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르는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 바레인에 둘러싸인 인구 270만의 작은 반도국가다. 작년 6월 5일 사우디아라비아를 중심으로 중동 및 북아프리카 7개국이 카타르와 단교를 선언하고 경제제재를 시작한지 1년이 넘었다. 해빙 분위기는 감지되지 않지만 무력개입이 일어나지 않았고, 카타르는 1인당 국민소득 2위(2013년 기준)의 자원부국의 힘으로 경제제재의 손실을 거의 회복했다고 한다.
며칠 전 카타르의 뇌교육 관련 사업 현황 공유를 위해 중동 뇌교육(Brain Education Middle East, BE-ME) 모하메드 아부 자이나브(Mohammed Abu Zeinab) 대표를 화상으로 만났다.
▲ 뇌교육 프레젠테이션을 준비중인 중동뇌교육(Brain Education Middle East)의 모하메드 아부 자이나브 대표.
그는 마침 새로 시작한 스파 컨설팅 프로젝트에 대해 이야기를 해 주었다. BE-ME는 2016년 11월에 설립되고 식스센스 스파(Six Senses Spa)를 통해 일반 뇌교육 클래스와 워크숍을 열어왔다. 그리고 최근 카타르의 수도인 도하(Doha)에서 새롭게 문을 여는 한 스파에서 한국 섹션을 만들어 기획해달라는 요청이 왔다고 한다. 그는 그 섹션을 한국의 ‘찜질방’과 뇌교육 프로그램으로 운영할 계획을 짜고 있다.
난데없이 찜질방이라니...그것도 외출만 하면 찜통더위 속에 찜질방의 자연효과가 있는 사막지방에서. 혹시나 해서 검색해보니, 5성급 항공사인 카타르 항공에서 운영하는 관광안내 웹사이트에 “Jjimjilbang"이 소개되어 있었다. 한국을 방문해서 찜질방을 가보지 않고는 한국을 안다고 말할 수 없다는 말과 함께.
▲ 카타르 항공에서 운영하는 관광안내 웹사이트인 'Discover Qatar'에는 한국의 찜질방에 대해 소개되어 있다.
자이나브 대표의 말에 의하면 중동 지방에서 스파 산업은 최근 큰 성장세를 보이는 분야라고 한다. 이슬람의 고유한 문화를 체험하고 싶어하는 외국인들의 웰니스 관광도 늘어나고 있고, 사회적으로 안정된 중동지역 국가들을 중심으로 경제성장과 GDP를 넘어서 점점 더 행복과 웰빙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사람들은 자신의 기분을 좋게 만들어줄 엔터테인먼트를 찾고 있다. 그런 사람들이 스파를 찾는다. 그들에게 찜질방을 통해 한국 문화를 소개하고 자연스럽게 한국발 뇌교육을 알리려고 하는 것이다. 기분 좋아지러 왔다가 뇌교육으로 스스로 좋은 기분을 창조할 수 있는 원리와 기술을 배우고 가는 것이다,”고 그는 스파 사업과 뇌교육을 결합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또한 카타르의 청소년들이 한국을 방문해 체험할 수 있는 뇌교육 캠프 프로그램을 문의했다. 최근 남한과 북한의 평화를 위한 액션들이 비슷한 상황에 처한 카타르인들에게 큰 감명을 주고 있다고 한다. 중동에서는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 레바논과 주변국가들, 그리고 카타르와 주변국가들의 갈등이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데, 대립을 극복하고 평화를 현실에서 실현하는 모습을 한국에서 볼 수 있으리라는 희망을 주고 있다고 한다. 그는 개인과 공동체의 평화를 이룰 수 있는 구체적인 실천방법으로서 뇌교육을 한국인들을 통해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카타르 청소년들에게 제공해주고 싶다고 한다.
▲ 2017년 10월 자이나브 대표는 카타르의 회원들과 한국의 국제뇌교육종합대학원대학교를 방문했다.
한국의 홍익철학과 선도수련법을 뇌교육으로 전 세계에 알려온 이승헌 글로벌사이버대학교 총장이 2002년 출간한 “평화학: 평범한 우리 모두가 실현하는 평화(한문화 펴냄)”의 한 구절이 떠오른다.
“평화의 주체는 누구인가? 누가 평화를 실현해야 하는가?...(중략)...그러므로 평화의 주체인 우리에게 정말로 필요한 것은 평화를 이해하거나 아는 것이 아니라 평화로워지는 것이고 우리 스스로 평화의 존재가 되는 것이다. 이것은 평화를 연구하고 이해해서 되는 일이 아니라 평화를 체험할때만 가능한 일이다.”
찜질방에서 평화의 실현까지, 개인의 평화에서 인류의 평화까지. 결국 그 열쇠는 인간의 뇌에 있다.
글. 김지인 국제뇌교육협회 국제협력팀장
연세대 철학과를 졸업하고, 뉴욕의 디자인학교 Pratt Institute 석사과정 중 인생행로를 인간 뇌의 가치실현에서 찾고 대학원을 중퇴했다. 옳다고 '생각하는 것'과 '행동하는 것' 사이의 간극을 메꾸는 방법을 익히고 나누려는 삶의 이정표를 따르고자 미국, 일본 뇌교육 현장에서 10년간 경험을 쌓고 한국으로 돌아왔다. 두뇌포털 브레인월드닷컴 기획팀장을 거쳐, 현재 유엔공보국(UN-DPI) NGO인 국제뇌교육협회 국제협력팀장을 맡아 뇌교육 기반 세계시민교육 개발을 비롯해 뇌교육의 글로벌화에 앞장서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