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기르려면 돈이 많이 드는 이유?…가치관의 변화

아이 기르려면 돈이 많이 드는 이유?…가치관의 변화

박종서 부연구위원, ‘출산 및 양육의 사회ㆍ문화적 환경 분석’

우리나라 사교육비는 약 20조 원에 달한다. 부모들은 자녀교육을 위해서라면 아낌없이 지갑을 연다. 왜 그럴까? 아들과 딸의 건강과 행복을 위해서라고. 천만의 말씀이다. 투자대상으로 보기 때문이다. 이는 1990년대에 들어서 생긴 것이다. 이에 대해 박종서 보건사회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출산 및 양육의 사회ㆍ문화적 환경 분석’이란 연구보고서를 살펴보자.

먼저 전통적 가치다. 1950년대 자녀는 독립된 인격체가 아니었다. 가족에 종속된 혹은 일부라고 생각했다. 이때는 자녀를 갖는다는 것은 ‘노후의 의탁’과 ‘세대의 계승’이었다. 그러나 1980년대를 거치면서 ‘노후의 의탁’이라는 이유는 영향력이 상실된다. 가문유지라는 전통적 가치도 1990년대를 거치면서 약화된다.

이후 자녀가 독립된 인격체로서 고유의 독립적 가치를 형성하는 근대적 자녀가치가 등장한다. 자녀는 단지 가계를 계승하는 도구일 뿐만 아니라 그 자체로서 즐거움을 주는 존재로 인식됐다.

이는 1960년대부터 1980년대까지 국가주도로 '둘만 낳아 잘 기르자'로 대표되는 가족계획사업의 하나로 자녀는 수와 상관없이 정서적 만족을 주는 사랑의 대상이자 가정의 행복을 매개하는 상징적 존재가 됐기 때문이다.

이런 자녀에 대한 근대적 가치로서 정서적 만족감은 1990년대로 넘어오면서 아낌없는 교육투자 대상로 바뀐다. 국가적 차원에서는 국민의 양성이라는 의미와 질 좋은 노동력 확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었다.

1994년 한 보도에 따르면 부부가 서로에게 바라는 배우자 상은 자녀교육에 열중하는 것이었다. 부부는 서로에게 부모로서 자녀교육에 헌신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었다. 그렇지 못하면 부모로서 심한 죄책감까지 느꼈다. 이러한 인식은 자녀교육이 가구경제에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일종의 사회적 압박으로 작용하는 구조가 되게 하였다. 이는 국가경제의 부담으로 작용한다.

글. 윤한주 기자 kaebin@lyco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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