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리포트] 인간 행동변화의 열쇠, 뇌에서 찾다

[집중리포트] 인간 행동변화의 열쇠, 뇌에서 찾다

집중리포트_인간의 가치와 자원으로서의 인간 가치

브레인 90호
2021년 12월 06일 (월)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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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콘 기업 ‘눔Noom’이 보여준 새로운 시장의 출현

편리해진 ICT 환경과 생체신호 측정 기술을 기반으로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이 코로나19 이후 반사이익을 받아 급성장하고 있다. 한국바이오협회가 지난 7월 공개한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디지털 헬스 산업 규모는 1520억 달러(한화 약 174조원)였으며, 2027년까지 5080억 달러(582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2020년 한 해에만 9만 개 이상의 헬스케어 앱이 새로 서비스되며, 현재 35만 개 이상의 앱이 사용되고 있다. 

이 중 한국인 창업가 정세주 대표가 미국에 세운 눔Noom이 가장 주목받고 있다. 2021년 전 세계 회원 수는 4500만 명이고 이중 한국 사용자는 400만이다. 지난 5월, 5억 4000만 달러(약 6027억 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하였고, 블룸버그가 평가한 기업 가치는 37억 달러(4조1300억 원)에 이른다.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 중 사상 최대 규모다.
 

▲ 디지털 헬스 산업에서 주목받고 있는 눔(Noom)

눔이 주력하는 것은 계측이 쉽게 가능한 체중 감량이지만 스트레스 관리, 수면 지원, 당뇨병과 고혈압 관리까지 종합적인 헬스케어 서비스를 제공한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목적과 범위가 넓은 서비스 가운데 내재 되어 있는 지향점이 ‘행동 변화’ 라는 것이다.

눔이 엔드 유저에게 다가가기 위해서 연구한 것은 고객의 심리와 행동 변화의 동기였다. 식단을 입력하는 불편감을 줄여 최대한 쉽고 편리하게 인터페이스를 개선해 나갔고, 복잡한 칼로리 계산과 영양소 계산 대신 직관적으로 인식할 수 있는 색깔로 섭취 음식을 분류하고 리포트했다. 

눔 코치는 고객의 체중 감량에 대한 어려움을 이해하고, 본질적인 행동의 변화를 이끌어냈다. 좋지 않은 습관을 질책하는 대신, 그럴 수밖에 없는 상황에 공감하고 격려하고, 더 나은 대안을 적극적으로 제시하면서 고객이 변화의 동기를 갖고 움직이게 했다. 이를 AI가 도와 효율성을 높인 것은 두말할 나위 없다. 

디지털 헬스케어 서비스로부터 HRD(인적자원개발)의 미래를 볼 수 있게 연결한 고리는 바로 이 지점이다. 인식의 변화, 행동의 변화를 일으키는 접근이다.


인적자원개발(HRD)의 마지막 조각은 뇌다

21세기 뇌과학의 발달로 베일에 싸여 있던 뇌가 점차 모습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우리가 알게 된 것은 별개의 기능인 것처럼 보였던 정보와 지식, 느껴지는 기분, 몸의 상태가 서로 긴밀한 관계가 있다는 것, 더 나아가 뇌를 중심으로 ‘하나’라는 것이다. 이를테면 플라시보 효과에 의해 약에 대한 믿음과 인식이 몸과 정서, 궁극적으로 뇌의 변화를 일으킨다. 이는 기능적 자기공명영상(fMRI)으로 바라본 뇌 영상이 증명하는 사실이다. 

초점을 ‘뇌’에 둔다면 뇌를 자기 주도로 변화시키는 접근을 통해 인지, 정서, 행동을 유기적으로 변화시켜 나갈 수 있다. 지식을 습득하고, 기술을 숙련하고, 알맞은 행동과 마음가짐을 갖게 하는 교육훈련의 중심에는 뇌가 있다. 인적자원개발(HRD)의 마지막 조각은 뇌다. 이렇게 된 데는 뇌과학의 공이 크다. 

첫째, 뇌과학 덕택에 뇌의 상태를 쉽고 경제적으로 측정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경영관리의 구루 피터 드러커는 ‘측정할 수 없다면 관리할 수 없고, 관리할 수 없으면 개선시킬 수도 없다(if you can not measure it, you can not manage or grow it)’ 했다. 이는 자기 관리와 역량개발에도 적용될 수 있다고 본다.

현재의 자기 상태를 정확하고 객관적으로 평가해 보지 않으면 어떤 점을 개선할지 얼마나 개선해 나갈지 알기 어렵다. 그러나 이제 뇌의 상태를 볼 수 있는 신호의 계측 기술이 발달하고,  측정된 데이터를 처리하는 컴퓨팅 능력이 발전함에 따라 체중이나 혈압처럼 뇌파와 맥파를 측정하고 그 결과를 유의미하게 해석할 수 있게 되었다. 그것도 쉽고 저렴한 비용으로 누구나 가능하다.

HRD 분야에서도 이를 도입하기 시작했고 그 성과도 괄목할 만하다. 2019년 대한민국 인적자원개발 대상을 수상한 근로복지공단의 ‘스마트브레인 셀프매니지먼트’가 그 사례다. 이 프로그램에서는 뇌파 측정기(스마트브레인)를 활용해 개인별 두뇌 활용 능력 수준과 행동 특성을 측정하고 이를 바탕으로 개인별 솔루션을 제공하였다. 
 

▲ 근로복지공단 뇌파 측정

공단 승진자 교육, 신규 직원 입문 교육 등 사내 교육에 다각도로 적용하고 효과를 보았다. 김창엽 마스터 교수(국가공인 브레인트레이너)는 “그간 질문지법 방식으로 진단을 받아온 교육생들이 뇌파 측정이라는 과학적이고 신뢰성 있는 방법에 큰 관심을 보였고, 측정결과에 기반한 뇌과학적 솔루션은 현장 중심의 요구를 반영할 수 있어 효과가 좋았다.

교육생들의 반응도 기대 이상이다. 2017년 9월부터 2018년까지 총 800여 명이 프로그램을 이수했는데 교육 만족도는 평균 4.9점(5점 만점)으로 평가받아 2년 연속 최고 만족도 및 현업 적용률이 높은 프로그램으로 평가 받았다”고 했다. 이렇게 뇌파와 맥파 같은 뇌의 상태를 가늠해 볼 수 있는 생체신호 측정 기술은 성인뿐 아니라 아동 청소년, 노년층까지 다양한 계층에서 활용되고 있어 확장 가능성 또한 무궁무진하다.

둘째, 뇌과학 덕택에 기존의 운동법, 정신수행법 등이 실제적으로 뇌를 변화시키는 역량 개발법으로 적용 가능해졌다. 그 대표적인 예가 ‘명상’이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종교적 수행법으로 알려졌던 명상은 그 효과에 대한 수많은 검증 연구와 명상 수행 시 일어나는 뇌의 변화를 관측함으로써 명실공히 두뇌를 변화시키는 훈련 프로그램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구글뿐 아니라 애플, 페이스북, 아마존, 트위터 등 글로벌 기업이 즐비한 실리콘밸리의 유명 컨퍼런스 ‘위즈덤 2.0’ 단골소재 역시 명상이다. 명상을 통해 변화하는 뇌의 양상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계측결과에 따라 상태를 개선하는 두뇌훈련으로써 명상을 적용할 수 있다. 

스트레스와 불안감으로 업무 집중도가 떨어지고 창의적 발상 또한 잘 되지 않는 경우 뇌파는 빠른 주파수 대역의 베타파의 비중이 높게 나오고, 상대적으로 알파파의 비중이 낮아졌을 가능성이 많다.

이때 편안한 호흡과 명상 트레이닝을 제공함으로써 뇌파의 출현 양상을 변화시킬 수 있고, 그로써 스트레스와 불안감 수치 또한 완화될 수 있다. 이는 업무에 대한 긍정적 마인드와 관계의 개선, 집중도 향상 등 지식으로만 이끌어내기 힘든 본질적인 태도의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다. 

셋째, 뇌과학이 밝혀낸 신경가소성(Neuroplasticity)이 지지하는 뇌의 무한한 가능성 때문이다. 제2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카블리상을 2016년에 수상한 마이클 머제니치 박사는 다 자란 원숭이의 손가락과 관계된 피질이 환경의 변화와 훈련에 의해 변화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그전까지는 뇌의 발달 과정이 유아, 아동기에서만 일어나도 성인이 되면 고착화 된다는 것이 지배적인 의견이었으나, 성인까지, 심지어 임종 직전의 노인까지 뇌가 변화한다는 사실이 관찰되며 이제는 뇌 가소성이 대중적으로 알려진 정설이 되었다. 
 

▲ 노원평생시민대학 뇌파 교육

주의를 기울여 반복적인 훈련을 진행하는 과정은 반드시 뇌 신경망의 변화를 가져온다. 인지기능을 향상시키는 것, 자전거를 타는 것, 피아노를 연주하는 것은 반복된 훈련에 의해 뇌 신경망이 변화한 결과이다. 이것은 기술을 숙련해가는 과정을 넘어 지식을 이해하고 습득하는 것, 어떤 상황에 반응하는 긍정적 정서 패턴을 이끌어 내는 것까지도 포괄할 수 있다.

뇌를 중심에 놓고 보면 모든 변화의 구심이 명확해진다. 뇌를 자기 주도로 변화시키는 접근을 통해 인지, 정서, 행동을 유기적으로 변화시키고, 이로써 인적자원의 근본적인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다.


두뇌훈련 전문가 브레인트레이너의 수면코칭 사례 

뇌에 대한 새로운 시각과 역량개발의 관점을 반영하여 뇌 훈련의 전문가 브레인트레이너가 역할을 하고 있다. 브레인트레이너는 두뇌 특성을 평가하고, 그 결과에 맞춘 두뇌훈련을 제공함으로써 개인의 역량을 개발하고, 집중력, 학습능력, 스트레스 관리, 자아실현, 사회 공영에 기여한다.

그 중 최근 주목하고 있는 분야는 수면 관리다. 코로나 블루, 코로나 레드와 같은 신조어가 등장할 만큼 지난 1년간 우울증 치료 인원이 100만 명을 돌파한 것으로 추산되고 있고, 이러한 정신건강 문제는 대부분 수면 문제와 깊은 상관관계가 있다. 우울증 환자의 60~90%가 수면장애를 호소하며, 만성 불면증 환자의 25% 이상에 우울증이 관찰된다. 

2021년 서울 노원구의 노원평생시민대학 사업으로 서울과학기술대학교에서 진행한 ‘코로나블루 극복 뇌건강 증진 교육’에서 브레인트레이너가 뇌파 측정 결과를 상담한 참여 인원의 60%는 수면 문제를 겪고 있었다. 동 기관에서 실시한 어르신 대상 치매 조기 예측 및 예방 교육에서도 거의 비슷한 비율이었다. 
 

▲ 노인평생시민대학 뇌파측정

브레인트레이너는 스트레스와 우울 상황을 완화하고 수면의 질을 높여 본래의 뇌 균형 상태를 회복할 수 있도록 돕는 뇌체조 활동과 명상 등의 두뇌훈련을 적용하고 있다.

최근 브레인트레이너협회가 진행한 수면 관리 트레이닝을 통해서 참가자들이 긍정적인 효과를 보기도 하였다. 자신의 수면 패턴을 기록하며 생활 습관을 돌아보고, 잠을 줄이고 열심히 일하는 것을 최선으로 여겼던 생활방식을 변화시켰다.

참가자들은 수면 시간을 확보하는 것으로 일과 중 컨디션이 개선되고 집중력이 더 좋아졌다, 몸의 붓기가 빠지고 체중이 감량됐다,  오랫동안 나아지지 않던 안구건조증이 사라졌다고 했다. 무엇보다 긍정적인 삶의 태도를 갖고 주변과의 연결성을 이해하게 되었으며 새로운 도전을 하게 되었다고 한다. 

생활 속에서 수면 습관을 개선하는 프로그램은 앞서 이야기 했던 인지, 정서, 행동의 변화를 총체적으로 이끌어냈다. 그리고 그 후에 갖게 되는 긍정적 사고방식과 가치관의 변화는 지금의 과제에 대한 집중력과 생산력을 증대 시킬뿐 아니라 새로운 ‘행동 변화’에 대한 동기를 부여하였다.


인간 행동변화 이끄는 내적역량 계발, 새로운 시장의 출현

다시 눔으로 돌아가 보자. 눔은 생활 속에서 식사와 운동, 체중, 걸음 수 등을 기록하며 행동을 변화시켜 간다. 계측되는 체중과 함께 자신의 식습관, 생활습관에 대한 객관적인 기록을 통해 자기 자신을 명확하게 인식하게 하고 변화의 방향성과 구체적인 실행 방안을 찾게 한다. 이때 코치는 고객이 원하는 행동 변화를 이룰 수 있도록 정보를 제공하고 동기를 부여한다. 공감, 칭찬, 격려, 대안 제시를 하며 혼자하기 어려운 행동과 인식의 변화를 이끈다.
 

▲ 노원 평생시민대학 뇌파 상담

계측되는 지표가 몸무게가 아닌 뇌의 상태를 대변하는 뇌파, 맥파 같은 생체 신호가 될 수도 있다. 뇌의 변화에 주목하며 생활 습관을 개선할 수 있는 통합적 관점의 새로운 시도와 꾸준한 훈련을 지속적으로 기록하고 관리한다면, 그리고 측정된 생체신호 데이터와 기록을 바탕으로 원하는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뇌 전문가가 도와준다면 인지, 정서, 행동의 영역까지 아우르는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이다. 

이미 널리 구축되어 있는 ICT 인프라와 생체신호 측정 기술을 바탕으로 우리는 뇌의 상태를 계측하고 훈련할 수 있는 방안을 풍부하게 갖고 있다. 행동 변화의 중심에 뇌를 두고, 뇌의 무한한 가치와 가능성을 인적 자원 개발의 영역으로 발전시켜 나간다면 코로나 이후 급속히 변화하는 사회에서 HRD의 중심이 다시 한 번 세워질 것이다. 

글. 노형철 브레인트레이너협회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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