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의 틀을 벗어나 세상 속으로...“내 인생의 길은 나 스스로 만듭니다."

학교의 틀을 벗어나 세상 속으로...“내 인생의 길은 나 스스로 만듭니다."

[인터뷰] 21세기 두뇌리더, 벤자민인성영재학교 학생들을 만나다 - 6편: 4기 차수민 양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청소년 공부 시간이 가장 많은 나라, 그러나 학업성취도는 꼴찌인 나라, 이런 나라에 사는 청소년들의 육체적∙정신적 건강상태는 어떨까? 긴 수업기간에 야간자율학습 그리고 보충수업까지 책상에 가만히 앉아 수업을 들으며, 자신의 가치와 능력을 오로지 ‘성적’으로 평가받는 것이 대한민국 청소년의 현실이다. 

대학의 문턱으로 가는 기나긴 여정이 1년 정도 남은 흔한 고등학교 3학년 수험생이었던 차수민 양(19세, 대구)은 이러한 공교육 시스템으로 인해 건강 상태가 좋지 못했다. 그녀는 친구들과 성적을 비교하며 생긴 학업 스트레스로 인해 자신만의 뚜렷한 주관을 갖지 못했고 내성적인 성격 탓에 약간의 발표 공포증도 있었다. 육체적으로도 만성 편두통을 호소했고, 한달에 한 번 겪는 생리통 또한 심해 조퇴나 병결을 하지 않으면 학교 생활이 어려울 지경이었다. 

그랬던 수민 양이 바뀌기 시작한 것은 학교를 자퇴하고 국내최초 고교 완전자유학년제 벤자민인성영재학교(이하 벤자민학교)를 입학한 이후이다. 학교 밖에서 다양한 진로체험, 자신만의 프로젝트, 멘토링 등을 통해 수민 양은 자신의 가치를 찾고 꿈을 실현하기 시작했다.

▲ 벤자민인성영재학교 4기 대구학습관 차수민 양

평소 인권문제에 관심이 많았던 수민 양은 일반 학교 다닐 때 학업에 밀려 생각만하고 실천하지 못했던 인권 관련 동아리 활동과 다양한 캠페인에 참여했다. 구체적으로 일본군 위안부 바로알기 캠페인과 장애 영아원 봉사활동 등을 하며 인권 의식에 관해 새롭게 정립하는 계기를 마련했다.

“인권 관련해서 내가 실질적으로 도움될만한 것이 뭐가 있을지 생각하다가 대구 희움 일본군위안부 역사관과 국립일제강제동원역사관 등에서 자료를 찾고 그것을 토대로 하나부터 열까지 준비하기 시작했어요. 인권문제를 수업으로 만들어 동아리 친구들과 함께 탐구하기도 하고, 위안부 캠페인에 참여하기도 하면서요. 

그때 희움 역사관과 맺은 인연으로 세계 일본군 위안부 기림일인 8월 14일에 열린 행사의 부스 운영과 준비 과정을 맡기도 했어요. 그때 수요 집회도 함께 진행되어 1,000여 명이 참여한 가운데 다양한 시민과 교류하며 일본군 위안부의 실상을 알렸지요.

저희가 맡은 부스는 일본군 위안부 관련 O,X퀴즈를 진행했는데 학생들이 많이 관심 가졌어요. '다들 몰랐던 부분을 새롭게 알게되었다’, ‘헷갈렸는데 다시 제대로 알게 되었다’며 감사인사를 했죠. 오히려 제가 더 뿌듯하고 감사했어요.”

▲ 수민 양이 벤자민학교 대구학습관 인권 동아리 학생들에게 준비한 수업 자료를 토대로 인권 수업을 하고 있다.


수민 양은 이러한 인권 동아리 활동을 통해 우리 사회 속 알게 모르게 차별 받고 있는 사람들에 대한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는 것을 느꼈다.  

"인권 동아리 활동을 하면서 생각보다 차별받는 대상이 우리 가까이에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사람들은 차별받는 대상이 눈에 안보이는 경우가 많아 잘 모르지만, 이미 많은 사람들의 인식 속에 ‘차별 대상’으로 자리 잡힌 탓에 그들이 숨을 수밖에 없는 세상이라는 것을 피부로 느꼈어요.

그들이 ‘차별받고 있다’는 느낌을 받지 않으려면 이런 거창한 캠페인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시민들의 ‘인식개선’이 가장 시급해요. 제가 처음 시작할 때도 가장 가까이에 있는 벤자민학교 대구 학습관 친구들부터 인권문제에 깨어있길 바라는 마음에서 제가 가진 생각을 전해주려고 노력했어요. 저로 인해 몇몇 사람들의 인식이 바뀌고, 또 그 사람들이 주변 사람들에게 전해주다보면 많은 사람이 깨어나지 않을까요?”

▲ 수민 양을 비롯한 벤자민학교 대구학습관 인권 동아리 학생들이 8월 14일 세계 일본군 위안부 기림일을 맞아 대구 희움 일본군 위안부 역사관에서 진행한 행사 당시 시민들에게 O,X 퀴즈를 진행하고 있다.

이렇듯 벤자민학교에서는 자신이 기획한 프로젝트를 직접 실행할 수 있으며, 학생이 무언가를 할때 아낌없이 지원하고 도와주는 사람들이 많다. 이외에도 프로젝트 발표, 뇌교육 명상, HSP 12단 등을 통해 자신감과, 자존감, 체력 등을 기를 수 있다. 수민 양도 이러한 벤자민학교 시스템의 효과를 톡톡히 봤다고 말한다. 

“학교 다닐 때 수행평가 시간에 앞에 나가 발표하는 수업이 있었어요. 그럴 때마다 떨려서 버벅거리는 바람에 제대로 설명을 못할 때가 많았지요. 또 만성적인 편두통 때문에 약먹고 어두운 방에서 잠만 자는 생활을 반복했어요. 그렇게 지내다보니 무기력하고 우울해졌죠.

벤자민 학교에서는 다양한 장소에서 새로운 경험을 하고 여러 사람을 만날 수 있어요. 매일 반복되던 환경이 바뀌니까 나 자신도 변화했죠. 예전에는 사람들을 만나는 것에 피로감을 느꼈는데 이제는 집에만 있으면 정말 무력해져요. 또 뇌교육 명상, HSP12단을 하면서 몸을 움직이니까 편두통이 거짓말처럼 나았어요. 아직 체력적으로는 부족한 점이 많지만, 점점 좋아지는 것을 느껴요.

가장 좋은 점은 제가 무언가를 하려 할때 도와주려는 선생님과 멘토님이 있다는 것이에요. 또 벤자민학교 친구들도 적극적으로 참여해서 마음만 먹으면, 내 생각을 실현할 토대가 잘 마련되어 있는 것 같아요. 특히 벤자민학교는 수업, 시험, 성적이 없으니 친구들과 경쟁이 아닌 협력, 소통하면서 서로 잘하는 부분을 인정하고 배우게 돼요.”

▲ 수민양(가운데 붉은 옷)과 벤자민학교 대구학습관 인권동아리 학생들은 장애영아원에서 꾸준히 장애아이들의 생활을 보조하는 봉사를 꾸준히 해오고 있다.

수민 양은 벤자민학교에 다니면서 대학졸업, 취업의 길이 아닌 무수히 많은 길이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또한, 학교에서 찾을 수 없었던 꿈과 비전, 목표를 세우게 되었다.

“하고 싶은 직업은 많아요. 패션디자인, 심리, 노동법률 전문가인 공인노무사 등, 그러나 단순히 직업을 가지는 게 아니라 어떤 일을 하든 다른 사람을 위해 홍익하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벤자민학교 자체가 나에게는 새로운 도전이었으며, 정해진 길이 아니라 내가 길을 개척하도록 도와주었지요. 

대한민국 청소년들이 한 가지 길만보고 가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세상에는 나도 몰랐던 다양한 길이 있어요. 주변 사람이 자신의 인생을 대신 살아주지 않아요. 자기가 중심을 잡고 자주적으로 하면 후회하더라도 본인 선택이기 때문에 또 다른 도전으로 언제든지 일어설 수 있습니다."


글. 황주연 기자 br-md@naver.com   사진. 차수민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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