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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행동을 유발하는 동기는 무엇일까? 프로이트는 ‘쾌락’이라고 하였고, 아들러는 ‘권력에 대한 의지’, 그리고 프랑클은 ‘의미’라고 했다. 그러나 최근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 뇌과학 연구에 의하면 뇌 속의 도파민이라는 신경전달물질이 인간 행동의 동기 부여와 관련이 있다고 한다.
도파민 신경체는 뇌간(brain stem)이나 뇌하수체(hypothalamus) 상부에 덩어리를 이루어 모여 있으며, 도파민이 가장 많이 분비되어 있는 곳이 선조체(striatum)다. 선조체는 뇌의 정보들을 정리하여 어떤 행동을 언제 어떻게 할 것인지를 결정하는 곳으로 보상회로(reward circuit)와 연관되어 있어 알코올, 마약 등 중독과도 관련 있다.
즉, 특정한 행동에 쾌락이라는 보상이 일어나므로 그 행동에 중독이 되는 것이다. 하지만 도파민은 쾌락에 직접 관계하기보다 오히려 어떤 상황이 일어나기 전에 분비되며, 목적을 달성하고 난 뒤보다 목표를 향해 무엇을 할 때 더 많이 분비된다. 다시 말하면 만족감이란 목표를 달성했을 때보다 그것을 이루어가는 과정에서 더 많이 느끼게 된다는 이야기다.
도파민은 사춘기 이후 나이가 들수록 그 기능이 감소되는데 나이가 들면 모든 자극에 대해 무덤덤해지고 삶을 건조하게 느끼게 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따라서 뇌 속의 도파민이 항상 풍부하게 분비되도록 하는 것이 활기차고 만족스러운 삶을 누리게 하는 비결인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도파민의 기능을 향상시킬 수 있을까? 2001년 에모리 대학의 그레고리 번스라는 학자는 실험을 통해 예측이 가능한 익숙해진 상황보다 새로운 상황에 더 많은 도파민이 분비된다는 것을 발견했다. 따라서 끊임없이 새로움을 추구하는 것이, 뇌를 자극하고 도파민의 분비를 촉진하며, 이것이 만족감과 동기부여 체계에 시동을 걸게 되는 것이다. 인간은 누구나 행복한 삶을 살아가기 원한다.
자신이 원하는 돈이나 명예, 권력 등에 가치를 두고 그것을 얻기 위해 평생을 노력한다. 그리고 그것을 얻으면 영원히 행복하리라 생각한다. 그러나 그런 것들이 주는 만족감은 오래가지 않는다. 진정으로 만족하고 성공한 삶을 누리기 위해서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그건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우선 자신의 존재감을 느끼며 오감을 일깨워야 한다. 비록 매일 매일 반복되는 일일지라도 새로운 눈으로 바라보며 새롭게 느낌으로써 어제와 다른 오늘을 스스로 만드는 것이다. 또한 하찮은 것에도 따뜻한 시선으로 호기심을 가짐으로써 내 머릿속에 내재되어 있는 지적 목마름을 충족시키도록 한다. 목표를 정하고 그것을 이룰 때까지 최선을 다해야 하지만 그 과정 또한 즐겨야 한다.
그리고 한 단계 한 단계 목표가 이루어질 때마다 기쁨을 느끼며 다음 단계를 위해 노력해간다. 그러면 그 최종 결과에 상관없이 행복감을 느낄 수 있다. 즉, 진부한 이야기지만 행복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다. 행복은 내 머릿속에 있는 것이다. 내 머릿속을 일깨우는 일이 바로 내가 행복해질 수 있는 방법임을 잊지 말자.
권준수 서울의대 정신과학교실 교수, 서울대학교 뇌과학·인지과학협동과정 겸임교수
미국 하버드 의대 연수, 저서 《나는 왜 나를 피곤하게 하는가》, 《뇌, 기억, 그리고 신념의 형성》, 《만족》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