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목소리를 들어주세요!” 청소년, 우리나라 교육의 변화를 요구하다

“우리 목소리를 들어주세요!” 청소년, 우리나라 교육의 변화를 요구하다

10일, 서울 시청광장서 페이스북 청소년모임 ‘청.바.지 플래시몹‘ 전개

“자유학기제를 하면 친구들과 꿈도 공유하고 도와주며 즐거울 줄 알았어요. 그런데 한정된 목록 안에서 선택해야 하고, 많은 친구가 몰리면 서로 경쟁해야 합니다. 심지어 가위 바위 보로 결정해야 해요. 제 장래를 가위 바위 보로 정해야 하나요?” 중학교 1학년 권민영 학생의 호소이다.

▲ 10일 서울시청광장에서 청바지(청소년들이 바꾸는 지구)회원들이 우리나라 학교교육의 변화를 촉구하는 플래시몹을 전개했다.


지난 10일 서울시청 광장에는 서울, 부산, 제주 등 전국 각지에서 모인 청소년들의 ‘청.바.지 플래시몹’이 펼쳐졌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하나인 페이스북에서 결성된 청소년 모임인 ‘청.바.지(
www.facebook.com/youthchangeE)’회원들이다.

'청.바.지'는 ‘청소년들이 바꾸는 지구’라는 뜻으로 초등학생부터 대학생까지 구성원이 다양하다. 청바지 회원들은 이날 우리나라 교육 현장의 문제점과 올해 전면적으로 실시된 자유학기제가 본래 취재에서 벗어난 현실을 비판하고, 청소년이 어떤 교육을 원하는지 토로하는 자유발언대를 열었다. 플래시몹은 불특정 다수인이 정해진 시간과 장소에 모여 주어진 행동을 하고 곧바로 흩어지는 것을 말한다.

▲ 청바지(청소년들이 바꾸는 지구)회원들은 10일 서울시청 광장에서 청소년의 힘으로 세상을 뒤집겠다는 결의로 물구나무서기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이날 청바지 활동을 지지하는 청소년들은 플래시몹 퍼포먼스로 물구나무서기를 선보였다. 물구나무서기는 “이제는 어른들에게 기대지 않고 우리가 세상을 뒤집겠습니다.”라는 결의를 상징적으로 보인 것이다. 지난 몇 달간 온라인에 시범영상을 올려 연습하고 지역별로 회원들끼리 만나 서로 돕고 땀 흘리며 연습한 결과물이라고 했다.

이번 플래시몹을 제안한 ‘청.바.지’의 리더인 김노훈 군(18세)는 “청소년들이 원하는 학교, 사회에 대한 의견을 한 목소리로 전달하자는 취지로 모였다. 우리나라 교육에서 느끼는 답답한 속마음을 세상에 외치고, 청소년이 나서서 해결책과 대안을 제시하겠다.”고 모임의 취지를 밝히고, “오늘 모인 청소년들은 각 지역의 리더역할을 하는 이들”이라고 소개했다.

▲ 10일 서울시청광장에서 '청바지 플래시몹'을 제안한 리더 김노훈 군.

자유발언대에서 김상훈 학생은 “1년간 대안학교에서 내 꿈을 찾아 도전하고 다시 학교로 복학했다. 학교에서는 시험을 치루면서 경쟁할 수밖에 없는 시스템이다. 400명 중 소수만 원하는 학교를 가고, 나머지는 선택조차 할 수 없고 일부는 이미 실패한 인생으로 낙인찍는 것 같아 안타깝다.”라고 했다. 김 군은 현재 학교에서 전교 1,2등을 다투지만  꿈을 찾지 못하고 힘들어하는 친구들이 보듬는 상담역을 맡고 있다.

올해 전면 실시된 자유학기제의 변질을 우려하는 목소리 높아 

특히 이날 학교현장에서 변질되어 가는 자유학기제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았다. 김노훈 군은 “올해 자유학기제 실시로 청소년이 행복할 줄 알았는데 시험만 없다뿐이지 수행평가에 매달리고, 대부분 공부로만 채워지는 모습이 정말 안타깝다. 자유로운 시간과 기회를 가질 줄 알았는데 오히려 또 다른 틀에 갇힌 것 같다. 진정한 의미의 자유학기제를 달라.”고 토로했다.

최원우 군은 “말만 자유학기제이지 그 속에서 사교육이 판을 치고 있다.”며 “지금 청소년들의 외침이 나비효과처럼 퍼져서 언젠가는 우리나라 교육정책이 바뀌기를 바란다.”고 했다.

장윤정 양은 “자유학기제는 공부보다 나에 대해서 알아볼 수 있는 시간을 주는 것이지 않나. 그런데 지금의 자유학기제는 꿈을 찾는 시간이 아니라 그냥 시험이 없는 6개월일 뿐”이라며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까지 교육을 받는 동안 나를 찾는 단 1년이 주어지지 않는다는 것은 부당하지 않나.”라며 강한 어조로 비판했다. 장 양은 “나에 대해 알고 꿈을 찾는 1년의 여유를 주었으면 한다.”고 주장했다. 

▲ 부산에서 온 청바지 회원 이재성 군의 자유발언대 모습.

부산에서 온 이재성(17세) 군은 “할머니가 끓여준 된장찌개에 감동해서 나중에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는 요리사가 되겠다는 꿈이 있었다. 그런데 막상 고등학생이 되니 정말 내 꿈이 맞는지 확신이 필요했다. 지금 대안학교에서 꿈을 찾아가고 있다. 친구와 여행하고 좋아하는 책을 읽는 것만으로 학교에서 배울 수 없는 것을 충분히 배울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날 최연소 참가자인 임진성 학생(경기 산본 수리초6)은 “내년이면 (중학교에서) 자유학기제를 할 것인데, 우리가 나서지 않으면 지금의 문제점이 계속 이어질 것이다. 꼭 바꾸고 싶다.”라며 당차게 참석이유를 밝혔다. 

“나는 대한민국 청소년이다. 대한민국 청소년 독립 만세” 독립선언 만세 삼창 이어져

▲ "나는 대한민국 청소년이다. 청소년 독립만세!"를 외치는 청바지 회원들.

서울시청 광장에 둘러앉은 청바지 회원들은 친구들의 자유발언에 “맞다 맞어, 정말 그래”라고 공감을 표하며 지지의 박수를 보냈다. 또한 발표 중간에 자신이 가진 장기로 노래와 춤을 선보이는 등 자유로운 모습을 보였다. 이들은 플래시몹을 마치며 “나는 대한민국 청소년이다. 대한민국 청소년 독립 만세! 만세! 만세!”라고 독립선언을 외쳤다. 이날 페이스북 모임 ‘청.바.지’의 플래시몹 현장은 페이스북 라이브를 통해 공개되었다.

청바지 회원들은 서울을 시작으로 전국 대도시 단위로 3,000여명의 청소년들이 릴레이 플래시몹을 진행한다. 또한 청소년들의 의견에 대한 설문 조사, 강의 등을 기획하여 활동도 전개할 계획이다. 개별적인 활동으로는 청소년의 목소리를 담아 1인 시위를 하겠다는 청소년들도 있다. 

▲ 청바지 회원들은 서울시청 플래시몹을 시작으로 전국에서 3,000여 명의 청소년이 릴레이 플래시몹을 개최할 계획이다.

글. 사진  강현주 기자  heonjukk@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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