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바지(청소년이 바꾸는 지구)회원 정지희 양. 정지희 양은 자신이 경험한 한국과 뉴질랜드의 학교생활에 대해 이야기했다.
교육의 당사자인 청소년들은 우리나라 교육에 대해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을까. 지난 10일 서울시청광장에서 열린 청소년들의 SNS모임 ‘청바지(청소년이 바꾸는 지구)’의 자유발언대에서 청소년들은 자신들의 주장을 펼치고, 대안을 제시했다.
그 자리에는 청바지 회원 중 뉴질랜드에서 유학중인 정지희 양(16세)을 만났다. 방학 중 귀국한 정지희 양은 현재 뉴질랜드 북섬 케리케리지역의 스프링뱅크학교 10학년이다. 우리나라로 보면 중학교 3학년과정인 셈. 유치원생부터 고등학생까지 다니는 사립학교라고 한다. 한국의 교육환경과 뉴질랜드의 교육환경을 모두 경험한 정지희 양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중학교 3학년 초 지희 양은 유학생활을 잘 할 수 있을지 걱정하는 부모님을 설득해서 뉴질랜드행을 선택했다고 한다. “공부를 싫어하거나 누가 시켜서 하는 편은 아니었어요. 그런데 제가 하고 싶은 게 굉장히 많은데 그것을 할 시간이 별로 없었어요.”라는 지희 양은 “우리나라에서는 관심이 있든 없든 수많은 과목을 배워야 해요. 무조건 시험성적 때문에 기계처럼 공부를 하고 시험 끝나면 다 잊어버리고. 이런 것이 시간을 허비하는 것 같았죠.”라고 했다.
뉴질랜드에서는 시험성적보다는 인성교육이 중심이었다. 우리나라의 고등학교과정인 11학년에서 13학년의 성적이 대학 가는데 반영된다. 11학년에서 배우고 싶은 5과목을 선정하고, 12학년에는 4과목, 13학년에는 관심과목 중심으로 더 구체적으로 배우고 대학을 갈 때도 자기가 하고 싶은 분야로 대부분 진학을 한다고 한다. 10학년까지는 다양한 동아리 활동, 체육활동으로 적성을 찾는 것이 주를 이룬다. 학교와 지역사회 내에 다양한 동아리가 있고 지원을 한다. 학교, 지역에 수많은 대회가 있어서 프로선수가 될 아이들 뿐 아니라 누구나 출전할 수 있다.
지희 양은 “저도 여기서 배드민턴을 배웠는데 좋아하게 되고 자신감이 생겼어요. 우리나라도 체육이 있긴 한데 형식적이고 체험이 별로 없어요.”라며 “아이들은 솔직히 무조건 뛰놀고 운동하고 해야 행복을 느껴요. 그런데 운동은 안하고 공부만 하니까 몸은 다 망가지고 운동할 수 있는 기회가 많지 않아 안타까워요.”라고 했다.
▲ 지난 7월 10일 서울시청광장에서 열린 청바지(청소년이 바꾸는 지구)플래시몹 행사. 우리나라 교육 현실을 비판하고 변화를 요구하는 청소년들.
지희 양은 유학가기 전 청바지 활동을 알았고 뉴질랜드에서도 3명의 한국학생과 함께 참여했다. 이번 서울시청광장에서 열린 플래시몹도 함께 연습했다. 지희 양은 방학 때마다 한국에 와서 청바지 운영진과 만나 우리나라 교육시스템의 문제점과 바꿀 수 있을지 토론을 많이 했다. 지희 양은 “뉴질랜드에서 학교생활을 하면서 참 행복해요. 우리나라의 청소년도 정말 행복한 교육으로 바뀌도록 적극적으로 활동하겠다.” 고 한다.
정지희 양은 앞으로 정치외교 쪽으로 공부할 예정이다. “작년에 인터내셔널 캠프에 참여해서 유럽, 아시아, 아프리카, 아메리카 등 전 세계에서 학생들과 만났어요. 대부분 남북한 통일에 관해서 물었고 그런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가슴이 아팠어요. 우리는 잠시 분단되었을 뿐인데 점점 격차가 생기고 있죠. 우리나라 통일에 기여하는 전문가가 되고 싶어요.”라고 포부를 밝혔다.
글. 사진/ 강현주 기자 heonjukk@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