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22일 개최된 교육포럼 <2021 미래사회 교육컨퍼런스>에서 인도 힌두스탄공과대학의 ‘K-명상 원격교육 도입사례 발표’가 화제를 모았다.
인도 동남부 첸나이에 위치한 명문 공과대학인 힌두스탄공과대학(HITS)의 아난드 제이콥 버기스 이사장은 ‘코로나 팬데믹, 인도 대학의 현재와 미래’라는 주제 발표에서 한국의 글로벌사이버대학교와 국제협약 체결을 통한 K-명상 원격과목 학점교류 사례를 발표했다.
요가의 나라 인도 대학이 한국의 한 사이버대학교 K-명상 과목을 이례적으로 3학점 인정까지 한 이유는 무엇일까.
글로벌사이버대학교는 K팝을 세계 정점에 우뚝 세우고 있는 방탄소년단(BTS)의 모교로 해외에서는 ‘BTS university’라고 알려진 한류 선도대학이다.
인도 힌두스탄 공과대학생들이 수강하는 과목은 글로벌사이버대학교가 2019년 교육부 사이버대학 콘텐츠 지원사업으로 개발한 ‘뇌교육 명상: 스트레스 관리 및 자기역량 강화(Brain Education Meditation: Stress Management and Self-Empowerment)’라는 원격과목이다.
▲ '2021 미래사회 교육 컨퍼런스'에서 발표하는 인도 힌두스탄공과대학 이사장
과목 명칭에 들어간 ‘자기역량강화(Self-Empowerment)’는 개발 당시부터 해외 대학 수출을 목적으로 서구 명상 산업에 대한 시장 조사가 이루어졌고, 명상을 대부분 종교적 수행법이나 건강관리 차원에서 인식하는 동양과 달리 서구에서의 활용 범위가 점차 역량계발 차원으로 확산되고 있다는 흐름을 반영한 것이다.
실제 해당 과목은 단순한 건강법 차원의 명상 과목이 아닌, 한국 고유의 선도 명상을 뇌과학과 접목하여 명상에 대한 과학적, 의학적 이해를 바탕으로 한 이론 및 뇌교육 5단계 기반의 체험형 교육과정으로 구성되어 있다.
동양 명상, 서구에서는 새로운 인적자원계발법으로 주목
실제 동양 명상을 바라보는 서구의 인식은 다르다. 전 세계 검색 엔진을 장악한 기업 ‘구글’에는 또 다른 검색 프로그램이 있다. ‘Search Inside Yourself’, 구글 엔지니어이자 명상가인 차드 멍 탄이 2007년에 시작한 명상 프로그램 ‘내면검색’이다.
차드 멍탄이 구글 직원용 프로그램의 이름을 ‘내면검색’이라고 붙인 이유도, 개발 과정에 뇌과학자와 CEO를 비롯해 감성지능(EQ)을 창시한 다니엘 골먼 교수가 참여한 것도 명상에 대한 인식을 바꾸기 위한 것이었다. 실제 구글의 내면검색 프로그램은 스트레스 관리를 넘어 정서지능 계발과 리더십 향상에 중점을 두고 있다.
구글뿐 아니라 애플, 페이스북, 아마존, 트위터 등 글로벌 기업이 즐비한 실리콘밸리의 유명 컨퍼런스 ‘위즈덤 2.0’ 단골소재 역시 명상이다. 스티브 잡스도 유년 시절부터 명상을 접하고 생활화하며 이것이 애플의 혁신적 사고와 제품을 탄생시키는 데 기여했다고 알려져 있다.
과거 60~70년대가 동양의 철학과 사상에 매료된 시기였다면, 지금의 명상에 대한 관심은 21세기 물질문명에 따른 피로감, 삶의 질 향상, 디지털과 감성이 결합된 역량계발 등이 어우러진 것이 특징이다.
실리콘밸리를 중심으로 한 글로벌 기업들이 동양의 명상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이면에는 서구가 주도한 과학적 접근과 연구 성과가 큰 몫을 차지하고 있다. 그 이면에는 서구 물질만능주의에 따른 정신적 가치의 하락, 정신과 물질의 상호관계 규명, 멘탈헬스 증진을 위한 비약물 치료의 증대, 인공지능 시대의 도래에 따른 자연지능 회복 등 복합적 요소가 담겨 있다.
인간 두뇌능력 평가, 외적 능력에서 내적 역량으로
인간 두뇌능력을 평가하는 흐름도 변화하고 있다. 오늘날 초등학교에서 전국 단위의 IQ 검사를 했다는 소식을 듣기는 어렵다. 변화의 핵심은 단순하다. 지난 1세기 동안 인간의 두뇌능력을 설명하는 단일개념으로 적용되어온 IQ 하나로는 인간의 무한하고도 다양한 능력을 표현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IQ 100년 역사를 저물게 한 대표적인 주인공은 다중지능(multiple intelligence)이다. 하워드 가드너 교수의 다중지능 이론에 의하면, 인간 개개인이 가진 다양한 능력을 언어지능, 논리-수학지능, 시각-공간지능, 음악지능, 신체운동지능, 대인관계지능, 자기성찰지능 및 자연탐구지능의 8가지로 제시했다. 마지막 9번째는 인간 의식의 방향성을 상징하는 실존지능이다.
경영 및 비즈니스 분야에서 부각되었던 EQ(Emotional quotient). 직관, 혁신, 상상, 영감의 4가지 유형을 통해 혁신적이고 창조적인 사고의 중요성을 제시한 CQ(창조지능, Creative Quotient) 등 인간 두뇌능력에 대한 평가는 외적 능력을 평가하는 것에서 내적 역량 중심으로 변화하고 있다.
교육 혁명, 이미 시작됐다
고등교육기관인 대학의 변화도 발빠르다. 미래형 학교의 상징으로 떠오른 미네르바스쿨은 미국의 대학 컨소시엄인 KGI 인가 공식 대학으로 벤처 자본의 투자를 받아 설립됐다. ‘미네르바’라는 이름은 그리스신화 속 ‘지혜의 여신’에서 따왔다.
개교 준비 과정을 거쳐 2014년 첫 입학생 28명을 받았다. 미네르바스쿨은 캠퍼스가 없다. 그래서 모든 학생은 4년 내내 100% 온라인으로 수업을 받는다. 교수의 일방적 수업이 아닌 참여와 토론 위주인 ‘능동적 학습’이 특징이다.
‘캠퍼스 없는 대학’으로 불리는 미네르바스쿨의 또 다른 특성은 전 세계 7개 도시를 돌아다니며 ‘프로젝트’를 수행한다는 점이다. 구글, 아마존, 우버 같은 기업에서부터 비영리 단체나 사회 기관에 종사하며 실험적이고 도전적인 프로젝트를 수행할 수 있도록 교육과정이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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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이 해당 국가의 지역사회에서 생활하면서 직접 부딪히며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방식이다. 미네르바스쿨은 7년차 신생 대학이지만 하버드대학보다 들어가기 힘들다는 명성에 걸맞게 세계 각국에서 다양한 학생들이 몰린다. 입학 전형도 독특하다. 에세이와 면접, 간단한 인지 능력 테스트를 통해 학생을 선발한다.
이 모든 혁신적 변화의 핵심은 인간의 지력으로 대표되는 외적 역량이 아닌, 보이지 않는 내적 역량을 계발하기 위함이다. 교육 혁명은 이미 시작됐다.
글. 브레인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