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기획사 피싱트리 윤주협 이사

웹기획사 피싱트리 윤주협 이사

창의력이란 집중에서 나오는 것

브레인 8호
2013년 01월 11일 (금)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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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피라이터. 웹 기획자. 《더 기분좋게 속여라》라는 책의 저자. 웹 기획사 <피싱 트리>의 윤주협 이사를 설명하는 많은 호칭들이다. 그러나 그는 자신을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라고 규정한다. 그에게 창의력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본다.








> 브레인(이하 B): 창의력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윤주협(이하 윤): 마케팅에서의 창의력은 고정관념을 많이 가지고 있는 사람이 그것을 시스템적으로 틀고, 구조화시키는 것이라고 정의할 수 있겠다. 모든 창작 분야가 현재 가지고 있는 문법들에 대해 식별할 수 있는 능력이 중요하다. 무엇을 보더라도 그 법칙을 인식하고 자기 나름의 공식을 알아챌 수 있으며 만들 수 있는 능력. 모방부터 많이 하라고 하는 이유도 그래서이다.

> B : 좀 의외다. 보통은 창의력 하면 번뜩이는 영감을 주로 떠올리는데….
윤 : 창의력에 대한 일종의 오해라고 보는데, 개인적으로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창의력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다. 창조적인 작업을 위해서는 어떤 분야의 기본 문법과 법칙을 이론상으로도 충분히 알아야 한다. 광고 하는 사람은 마케팅과 디자인 법칙을 알아야 하고, 음악 하는 사람은 화성법에 대해 완전히 꿰뚫지 않고서는 안된다. 법칙을 알아야 그것을 다 뒤집을 지, 조금만 틀지 아니면 아예 다르게 표현할지 결정할 수 있다. 수평적 사고 이전에 수직적 사고를 마스터한 후에야 제대로 된 창작물이 나온다고 생각한다.

> B : 수직적 사고라고 하면 창의력에서 가장 적대시하는 부분이 아닌가?
윤 : 그것은 수직적 사고가 완성되지 않은 사람들의 이야기라고 본다. 수평적 사고만 하는 사람들은 자칫 실현 방안이나 대안이 없이 아이디어만 있다. 그러나 아이디어만으로는 창작이 완성되지 않는다. 수습되지 않는 아이디어를 내는 사람은 창의력이 없는 사람이다. 뇌도 근육처럼 단련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다치고, 상처받고 다시 회복되는 과정을 통해 근육이 단련되는 것처럼 뇌도 실패와 성공의 경험 속에 단련되고, 더 활용되며, 창의력도 키울 수 있다고 생각한다.

> B : 어떤 면에서는 통찰력과 관련이 깊은 것 같다
윤 : 맞다. 다만 어느 곳을 통찰하는가의 차이다. 눈에 보이는 것만을 보는가, 눈에 안 보이는 것을 보고자 하는가. 그리고 그 분야에 대한 수직적 기반과 통찰이 깊어갈수록 창의력도 더 세련된 방향으로 표현되고, 더 넓은 방향으로 활용될 수 있는 것 아니겠나.

> B : 2005년 뚜레쥬르나 가장 최근의 한화그룹 웹사이트에 이르기까지 히트작이 많다. 창의적인 기획을 하기 위한 자신만의 노하우가 있나.
윤 : ‘왜’라는 사고를 많이 한다. 일반적으로 현상을 가지고 아이디어를 많이 내게 된다. 눈에 보이고, 들리는 것을 중심으로 그것을 그대로 표현하거나 비틀어 표현하거나. 그런데 이 일을 오래할 수록 현상보다는 본질적인 것을 찾을 때 아이디어가 저절로 나온다는 확신이 든다. 예를 들어 웹사이트 개편 프로젝트를 맡았다면 ‘왜 지금 이 작업을 하려고 하는가’, ‘클라이언트들은 왜 이런 사고를 요구하는가’ 같은 근본 과정을 찾아가다 보면 거기에서 아이디어가 떠오른다. 그 작업을 계속 반복한다. 버스 광고는 왜 위에만 붙어 있나, 신문 광고는 왜 헤드라인을 저렇게 쓸까…, ‘왜’가 아이디어를 흔들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하는 것 같다.

> B :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서 청소년기의 창의력 개발 방법에 대해 조언을 구하고 싶다.
윤 : 분명한 꿈, 구체적인 비전을 가지라고 말하고 싶다. 자기 삶의 정확한 목표를 가지면 그것을 이루기 위해 필요한 방법 하나하나가 고민이 되고, 다양한 아이디어를 짜내게 된다. 남이 정해준, 사회적 시선에 맞춘, 또는 가장 그럴싸한 직업의 이미지만을 꿈꾸는 사람에게 창의력은 있어도 무용지물이다. 그 단어만 들어도 가슴이 두근거리고, 내가 정말 할수 있을지 설렘과 불안함 속에서 한발 한발 가야 한다. 그러면 그 꿈을 위해 지금은, 몇 년 후에는 또 그 몇 년 후에는 무엇을 할지 집중하게 된다. 다양한 경험에 도전하는 것도 중요하다. 나도 학창시절 온갖 것에 도전을 해봤다. 기대치를 낮추고 도전 자체에 의미를 두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아이디어의 재산이 됐다.

모든 직업에는 고통도 있고 성취도 있다. 의사 가운이 멋져서 의사가 된 사람의 아이디어가 사람을 살릴 수 있겠나. 어떤 옷이 가운에 어울릴까나 생각하겠지. 카피라이터는 광고처럼 근사한 직업이 아니다. 한가하게 한강을 보며 커피를 마시다 갑자기 떠오른 아이디어로 ‘대박’치는 사람은 이 업계에 없다. 자료를 보고 또 보고, 아이디어를 쥐어짜고 또 짜고…. 분석하고 쥐어짜고 그 속에서 나오는 것이 창작이다. 창의적인 사람이 되고 싶다면 목표가 무엇인지 정확히 알아야 한다. 그리고 모든 방법에 도전하면 된다. 성공하는 사람이 되는 길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문제는 그것을 실행하는가 하지 않는가의 차이다.

윤주협 이사 주요경력
● LG텔레콤 카이-홀맨 카피라이팅 ● 2007 KT 웹사이트 카피라이팅 ● 삼성전자 모바일 X-650 영문 카피라이팅, 크리에이티브 디렉팅 ● 롯데닷컴 꼬마루 프로젝트 매니저 ● 국민카드 2005 Autumn 프로모션 크리에이티브 디렉팅 ● CJ 뚜레쥬르 웹사이트 프로젝트 매니저(2004 웹어워드 브랜드 프로모션 대상, 심사위원 대상) ● 한샘인테리어 사이트 프로젝트 매니저, 카피라이팅(2005 기업 커뮤니케이션 대상) ● 2004 한화그룹 웹사이트 크리에이티브 디렉팅(2004 기업 커뮤니케이션 대상, 2005 웹어워드 기업 부문 대상) ● 2007 한화그룹 웹사이트 크리에이티브 디렉팅 ● 삼성전자 애니콜 뮤직 애플리케이션 프로젝트 매니저 ● 삼성전자서비스 웹사이트 프로젝트 매니저 ● 넥서스 스타일 (2006.01 임프레스 선정 ‘Website of the Month’)

글·이영실
miso@brainmedia.co.kr│사진 김경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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