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주 인성교육강사 "자기 가치 알 때 인성 깨어난다"

이현주 인성교육강사 "자기 가치 알 때 인성 깨어난다"

[인성교육강사 인터뷰]

지난 4월 24일 오전 10시 대구 율하초등학교 6학년 교실, '국경일 이야기' 수업이 한창이다. 아이들의 눈이 반짝거린다. 어떻게 하면 공부를 더 잘할 수 있을지가 아니라 내가 얼마나 소중한 사람인지를 이야기하기 때문이다. 어느새 수업 2시간이 훌쩍 지나갔다.

이현주 인성교육강사를 대구에서 만났다. 대구 달서구국학원장도 맡고 있는 이 강사는 최근 2년간 나라사랑, 국경일을 주제로 100여 차례 인성교육강의를 했다.  

▲ 이현주 인성교육강사

- 어린이부터 어르신까지 남녀노소를 대상으로 다양한 강의를 하고 있다. 특히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인성교육강의를 많이 하는 이유가 있나.

"먼저 고백하자면 나는 피해의식 덩어리였다. 태어났을 때 집은 무척 가난했고, 엄마는 나를 낳고 얼마 지나지 않아 집을 떠났다. 할머니의 사랑으로 자랐지만, 항상 누군가 나를 버릴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 있었다.  

내가 어떤 사람인지보다, 사람들이 나를 어떻게 생각하는지가 중요했다. 어린 시절 그 누구도 내가 얼마나 가치 있는 사람인지 알려주지 않았다. 대부분 관계에서 패배자였던 나는 학창시절 그다지 행복하지 않았다. ”

'엄마'라는 존재는 인생 최초의 관계다. 그렇기에 엄마와의 관계가 아이에게 지대한 영향을 끼친다고 아동학자와 심리학자들은 말한다. 이 강사는 생의 첫 인간관계가 단절되어 버린 것이다. 게다가 그 원인이 자신에게 있다고 여겼으니 이후 인간관계가 쉽지 않았다. 

어른이 되어 시작한 결혼생활도 녹록지 않았다. 남편은 있는 그대로 사랑해주었지만 그 마음이 언제 변할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심했다. 첫 아이에게는 자기도 모르는 새 스트레스를 주고 있었다. 

불면증과 우울증이 날로 심해가던 어느 날, 이대로는 안 된다는 생각에 명상과 뇌교육을 시작했다. 국학을 만나 강사활동도 본격적으로 하게 되었다. 

▲ 이현주 인성교육강사

- 힘들었던 과거지만 그 세월을 통해 지금의 이현주 강사가 되었다.

"그래서 고맙다. 지난 과거가 있었기에 지금의 내가 있다. 그리고 앞으로의 나도 계획해서 나갈 수 있다. 누구나 힘든 기억이나 경험이 있다. 그런데 그걸 어떻게 해석할 것인지 잘 봐야 한다. 지난 아픔을 찬란한 내일로 승화시켜낼 수 있는 건 자기만이 그렇게 할 수 있다. 자기 가치를 아는 사람만이 그렇게 할 수 있다."

- 인성교육수업에서 아이들에게 '가치'를 강조하는 이유도 그 때문인가.

"인성의 핵심은 자신의 가치를 제대로 알고 자긍심을 갖는 것이다. 나는 자긍심을 '자신을 긍정하는 마음'이라고 본다. 자긍심이라는 씨앗에 정성을 들이면 자존감이라는 나무가 자란다. 바로 '자기 존재에 대한 감사함'이다.

이른바 ‘문제아’들만 모아놓은 중학교 남학생반에서 수업한 적이 있다. 선생님에게 욕하는 것은 예사고, 수업을 시작하면 절반은 교실을 뛰쳐나가는 그런 반이라 교장선생님이 나를 걱정할 정도였다.

그러나 한 명도 자리를 뜨거나 욕을 하거나 졸지 않았다. 수업 후에 "내가 왜 공부를 해야 하는지 알았다", "선생님 수업으로 역사를 정말 좋아하게 되었다"고 학생들이 말해왔다.

국학원의 인성교육은 아이 안의 가치를 찾아준다. 가치 있는 수많은 '나'가 모여 이 나라의 가치가 된다. 정말 희망이 아닌 아이는 없다. 모든 아이는 그 자체로 희망이다. 다만 자신이 그런 존재인지를 모르는 것뿐."

'나의 가치'를 생각하며 사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하물며 늘 꾸중만 듣고 혼만 나고 지내던 아이들이라면? 문제아 남학생 반에서 이 강사의 수업이 성공리에 끝났다. 이 학교 교장은 이 강사에게 감사장을 주었다.  

▲ 이현주 인성교육강사가 24일 대구국학원에서 신규 강사를 대상으로 교육하고 있다.

- 학교 수업 시 꼭 하는 내용이 있다면.

"언젠가부터 장래희망을 말하면 많은 아이들이 '돈' 이야기부터 꺼낸다. '돈 잘 버는 의사' '안정적이고 방학 있는 선생님' 이런 식이다. 그런데 나는 강의에서 아이의 가치를 세상에 펼쳐낼 방법으로 장래희망을 이야기하고, 본질적인 부분으로 이끈다.

예를 들어 선생님이 꿈이라면, 선생님이 무슨 일을 하는 사람인지 먼저 묻는다. 그러면 아이들은 "학생을 가르치는 사람"이라고 말한다. 그렇다. 교사는 안정적으로 월급을 받는 사람이 아니라 학생이 인격체로 자라나도록 지식과 규범을 가르치는 사람이다.

인성교육을 할 때 학교 선생님들이 종종 참관한다. 그러면 학생들은 자연스레 선생님에게 존경심과 감사함을 갖게 되고, 선생님들은 자기 직업에 자부심을 품게 된다.

직업 자체가 가진 소명의식을 아이들에게 정확히 심어준다. 모든 직업의 최종 목표는 나로 인해서 사람들이 건강하고 행복하고 평화로워지는 것이어야 한다."

- 앞으로의 계획은.

"인성교육진흥법이 통과되어 얼마나 감사한지 모른다. 수많은 인성교육강사들의 무대가 펼쳐진 것 아닌가. 나를 믿지 못했던 내가 나의 가치를 알면서 스스로 이렇게 사랑할 수 있게 되었다. 어르신을 위한 실버인성교육도 꾸준히 해나갈 계획이다. 올해부터는 학교에서 '감정코칭' 수업도 시작했다. 

더 많은 이들이 인성교육을 통해 자신을 사랑하는 사람, 나아가 나라와 지구를 사랑하는 사람이 되길 바란다." 

강만금 기자 sierra_leon@liv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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