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에 관심은 많았지만 고등학생일 때는 이런 걸 고민하거나 이야기를 나눌 만한 친구는 없었어요. 대학 입시 준비하느라 여유가 없었거든요. 이번 워크숍에서 지구 환경에 대해 뜨겁고 진지하게 논의할 수 있어 무척 뜻깊었습니다.”
노지향 양(차의과대 스포츠의학 전공·20)은 지난 2월 17일부터 5일간 제주도에서 열린 ‘한중일 지구경영 워크숍(Global Youth Leadership Workshop for the Sustainable Earth)’에 16명의 한국 대표단 멤버로 참가했다. 평소 관심 있는 환경 문제에 대해 한국, 중국, 일본에서 온 청년 리더들과 토론하며 서로의 생각과 아이디어를 나누는 시간은 노지향 양에게 평생 잊지 못할 경험이었다.
▲ 노지향 양(차의과대 스포츠의학 전공·20).
“지금의 대학 전공은 안정적인 미래를 보장하는 직업적인 측면만 고려해서 선택했어요. 그런데 막상 대학을 다녀보니 이게 내가 원했던 것인가 회의감이 1년 내내 들었습니다. 진정 가슴 뛰는 일을 찾고 싶어 '벤자민 갭이어(Benjamin Gap Year)'를 선택했습니다.”
노지향 양은 중·고등학교 시절 열심히 공부해 대학에 입학했지만, 기대했던 대학 생활은 생각했던 것과는 다른 점이 많았다. 관심 있고 흥미 있는 분야라 생각했는데 과연 내가 이것이 원하는 삶인가 돌아보게 되었다.
1년간 다양한 도전을 통해 스스로 꿈과 방향을 찾는 벤자민인성영재학교 학생들을 보면서 나한테도 이런 시간이 있었으면 생각하던 중, 20대 청년들을 위한 ‘벤자민 갭이어’가 개설됐다는 소식에 고민 없이 선택했다.
벤자민인성영재학교가 올해 20대 청년들을 위해 마련한 ‘벤자민 갭이어’는 브레인워크숍, 프로젝트, 멘토링 등을 통해 자기 성찰, 직업탐색 등을 1년간 진행한다. 이번 워크숍 역시 ‘벤자민 갭이어’의 첫 국제교류활동으로 노 양은 한국 대표로 선발돼 참석하게 되었다.
▲ 지구경영워크숍에서 노지향 양. (사진=국제뇌교육협회 제공)
“고등학교 친구 중에서도 공부를 잘해 좋은 대학에 가서 여러 가지 활동을 하지만, 그 속에서 알 수 없는 공허함과 무기력감을 느끼는 친구들이 많아요. 대학 졸업 후 나는 무슨 일을 하며 어떤 삶을 살아야 할까 고민하는 친구들도 많고요.”
지향 양 역시 미래에 대한 진지한 고민 대신, 취업을 위한 준비를 해야 하는 현실이 답답했다. 인생에 한 번쯤은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을 만나 배우고 실수하고 그러면서 도전해 보고 싶었다.
“벤자민 갭이어를 보다 충실하게 보내고자 대학을 1년간 휴학할 예정이에요. 먼저 체력을 키우고, 배우고 싶었던 외국어 공부도 계획하고 있습니다. 그 시작이 바로 '한중일 지구경영 워크숍'이예요. 아시아 주요 국가의 청년들이 모여 개인 차원을 넘어 공공을 위해 어떤 액션을 할지 모색했던 시간이었습니다. 이번 워크숍은 벤자민 갭이어의 1년에 대한 그림을 그린 계기가 되었습니다.”
지향 양은 ‘벤자민 갭이어’를 진행하는 올 한 해 그 어느 때보다 기대된다고 밝혔다.
“지구환경과 뇌교육에 관심이 많아요. 올해 두 가지를 집중적으로 탐구하면서 제 생각과 가치관을 굳건하게 정립하는 시간을 가지고 싶습니다. 대학 공부에 한정되지 않고 더 큰 세상에 대한 공부를 하고 싶어요. 벤자민 갭이어가 제 인생의 터닝포인트가 될 것 같습니다.”
글. 전은애 기자 hspmaker@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