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 반짝반짝, 크리스마스 케이크

사랑이 반짝반짝, 크리스마스 케이크

뇌가 좋아지는 요리 이야기

뇌2003년12월호
2010년 12월 07일 (화) 20:24
조회수18967
인쇄 링크복사 작게 크게
복사되었습니다.

여섯 살 난 의규는 “크리스마스”란 말만 들어도 입이 귀에 걸립니다. 그 애는 12월이 날마다 크리스마스인 줄 알고 있습니다. 크리스마스케이크를 만든다는 말에 두 아이가 전날 밤을 설쳤습니다. 케이크를 만드는 도중 생크림 쿡 찍어 먹고, 초콜릿 꺼내 먹고, 마음에 드는 과일들을 먼저 골라 먹느라고 정신이 없었습니다. 만드는 게 반이요 입에 들어가는 게 반이라, 잔소리꾼 엄마는 자꾸 말이 많아졌습니다. 케이크에 생크림을 바르거나 과일을 얹으면서 즐거워하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니, 한 해에 크리스마스가 서너 번쯤 있어도 좋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왜 크리스마스가 되면 선물을 주고받으며 서로 기뻐하는 거지?

엄마는 크리스마스가 되면 기분이 좋단다. 왜냐구? 그 답이야 쉽지. 거리에는 즐거운 캐롤이 흘러넘치고 서로 카드와 선물을 주고받으며 맛있는 음식도 먹게 되니까 그렇지. 너희도 사실 ‘크리스마스 때 어떤 선물을 받게 될까’ 기대하고 있지?

그런데 얘야, 한 가지 잊지 말아야 할 게 있어. 네가 행복해하는 이 순간, 춥고 배고파서 크리스마스따위에는 신경조차 쓸 여력이 없는 사람들이 있단다. 그 사람들에게는 크리스마스라고 해서 별다를 게 없어. 그냥 어제와 같은 힘든 하루일 뿐이니까.

하지만 크리스마스는 사랑을 나누는 아주 중요한 날이란다. 하루하루 힘겹게 살고 있는 이웃을 위해 작은 사랑을 나눌 때 기쁨이 두 배가 되지. 네가 베푸는 사랑은 비록 작지만, 그 사람들에게는 두 배 세 배 크게 다가갈 거야. 늘 그렇지는 못하지만, 크리스마스 하루만큼이라도 힘든 이웃들을 생각해 보렴. 그리고 네가 그들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작은 일이나마 실천할 수 있었으면 좋겠구나.

밀가루와 베이킹파우더

식빵을 만드는 밀가루와 케이크를 만드는 밀가루의 종류가 다르다는 거 아니? 눈으로 보기에는 똑같아 보이지만, 식빵은 중력분이나 강력분을 쓰고 케이크는 박력분을 쓴단다. 그래서 식빵은 쫀득하고 케이크는 폭신한 거야. 강력분과 박력분의 차이는 ‘글루텐’이라는 성분의 차이인데, 글루텐이 많은 것이 강력분이지.

밀가루를 많이 치댈수록 ‘글루텐’이 많이 생기는데, 베이킹파우더를 넣고 부풀릴 때 글루텐은 공기를 밖으로 다 내보내지 않고 적당히 속으로 품는단다. 그래서 쫄깃쫄깃하거나 폭신폭신한 빵이 만들어지는 것이지. 아마도 글루텐이 없다면 밀가루로 빵을 만들지 못했을 거야. 마찬가지로, 베이킹파우더가 없었더라면 폭신폭신한 빵은 상상조차 못했겠지.

우리가 살아가는 데, 글루텐 같은 역할을 하는 사람과 베이킹파우더 같은 역할을 하는 사람이 있단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 희망을 주고 가슴에 꿈을 품도록 만드는 사람, 같이 있으면 훈훈해지고 행복해지는 사람이 바로 베이킹파우더 같은 사람이지. 살면서 그런 사람을 만나게 되면 큰 행운이지만, 엄마는 네가 다른 사람에게 그런 역할을 하는 따뜻한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구나.

가끔은 네가 제자리를 벗어나 갈팡질팡할 일이 생기게 된단다. 그때 적당히 그물을 만들어 더 이상 엇나가지 않도록 너를 꼬옥 안아 주는 사람, 그런 사람이 글루텐 같은 사람이야. 네가 아주 어렸을 때는 엄마가 네게 그 역할을 했고, 네가 학교에 다니는 동안에는 선생님이 그 역할을 해 주시겠지만, 네가 어른이 되면 스스로를 다스릴 줄 알아야 한단다. 이후에는 물론 네가 네 아이들과 주변 사람들에게 그런 역할을 해 주어야 하고. 그리고 그 역할을 제대로 했을 때, 삶이 맛있는 빵(?)이 되어 먹지 않아도 배부르고 행복해질 거야.

글. 뇌편집부

ⓒ 브레인미디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인기 뉴스

설명글
인기기사는 최근 7일간 조회수, 댓글수, 호응이 높은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