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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경영자 지위에 있는 25명의 여성에 대한 연구를 살펴보면 그들은 아동기에 말괄량이였다는 공통점이 있다. 또한 적극성, 공격성 등을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었다고 한다. 이는 뇌의 선천적인 남성기질과 관련이 있다. 성공한 여성들이 남성의 뇌의 특징을 가지고 있다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남성은 여성보다 성공에 유리한 뇌를 가지고 있는 것일까?
엇비슷한 집안에서 태어나 동일한 교육을 받고 자란 여자와 남자가 있다면 과연 그들은 같은 직종에서 비슷한 성공을 얻을 수 있을까? 여성 총리가 있었던 영국에서조차 대학교수의 98퍼센트가 남성이고, 상위 1백 개 회사의 여성 중역은 9명뿐이다.
미국 초등학교 교사의 83퍼센트가 여성이지만, 아직도 교장의 81퍼센트는 남성이다. 동일한 교육기회, 비슷한 학업결과에도 불구하고 왜 동등한 성취는 이뤄지지 못하는 것일까?
한 가지 확실한 이유는 많은 여성들이 두 개의 직업을 병행한다는 것이다. 하나는 아이를 돌보는 것이고, 하나는 일터에서의 업무이다. 그런데 여기에 한 가지 요인이 더 추가될 수 있다. 그것은 일, 성공, 야망에 대한 남녀의 서로 다른 뇌 편향이다.
남자와 여자는 성취동기가 다르다
여성과 남성의 성취동기는 정도와 방향에 따라 모두 다르다. 남성과 여성은 서로 다른 성취를 얻고자 하며, 그것을 추구하기 위한 노력에도 타고난 차이를 보인다.
성취욕이 높은 남녀 대학생을 대상으로 동일하게 주어진 과제에서 남학생들은 경쟁관계에 있을 때 훨씬 좋은 결과를 보였으며, 여학생들은 경쟁관계에 있지 않을 때 훨씬 높은 수행능력을 보였다. 즉 남성은 대체로 경쟁에 몰두하고 여성은 인간관계에 몰두하는 성향이 있다.
직업세계를 들여다보면 남성과 여성 간의 차이가 그들의 뇌 편향을 반영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여성은 생애 초기부터 인간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있지만, 남성은 사물과 힘의 세계에 지대한 관심을 가진다.
남성에게 지배, 지위, 경쟁 등은 모두 돈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돈은 남성에게 성공의 상징이 되어주기 때문이다. 심리학자 스니븐 제이 굴드는 “돈을 상실한 남자는 스스로를 자아의 상실, 궁극적으로 더 이상 살아갈 가치가 없는 남성적 목적을 상실한 것으로 간주한다”고 말한다.
남성에게 성공은 자아존중감의 척도가 된다. 반면에 여성의 성공은 남성과 달리 자신을 연봉과 직결시키지 않는다. 다른 종류의 만족을 우선시하기 때문이다.
바로 자신의 직장에서 만들어지는 인간관계가 그것이다. 여성은 깊이 있고 의미 있는 인간관계를 맺을 때 큰 만족감을 얻는다. 여성은 자신이 사랑하고 존경하는 사람이 자신을 존중하는 정도에 따라 스스로를 존중하는 경향이 있다.
의사결정 방식도 다르다
직업세계의 또 다른 영역은 의사결정이다. 남성과 여성은 의사결정을 할 때 다른 접근법을 사용한다. 한 가지 예를 들어보자. 약을 살 돈이 없어 죽어가는 아내를 둔 남자가 있다. 그 남자는 약을 훔쳐야 할까? 이에 대해 남성과 여성은 같은 답을 가지고 있다고 해도 서로 다른 논쟁을 벌인다.
남성은 ‘정의로움’이라는 측면에서 이해하려 하고, 여성은 ‘배려’라는 측면에서 이해하려 하기 때문이다. 남성은 해야만 하는 ‘옳은 일’을 빠르게 생각하지만, 여성은 ‘배려’의 측면에서 많은 의구심을 갖게 된다. ‘그는 돈을 빌릴 수는 없을까?’, ‘이 문제를 약사와 상의해볼 수는 없을까?’, ‘남편이 감옥에 가면 부인에게는 어떤 일이 일어날까?’ 때문에 여성은 다소 현명하지 못해 보이는 대답을 하기도 하지만, 대부분 남성보다 포용력 있는 답을 내놓는다.
여성에게 의사결정은 굉장히 복잡한 일이다. 여성은 남성보다 다양한 정보를 가지고 많은 요인들을 포괄적으로 고려하기 때문이다. 특히 여성의 강점이자 약점은 의사결정을 내릴 때 인간적이고, 도덕적인 요소를 고려하는 능력이다.
반면에 남성에게 의사결정은 매우 간단한 일이다. 남성은 대인관계적인 측면보다는 문제의 핵심적인 부분만을 추려내어 여성보다 분석적으로 접근하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이유로 직장에서 남성들은 여성들이 내리는 결론을 우유부단하다고 잘못 해석하기도 한다. 의사결정에 있어 남성은 문제의 해결책을 제시하는 데 뛰어나고, 여성은 문제를 실제적으로 이해하는 데 뛰어나다고 볼 수 있다.
관리자의 자질을 타고난 뇌는?
인간관계를 맺는 일은 여성들이 남성들에 비해 의심할 여지도 없이 우월하다. 그러나 역설적이게도 직장에서의 인간관계는 남성들이 훨씬 손쉽게 해낸다. 남성들은 감정이 포함된 인간관계를 맺는 데는 뛰어나지 못하지만 기능적인 관계형성은 우월하다.
직장에서 남성들은 관계를 하나의 게임으로 본다. 어려서부터 남성은 역할 규정, 팀워크, 놀이집단의 크기, 목표의 명백성, 규칙의 수, 팀의 구성 등에 따라 놀이를 하는 데서 기쁨을 느꼈다. 어려서부터 여성은 좋아하는 친구들과 집단을 형성하지만, 남성은 같은 목표를 가진 친구들과 팀을 형성한다.
경쟁의 날카로움을 유지하려는 것은 남성의 근본적인 욕구이다. 그러나 여성은 빼앗기보다는 나누는 것을 선호하고, 경쟁하기보다는 달래는 것을 선호한다. 구조나 지위, 위계질서 등은 여성들에게 별로 의미 있는 것이 아니다.
그래서 사실 남성과 여성은 직장에서 같은 게임을 하고 있다고 볼 수 없다. 그들은 규칙이나 팀, 목표 등에 대해 다른 태도를 취하고 있다. 최소한 이러한 측면에서 남성과 여성은 공통점이 전혀 없다고 볼 수 있다.
직업세계에서 남성의 성취에 대한 비밀은 아마도 인간에 대해 상대적으로 무감각한 남성성에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여성들은 인간관계가 강점이 되는 직장 환경을 만들어내야 한다. 남성들의 규칙을 따라야 하는 게임에 참여할 필요가 없다.
여성들은 게임을 하기보다는 인간관계를 형성하고 자신들만의 규칙을 자유롭게 만들어내야 한다. 경쟁보다는 협동, 공포보다는 신뢰에 기초한 성공을 이뤄야 한다. 여성은 대인관계 측면에서 볼 때 타고난 관리자의 자질을 갖춘 셈이다.
글·최유리 yuri2u@hanmail.net
도움받은 책·《브레인 섹스》 앤 무어, 데이비드 제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