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마야, 네 속의 황금요술공을 만나봐

꼬마야, 네 속의 황금요술공을 만나봐

평택 뇌교육 여원어린이집 조태임 원장

브레인 6호
2010년 12월 21일 (화)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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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집의 천장에 달려 있는 조그만 기구氣球들은 곧 날아갈 것 같았다. 벽면을 장식하며 빛을 내는 곤충들과 건물 내부에 들어선 놀이터는 세상 속의 또 다른 세상으로 아이들을 반기고 있었다. 일산 여원유치원에서부터 꾸준히 어린이 뇌교육을 진행해온 평택 뇌교육 여원 어린이집 조태임 원장을 만났다.

4~7세 아이들에게 처음부터 ‘뇌의 구조는 이런 것이다’라고 말하는 것은 무모한 일이다. 어른들조차 처음에 ‘뇌’를 언급하면 주춤 물러서지 않는가. 조태임 원장은 지식으로서 뇌를 인지하기보다 생활 속 습관으로 뇌를 이해시킬 수 있는 방법을 고심했다. 그리고 그녀가 찾은 대안은 동화였다. 고심 끝에 그녀는 아이들에게 황금 요술공과 검은 요술공을 통해 뇌 이야기를 들려주기 시작했다고 한다. 

황금 요술공과 검은  요술공


“요술공은 호르몬과 같은 에너지의 차원을 형상화시킨 겁니다. 아이들에게 황금 요술공을 설명하기 위해 풍선을 가지고 이야기해주죠. ‘나는 황금 요술공이라고 해. 너희들을 사랑해서 하늘나라에서 왔어. 너희가 나를 부르면 나는 언제든지 너희를 만나러 간단다. 너희에게 친구가 있는 것처럼 나에게도 많은 친구들이 있어. 내 친구들을 만나보고 싶지 않니?’이런 식으로요”라고 말하면서 조태임 원장은 황금 요술공의 친구인 여러 색깔의 요술공들을 동화 속에 끌어들인다.

“네가 선택한다면 언제든지 넌 내 친구들을 만날 수 있어. 어떻게 만나냐고? 귀 기울여 잘 들어봐. 만약 네가 친구의 아픔을 감싸준다면 나는 내 친구인 초록 황금 요술공을 데리고 놀러 올게. 또 네가 친구들과 사이좋게 운동을 하면 빨간 황금 요술공을 데리고 갈 거야. 네가 공부하는 걸 좋아한다면 파란 황금 요술공을 데리고 갈 수도 있어. 내 친구 파란 황금 요술공은 머리가 똑똑해지는 법을 알고 있어. 내가 들은 그 비밀을 알려줄까? 그건 바로 네가 스스로 머리가 좋아지길 바라는 거래. 넌 언제든지 머리가 좋아질 수 있는 거지. 네가 선택만 한다면.” 조태임 원장은 일곱 가지 색을 통해 아이가 자신의 의지를 스스로 선택할 수 있다는 것을 알려준다.

뇌의 정보를  바꿔주자

황금 요술공은 긍정적인 사고를 의미하고, 검은 요술공은 부정적인 사고를 의미한다고 한다. 예를 들어서 부모의 사랑을 충분히 받고 어린이집에 온 아이들은  친구의 작은 실수에 쉽게 화를 내지 않는다. 이미 아이의 뇌에는 엔도르핀 등의 호르몬의 변화로 긍정적인 분위기가 조성되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가정에게 혼나다가 어린이집에 왔다면 아이는 쉽게 화를 내고 짜증을 내게 된다. 코르티솔과 노르아드레날린 호르몬 등의 분비 때문이다. 이럴 때 뇌교육의 입장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부정적인 뇌의 정보를 어떻게 빨리 교체시켜주느냐’하는 것이라고 한다.

“어떻게 하면 나쁜 호르몬(검은 요술공)을 기분 좋은 호르몬(황금 요술공)으로 바꿔주느냐를 이야기하는 거죠. 그 해답은 자신의 선택, 자기의 의지라는 겁니다. 뇌교육에서는 생각을 빨리 변화시켜주기 위해서 뇌와 연결된 몸을 통해서 뇌의 유연화를 유도합니다. 체조를 통해서 신나게 춤추게 하면, 아이들은 몸이 깨어나면서 뇌를 정화하는 단계로 들어가죠.” 아이들은 몸을 움직임으로써 자신 안의 검은 요술공을 툭툭 던지는 것이다. 참 간단하지 않은가.

‘내’가 선택하는 황금  요술공

어린이집에서 또래의 아이들을 차에 탑승시키려고 할 때면 겪게 되는 작은 소동이 있다. “줄을 서자~”는 선생님 말씀이 무색하게 아이들은 서로 앞에 서려고 야단법석이다. 선생님이 “넌 항상 앞에 탔잖니, 오늘은 뒤에 타자”라고 말해도 아이들은 “싫어요, 싫어요” 하면서 말을 듣지 않는다. 이러한 아이들에게 조태임 원장은 먼저 타는 것보다 중요한 것이 ‘양보’임을 가르친다. 아니, 그 양보를 아이들 스스로가 선택할 수 있게 유도한다.

“우리 어린이집에서는 ‘앞에 타’, ‘뒤에 타’라는 말을 하지 않습니다. 그냥 ‘황금 요술공을 선택할 사람?’하고 물으면 아이들은 서로 뒤로 물러섭니다. 아이들은 양보하는 사람이 일등이라는 것을 이미 알고 있거든요. 뒤로 물러선 아이들에게 선생님들은 ‘넌 역시 최고야’라고 말해줍니다. 처음에는 힘들지만 수업시간이 지속되면서 아이들은 스스로 그 의미를 알게 된답니다.”

조태임 원장은 수업시간에 “선생님 저 다 했어요”라고 말하는 아이보다 “선생님 저 도와줄 친구가 필요해요”라고 말하는 아이들을 더욱 칭찬해준다고 한다. 자신에게 도움이 필요하다는 것을 말하는 것도 용기 있는 선택의 행위이기 때문이다. 때문에 어린이집의 아이들은 “선생님, 저 다했는데 다른 친구 도와줘도 돼요?”라고 예쁘게 말하는 친구들이 많다고 한다. 어린아이들이 자신의 생각을 선택한다는 것은 불가능해 보인다. 하지만, 어린아이들이 습관처럼 자신의 행동을 하나하나 선택하는 법을 배울 때 이 작은 아이들은 커서 자신의 삶에 책임질 줄 아는 아이로 성장해나갈 것이라고 조태임 원장은 믿고 있다.

글·최유리
yuri2u@brainmedia.co.kr│사진·강미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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