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연재] “인성(人性)과 성(性)교육”

[기획연재] “인성(人性)과 성(性)교육”

[8] 인성의 시작, 성性을 말하다- 일지 이승헌 총장 칼럼

모든 생명은 성(性)에서 시작한다. 성의 관계가 이루어지지 않았다면 우리 중 어느 누구도 지금 여기에 존재하지 못했을 것이다. 성(性)이라는 한자를 보면 마음 심(心)자와 날 생(生)자가 결합되어 있다. 다시 말해 성은 ‘마음이 나오는 곳’이다. 여기서 마음이란 모든 피조물의 근원인 우주심을 말한다. 창조, 조화, 평화의 마음이 곧 우주심이다.

우리나라에서는 남녀의 육체관계를 의미하는 성을 다르게 ‘씹’이라고도 표현해 왔다. 지금은 주로 욕설로 쓰이지만, 이 씹은 십(十)에서 나온 말이다. 다시 말해 여자와 남자의 만남을 십, 즉 완성으로 이해하는 것이다. 십은 하나에서 시작되어 아홉까지 성장하고 발달해 온 것을 종합해 새로운 하나로 나아가는 의미를 갖는다. 불완전한 반쪽과 반쪽이 만나 온전한 하나가 되는 것이 바로 십이다.

이처럼 성은 좁은 의미로 보면 남녀 간의 육체관계를 표현한 것에 불과하지만, 그 의미를 확대해 보면 혼돈과 심연 속에 만물의 근원으로서 성과 성이 교류하며 완성하는 의미까지 담고 있다. 이러한 성과 관계된 표현은 인간에게 동물적인 생존본능의 수성(獸性)과 만물의 영장이 갖는 인성(人性) 그리고 우주의 창조적 본성인 신성(神性)이 공존하고 있음을 일깨워 준다.

오늘날 대부분의 문제는 성충동의 억압에서 비롯된다. 한 통계에 따르면 매일 낙태로 죽는 태아가 전 세계적으로 12만 5천명에 달한다고 한다. 그중 강간이나 유전병의 요인은 1%에 불과하다. 낙태가 불법인 한국만 해도 해마다 17만 명의 태아가 죽어가고 있다고 한다. OECD 국가 중 최저출산율을 기록하는 한국에서 높은 낙태 수치를 보이는 것은 매우 역설적인 현상이다. 이 모두가 교육의 문제, 성에 대한 건강한 인식 부족에서 오는 인성의 문제이다.

인간이 갖는 모든 감각은 선(善)이다. 성(性)도 근원은 아주 선한 것이다. 다만 그 감각을 어떻게 사용하는가에 따라 아름답고 추함이, 깨끗하고 더러움이, 귀하고 천함이 생겨난다. 성숙한 성은 예술이며 치유이고 몸과 마음이 진정으로 교감하는 수단이다. 

성교육의 방향은 성에 대한 지식전달의 차원을 넘어서 성의식의 진화가 인간의식의 진화와 연결된다는 명제를 바탕으로 해야 한다. 실제로 이러한 명제를 실현하기 위해서 우리는 몸과 마음을 형성하고 연결하는 에너지를 느끼고 활용하는 감각 회복이 필요하다.

‘뇌교육’에서 보자면 1단계인 ‘뇌 감각 깨우기’와 2단계인 ‘뇌 유연화하기’, 3단계인 ‘뇌 정화하기’ 과정을 통해서 얻어지는 결과와 같다. 감각이 회복되면 큰 기쁨과 사랑 속에서 생활할 수 있다. 감각이 회복되면 타인의 슬픔, 타인의 고통, 타인의 기쁨을 어렵지 않게 내 것처럼 느끼게 된다.

이때 비로소 성과 사랑에 대한 선택과 행동도 진정한 가치와 욕구를 반영하는 의식 있고 책임감 있는 성생활로 발현될 수 있다. 육체관계를 완성과 종합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되며, 자신의 성행위에 진지한 자세를 갖게 되고,  몸속에 흐르는 성 에너지를 스스로 조절할 수 있게 된다.

성욕을 감각만이 아닌 영적인 경험으로 승화시킨다면 생활에서 성 에너지를 바라보는 태도가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 인간에게 수성(獸性)의 성(性)뿐만 아니라, 신성(神性)의 성(性)이 존재한다는 인식과 감각 회복을 위한 성교육이 그 시작이다. 생명의 시작이며, 존재의 근원인 성에 대한 태도와 경험이 바로 행복한 삶을 위한 인성의 근본이기 때문이다.

인성이 회복된 사람이 홍익인간이다. 어떤 가치관으로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성은 사랑이 될 수도 있고 방종이 될 수도 있다. 성도 홍익의 마음을 갖고 한다면 아름다운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성은 폭력이 될 수도 있고 불행이 될 수 있다. 성에 대한 인식이 변화해 홍익인간으로 진화한다.





글·이승헌 글로벌사이버대학교 총장, 국제뇌교육협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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