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 수 있다' 는 자신감을 키워주는 뇌체조

[멘탈헬스인] 부산 금정경찰서 박희영 경사

2014년 04월 24일 (목)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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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치고 힘에 부대낄 때 연단이나 단전치기를 하고 나면 뭐랄까요. 정말 푹 자고 개운하게 일어난 느낌이 듭니다. 그래서 ‘그래 한번 해볼까’ 하는 힘이 생기고, 그런 마음으로 하루를 시작하게 됩니다”

▲ 부산금정경찰서 학교전담경찰관 박희영 경사

박희영 경사는 부산 금정경찰서 학교전담 경찰관이다. 학교전담경찰관은 학원 내 학교폭력을 예방하기 위해 학생들을 선도하고 상담하는 역할을 주로 하고 있다.

경사는 학생들을 지도하면서 작년부터 뇌교육을 활용한 학교 선도 프로그램을 운영하였다. 1주일에 1번 정도 학생들과 만나 스포츠 활동 클럽 시간에 뇌체조, 기공 같은 뇌교육을 학생들에게 지도하는 것이다.

아이들과 만나는 이 시간에 박희영 경사는 ‘항아리 연단’ 이라는 뇌체조를 가장 많이 활용했다. 이 동작은 항아리를 안고 있는 자세로 30분 이상 버티는 것이다. 벌쓰는 동작하고도 비슷해 보인다. 처음에는 힘들고 고통스럽기 때문에 아이들이 싫어하지만, 힘든 고비를 넘기고 나면 아이들은 180도로 바뀐다. 

“한 자세로 오래 있으면 팔과 다리가 아프기 시작하죠. 이때 포기하고 싶어 하는 마음이 올라옵니다. 아이들은 막 욕도 하고, 반항도 하고, 감정도 냅니다. 그럴 때 할 수 있어, 해보는 거야, 하자 하자 하자! 하고 5분, 10분 버티고 나면, 어느 순간 확 풀어지는 느낌이 듭니다. 그러면서 ‘하기 싫어’가 ‘할 수 있어’로 바뀌는 그 시점이 옵니다. 그래 한번 해보자 하고 해냈을 때 제가 느꼈던 그 기쁨과 희열을 아이들도 똑같이 느낍니다. 그러면서 다음 수업태도가 달라지는 거죠. 자신에게 집중하는 힘이 훨씬 커집니다” 

항아리 연단 자세는 우선 가볍게 다리를 11자로 벌려 준다. 그 상태에서 무릎을 15도 정도 살짝 구부리고 팔은 수평으로 들어 올려 항아리 자세를 취한다. 이 자세를 목표한 시간 동안 계속 유지한다. 힘들다는 느낌이 오면 호흡을 가볍게 후~ 내쉬고 들이마시면서 몸에 집중한다. 시간이 되면 구부렸던 다리를 천천히 펴주고 긴장된 몸을 툴툴 털어준다.

▲ 항아리 연단 자세

항아리 연단의 효과는 일단 단전이 따뜻해지고 머리는 차가워진다. 그리고 아랫배에 힘이 생긴다. 이것은 몸이 건강할 때 이루어지는 정상적인 에너지 상태이다. 아랫배에 힘이 생기면 정신력도 강해진다. 소위 말하는 자신감, 뱃심, 뒷심이 강해지는 것이다. 

“내가 어떤 하고 싶은 걸 하기 위해서는 몸에 근육이라는 게 있어야 하잖아요. 그런 것처럼 마음에도 근육이 있어야 합니다. 그래서 그 근육의 힘으로 포기하고 싶은 것을 해낼 수 있는 거죠. 아이들한테도 ‘몸과 마음의 근육도 같이 키워야 한다. 그래야 네가 하고 싶은 것을 해 낼 수 있다’ 라고 말해줍니다”  

이렇게 뇌교육 선도 프로그램을 시행하면서 우선 아이들이 재미있어했다. 처음에는 관심을 두지 않던 학교도 아이들이 변화하는 모습을 보면서 계속 도와달라는 연락을 했다. 그래서 작년에는 2개 학교부터 시작을 했는데 올해는 4개 학교로 확대되었다.

학생 중에는 117로 신고가 들어온 한 학생이 있었다. 어머니도 안 계시고 아버지 혼자서 아이를 키우는데 예민한 사춘기이다 보니까 통제가 안 되었다. 학교 다니는 것도 재미없고 그래서 만만한 친구들을 괴롭히는 그런 아이였다. 그런데 뇌교육 수업을 받으면서 아이가 변화하기 시작했다.

“저랑 같이 수업하면서 아이가 ‘나도 뭔가 할 수 있구나’ 하는 자신감을 얻게 된 것 같아요. 보통 아이들은 뭐 하고 싶으냐고 물으면 아무 생각이 없어요. 그런데 그 친구는 다행히 ‘세상 사람들을 도와주고 싶어요.’ 라는 마음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경찰관이라는 구체적인 직업도 얘기하고, 적성프로그램을 연결해줘서 구체적인 컨설팅에 들어갔죠. 지금은 학교 가는 걸 재미있어하고, 성적도 오르고, 아주 잘 성장하고 있어서 기쁩니다”

아이를 키우는 엄마로서, 그리고 학교전담경찰관으로서 그녀는 지금 아이들의 현실이 너무나 가슴 아프다. 다른 친구들과의 경쟁에서 이겨야 하고 경쟁에서 낙오되면 실패자가 되어버린다. 학교와 학원을 왔다 갔다 하면서도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생각해 볼 기회가 없다. 그래서 비행 청소년이 되기도 하고 피해자였던 학생이 오히려 가해자가 되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 연단 자세는 아이들에게 할 수 있다는 마음의 힘을 키워준다.

박희경 경사는 2013년 청소년 멘탈헬스 심포지엄에서 학교폭력예방 청소년 선도에 뇌교육 프로그램을 성공적으로 적용한 사례를 발표해서 많은 교사와 학부모들의 공감을 얻었다. 

“아이들한테 자신에게 집중하라고 하는데 잘 안될 때가 많아요. 내가 지금 어디가 힘든지, 어디가 아픈지, 내 마음이 어떤지를 몰라요. 그러니까 당연히 친구와도 통하지 못하는 거죠. 그래서 저는 멘탈헬스란 ‘나와 소통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나와 소통이 되면 점점 우리와의 소통이 이루어지고. 그래서 이 사회 전체가 건강해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대한민국의  많은 아이들이 자신의 가치를 알고 그 가치를 실현해서, 대한민국이라는 나라가 밝고 행복한 나라가 되었으면 하는 것이 저의 바람입니다”

글. 김보숙 기자 bbosook70@hanmail.net | 사진. 체인지 TV 방송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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