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리 공석 3주…다섯 명째 불명예 퇴진
국무총리실은 2년째 청문회 준비만
여론 잡으려는 국회 인사청문회가 관건
벌써 다섯 명이 떠났다.
여섯 번째는 누가 될지 감감무소식이다. 공석(空席)이 된 지도 벌써 한 달이 넘었다. 국무총리실에서는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2년째 청문회 준비만 하고 있다"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5월 18일로 정국 이인자라 할 수 있는 국무총리 자리가 빈 지 3주를 맞았다. 이완구 전 총리가 사의를 표명한 지난달 20일을 기준으로 하자면 한 달이나 지났다.
▲ 국무총리실 홈페이지(http://www.pmo.go.kr/)의 총리 인사말 화면은 3주째 비어있다.
일단은 최경환 경제부총리가 국무총리 직무대행에 임명되어 겸직하고 있다. 상시적인 국무회의 주재나 5.18민주화운동 기념식 참석과 같은 특별한 행사 외에는 총리 업무가 최소화되었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비상체제일 뿐이다.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3년이 채 되지 않았지만 벌써 다섯 명의 총리 혹은 총리 후보가 거쳐 갔다. 초대 총리 후보자인 김용준 전 헌법재판소장은 아들 병역 문제로, 안대희 전 대법관은 전관예우 문제로, 문창극 전 중앙일보 주필은 뉴라이트로 왜곡된 역사 인식이 문제가 되었다. 이후 정홍원 전 총리를 거쳐 현 정부 첫 정치인 출신 이완구 전 총리는 ‘성완종 리스트’에 이름이 오르면서 올해 2월 취임 이후 63일 만에 사퇴했다. 최단기 총리라는 불명예 퇴진이었다.
더 이상 국정 공백을 둘 수는 없다는 판단에 따라 청와대는 차기 총리 인선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금개혁과 북한의 군사도발, 미-일 신 밀월 외교 등 다양한 이슈가 산적해 있기 때문이다.
청와대가 차기 총리 인선에 속도를 내면서 국무총리실도 덩달아 바빠지고 있다. 다음 인사청문회를 준비해야 하기 때문이다. 직원들 사이에서는 “지난 2년 동안 청문회 준비만 했다”는 이야기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문제는 총리 후보자 지명이 아니라 국회의 청문회를 통과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총리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는 지난 2000년 처음 도입되었다. 이후 국회 인사청문회는 제대로 된 인사 검증을 위한 장이라기보다는 정국의 주도권을 잡기 위한 경쟁터로 변했다.
인사(人事)가 만사(萬事)라 하였다. 결국은 국정운영도 사람이 하는 일이기에 사람을 어떻게 쓰느냐가 국운(國運)을 결정짓는다고 할 수 있다.
국회 인사청문회는 중요한 절차다. 하지만 이때 국회의원들이 해야 하는 역할은 제 잘난 모습을 뽐내며 후보자를 흠집 내고 상대 당을 헐뜯는 것이 아니다. 대한민국을 위하여 책임지고 헌신할 사람을 선택하는 것에 집중해야 한다. 여섯 번째 총리 후보자에 대한 국회의 바른 인사청문회를 기대해본다.
강만금 기자 sierra_leon@liv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