친구들을 때리거나 할퀴는 등의 난폭한 행동을 하여 친구 부모의 원성을 산다. B의 부모는 아이가 사회성이 부족한 것 같다며 선생님과 여러 차례 상담을 했지만 소용이 없다. 이제는 선생님 뵙기도 죄송하여 유치원을 그만 보내고 싶은 생각까지 들며 걱정이 많다.’

아이는 태어나서 가장 먼저 엄마와 관계를 맺으면서 사회적 관계의 기초를 형성한다. 점차 아이가 커가면서 다른 또래나 어른들과의 만남을 통해 인간관계의 기술을 습득하게 되고 이러한 과정은 일생을 통해 매우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유아기에 사회성 발달에 문제가 있다면 앞으로 점차 여러 가지 어려운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징후이기에 반드시 관심을 가지고 교정해주어야 한다. B는 외아들로서 또래들과의 경험이 부족하고 양보할 줄 모르는 성격 때문에 자기주장의 방법으로 공격적인 행동이 습관화된 것이다. 

▲ 우리의 삶에서 사회적 연결을 확장하여 사회적 뇌를 튼튼하게 하는 것은 우리의 행복을 증진시킬 수 있는 쉬운 방법 중의 하나이다. <사진=Pixabay 이미지>


사회적 관계를 잘 하는 사람의 뇌는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더 행복하고 건강하다

사회신경과학자 매튜 리버먼에 따르면, 우리 인간의 뇌는 생각을 위해서만 설계된 것이 아니라, ‘사회적 연결’을 위해서도 설계되었다고 한다. 다른 사람들과 접촉하고 연결되고자 하는 욕구는 삶의 모든 측면에서 우리의 행동을 좌우하는 가장 기본적인 경향 가운데 하나이다. 

그는 인간의 뇌가 특정 과제에 몰두하지 않을 때는 남은 시간을 활용해, 즉 신경망의 기본 자원을 활용해 사회적 세계를 배우고 익힌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다시 말해 한가할 때, 이 기본 신경망이 마치 반사작용처럼 켜져 우리의 주의가 사회적 세계로 향하게 된다는 것이다. 우리가 한가해서 사회적 세계에 관심을 가진다는 것이 아니라, 틈만 나면 사회적 세계에 관심을 가지도록 우리의 뇌가 이미 그렇게 설계되어 있다는 말이다. 따라서 사회적 관계를 잘 하는 사람들의 뇌는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더 행복하고 건강하다. 위 사례 B처럼, 아이가 또래들과 어울리지 못할 때는 그 원인이 어디에 있는지 살펴보고 원인에 맞는 대처방법을 찾아야 한다.

먼저, 부모와의 기본적인 신뢰감이 형성되지 않은 경우에 다른 사람과의 관계를 쉽게 맺지 못할 수 있다. 어려서 부모와 떨어져 지내 불안한 경험을 했거나 지나친 좌절을 경험하여 위축되어 있는 경우에 또래들과 깊게 사귀지 못한다.

둘째, 어려서부터 친구들과 놀아본 경험이 없을 때이다. 동네에 놀만한 아이들이 없거나 엄마의 성격이 내성적이라 사람 만나는 것을 싫어하는 경우도 또래와 잘 사귀지 못하는 경우이다.

셋째로, 과잉보호를 받으며 자라서 양보할 줄 모르고 지는 것을 싫어하는 아이들은 또래와 잘 어울리지 못한다. 이런 경우 함께 놀고 싶지만 다른 아이들이 잠시 같이 있다가도 따돌리게 되는데, 이 때 때리거나 훼방을 놓는 등 공격적인 행동을 보이기도 한다.

넷째, 지나치게 소극적이고 자신감이 없는 아이들이 친구 사귀기에 시간이 걸린다. 이런 아이들 중에는 또래에게 자기 의사표시를 못하면서 동생에게는 지나치게 공격적이고 난폭한 행동을 하기도 한다.

좋은 양육자는 따뜻하면서도 단호하다

부모와의 신뢰감이 부족한 아이는 또래와의 관계보다 우선 부모로부터 사랑받고 있다는 확신을 갖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신체접촉이나 언어표현으로 따뜻한 사랑의 감정을 전달할 필요가 있다. 또래와 경험이 부족한 아이는 우선 또래와 함께 어울릴 수 있는 충분한 경험을 갖도록 하는 것이 중요한데, 이 때 자신보다 어린 아이들과 노는 놀이를 충분히 활용하면 좋다.

이기적인 아이는 무엇보다 양보심을 길러주어 다른 사람에게 양보했을 때 칭찬해주고, 양보할 때 친구들이 함께 놀려고 한다는 것을 가르쳐주어야한다. 소심한 아이는 자신감을 갖도록 작은 일에 대한 성취경험과 칭찬으로 자신감을 북돋워줄 필요가 있다. 

또래들과 어울리기는 좋아하지만 같이 놀 때마다 남을 때리거나 할퀴는 등의 행동을 보일 때는  단호하게 ‘안돼!’라고 가르쳐야 한다. ‘아직 어리니까’, ‘귀여워서’ 등의 이유로 한두 번 용납했던 것이 아이가 자라면서 큰 문제에 부딪히게 만든다. 충분히 좋은 양육자는 따뜻하면서도 단호하다.

우리는 행복하고 건강한 삶을 원한다. 우리의 본성은 사회적 관계를 맺고 유지하려는 성향을 지니고 있으며, 이런 관계가 위협받으면 괴로움을 느낀다. 우리의 삶에서 사회적 연결을 확장하여 사회적 뇌를 튼튼하게 하는 것은 우리의 행복을 증진시킬 수 있는 쉬운 방법 중의 하나이다. 사회적 연결의 회복을 위해, 놀이터에서 놀기, 우리 집으로 친구 초대하기, 친구 집에 놀러가기 등 특별히 많은 비용을 투자하지 않고도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는 방법들을 제안해 본다. 행복의 비밀은 사회적 뇌에 있다.


글. 국제뇌교육종합대학원대학교 상담심리학과 오주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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